청년농부 이상봉.
복숭아과수원.


[스페셜경제=이강안 대표]많은 이들이 농촌을 떠나고 있는 가운데, 고향인 강원도 양양으로 귀농해 자신의 길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양양의 청년농부 하조대시골농원 이상봉 농원지기를 복숭아 과수원에서 만났다.


서울외곽순환도로를 달리다 새로 개통된 서울양양고속도로로 진입하여 양양인터체인지에서 7번 국도로 갈아타고 15.7km를 더 가다보면 상광정리 마을 표지석을 지나 샘재골송이마을이 나온다.


7번 국도 임천교차로를 나와 양양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양양대교를 건너 강릉방향으로 달리다보면 어성전리 도로 표지판이 나오고 여기서 하조대 반대방향으로 우회전하면 현북초등학교 앞 하조대시골농원이 있다.


하조대 톨게이트


상광정리 마을 표지석.


복숭아를 좋아했던 시골소년


하조대 해변.
하조대 해변.


하조대에서 태어나고 하조대 해변에서 뛰어놀며 자란 양양의 청년농부 하조대시골농원 이상봉 농원지기는 어릴 적부터 유독 복숭아를 좋아해 여름이면 피서객을 상대로 하조대로 양양으로 옥수수 행상을 다니신 할머니께 복숭아가 먹고 싶다고 무척이나 칭얼거렸다고 한다.


옥수수.


삶은 옥수수를 한가득 머리위에 이고 하조대의 뜨거운 백사장을 이곳저곳 누비며 옥수수를 팔러 다닌 할머니, 온몸에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연신 훔쳐내며 옥수수 행상을 다녀오시는 날에는 항상 달달한 빨간 복숭아를 사서 손주 손에 꼭 쥐어주셨다고 한다.


복숭아.


‘내가 이 더운 여름에 돈 아까워서 아이스 꼬쟁이 하나 안 사먹고 너 줄려고 복숭아 사왔다. 달다’고 말씀하시던 할머니와의 어릴 적 추억이 배어있는 양양 하조대에서 복숭아를 무척 좋아했던 시골소년이 이제는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다.


세일즈 리라~ 불러주세요


양양의 청년농부 이상봉 농원지기는 강원 양양군 현북면에서 2남중 장남으로 태어나 현북초와 현북중, 강릉제일고, 강원인력개발원 컴퓨터응용가공학과를 졸업하고 양구 21사단에서 군복무를 마친 후 음식업 분야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상봉 졸업한 현북 중학교.


전립선암을 비롯한 여러 가지 질병으로 거동이 많이 불편하신 아버님의 병환 때문에 장남으로 아버님을 모시기 위해 직장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귀농했고 현재 아버님은 다시 병원에 입원하신 상태이다.


청년농부 이상봉이 각종 교육을 받은 강원도 미래농업교육원.


귀농 후 강원도 농업기술원 미래농업대학과 농업기술센터의 각종 영농교육과정을 열심히 주경야독하며 아버님이 농사짓던 복숭아와 자두 농사는 그럭저럭 됐는데 정작 큰 난관은 판로 문제였다.


일단 급한 대로 블로그를 만들어 농산물 직거래 판매를 시작했다. 오프라인 판촉활동으로 명함도 뿌리고 무작정 포터 트럭에 복숭아와 자두를 싣고 동해안 피서지 도로변에 좌판을 설치하고 길거리 판매에도 직접 나섰다.


한여름 펄펄 끓는 길거리 좌판 세일즈의 현장에서 노점상 장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고 여러 가지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체험했다.


길거리 좌판 판매.
길거리 좌판 판매.
길거리 좌판 판매.


길거리 좌판에 오시는 손님마다 젊고 얼굴이 동안인 이상봉 농원지기를 직접 농사짓는 청년농부가 아닌 물건을 떼어다 파는 전문 노점상으로 살짝 의심을 했다.


길거리 좌판 판매.
길거리 좌판 판매.


그때마다 일일이 설명 드리기가 무척 힘들었는데 자신의 모습과 농원의 풍경이 담긴 현수막을 포터 트럭에 걸었더니 그다음부터는 청년농부로 인정해서 인지 길거리 좌판 판매에 큰 역할을 했다.


친환경 농법 살짝 고민


자두.
자두.


현재 강원 양양 하조대시골농원의 주요 작물인 복숭아와 자두, 호두는 이상봉 농원지기가 컴퓨터 응용학을 전공하고 농원이 동해안 피서지 하조대에 위치하고 있다는 두 가지 장점 때문에 블로그를 통한 직거래 50%, 길거리 트럭 좌판 50%의 비율로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청년농부 이상봉.
청년농부 이상봉.


귀농 2년차의 초보농부이자 인턴농부로 ‘복숭아와 자두 팔아서 먹고 살기’에 청년농부의 젊음과 패기로 도전하고 있지만 아직은 직장생활 수입에 훨씬 못 미치고 있어 무농약 무제초제의 친환경 농법에 살짝 고민이 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한다.


농원의 벌레를 잡아먹는 천군만마와 같은 청개구리도 있지만 수확전의 잘 익은 과일만 골라먹어 많은 수의 과일을 망치고 있는 정체모를 잡새와 벌 들이 귀농한 청년농부의 엄청난 골칫거리다.


청개구리.
청개구리.


청년농부 이상봉 농원지기는 하조대시골농원의 왕자두와 복숭아의 달달한 맛을 온갖 잡새와 벌 들이 인정해주는 것은 고맙지만 복숭아와 자두 팔아서 먹고 살기에 방해되는 이들을 농원에서 매몰차게 내쫒지 못하고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과수원안의 새집.


자두를 먹고있는 벌.


가업을 지키며 신소득작물 준비


청년농부 이상봉.
청년농부 이상봉.


양양의 청년농부 이상봉 농원지기는 아버님의 가업인 과수원 일을 해보니 혼자서하기 엔 너무 많은 노력과 시간, 초기 자본이 들어가는 반면 꼭 고소득으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담보되지 않아 현재 신소득작물로 대체 작물을 고민 중에 있다고 한다.


표고버섯과 약용작물교육, 유기농업교육, 양봉교육, 중장비 굴삭기 교육 등을 열심히 쫒아 다녀 학습하고 시설재배지로 사용할 밭 조성작업으로 하루 종일 돌과 싸우며 현실적이고도 객관적이며 실천 가능한 방향잡기에 분투하고 있다.


시설재배지 밭 조성작업.


투병중인 아버님의 뒤를 이어 고향과 가업을 지키는 동시에 기존 농촌의 관습을 깨며 자신의 길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얼마나 험난한 길인지, 또 그 길에서 희망을 찾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온몸으로 부딪히며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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