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환 전 거래소 이사장 유력설…캠프인사 올까


주택금융공사가 위치한 부산국제금융센터.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지난달 공모절차에 들어간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에 누가 선임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사는 지난달 3일 이사회를 갖고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차기 사장 선임절차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지난 5일 최종 후보군을 확정, 금융위원회에 통보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들 중 1명을 임명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을 통해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이 선임된다.


이들 후보 중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인사는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다. 현 정부와 궤(軌)를 함께하는 참여정부 시절 거래소 이사장을 맡았다가 정권이 바뀌면서 낙마했고,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이러한 이력으로 일각에서는 이 전 이사장을 낙하산 인사로 규명하고 있어 향후 사장 선임시 또 다른 논란으로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부는 낙하산 바람을 살펴봤다.


지난달 3일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이사회를 열고 비상임이사 3명과 이사회가 추천한 민간위원 2명 등 총 5명의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사장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사추위가 사장 후보자를 선임해 금융위에 통보하면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이들 후보 중 1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을 통해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이 선임된다.


최종 후보 4명, 금융위 통보


사추위는 지난 5일 사장 후보군 4명을 확정해 금융위원회에 통보했다.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후보는 단연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다. 세부적인 명단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이 이사장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공사 내외부에서도 이 전 이사장이 차기 사장을 자리할 것이라는 하마평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 전 이사장은 행정고시 17회로 재정경제부를 거쳐 노무현 정부 당시 국무조정실에서 근무한 관료출신이다.


이 전 이사장은 지난 2008년 3월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하지만 임기를 절반 가까이 채운 이듬해 10월 돌연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이 이사장의 낙마가 정권으로부터 지속적인 퇴진 압박에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금감원 검사와 검찰 수사를 받았으며 한국거래소가 공공기관에 지정되기도 했다.


이 전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인 시절 캠프에서 활동했으며 부산시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내는 등 대통령 당선에 힘을 보탰다.


일각에서는 현 정부와 친분이 있고 캠프와 참여정부 시절 인사가 중용되는 기류에 맞춰 이 전 이사장의 주택금융공사 사장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문제는 낙하산 논란이다. 문재인 후보자 시절 캠프에서 경제정책의 자문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고, 이 전 이사장의 연고가 부산인 점, 부산출신 금융인들이 인사 요직을 차지하는 기류에도 편승하고 있다.


후보 4인 금융위원회 통보…‘하마평’ 중심에선 이정환 전 이사장


역대 수장 대부분 관피아 ‘논란’…일각 “내년 지방선거 출마 우려”


다른 한편에서는 관료 출신이라는 이라는 점으로 인해 ‘낙하산’의 주홍글씨는 억울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 전 이사장이 과거 한국거래소 이사장 재임 시절 정부 정책에 대해 쓴 소리도 제기하면서 비판을 하기도 했다.


지방선거 변수될까(?)


일각에서는 내년에 치러지는 지방선거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정환 전 이사장이 부산에서 두 차례 선거에 출마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낙선한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전 이사장이 주택금융공사 사장이 불발될 경우 정치권에 다시 한 번 도전할 가능성은 그만큼 높은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주택금융공사 사장에 취임한 후 정치권을 향한 갈망이 표출되거나, 정치권의 요구에 이 전 이사장이 수용할 땐 문제는 복잡해진다.


주택금융공사 사장이라는 자리가 지방선거 승리의 지렛대로 작용할 우려까지 있다는 것이다.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지난 2014년 정창수 사장은 지방선거에서 강원도지사에 출마하겠다고 인천공항공사 사장에 취임한지 9개월 만에 사임하기도 했으며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 역시 강원도지사 선거를 위해 강원랜드 사장을 내려놓았다.


박완수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인천국제공항 사장 시절 총선 출마를 위해 사장직에서 물러나는 등 공사 수장들이 정치권 진출을 위해 공사를 떠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역대 정권 ‘관피아’ 수장


지난 2004년 출범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역대 사장은 관피아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주택은행 출신의 초대 정홍식 사장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관피아 낙하산 논란을 빗겨가지 못했다.


초대 정홍식 사장 이후 재정경제부 정책홍보관리실장 출신인 유재한 사장,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출신의 임주재 사장, 재정경제부 출신의 김경호 사장, 건설교통부 주거복지본부장 출신의 서종대 사장 모두 낙하산 관피아 논란이 제기됐다. 또한 현재 김재천 사장 역시 한국은행 부총재 출신으로 관피아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또한 역대 부원장 역시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 출신들이 독식하면서 낙하산 논란을 피하지는 못했다.


업계에서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이정환 전 이사장이 주택금융공사 수장에 자리할 경우 낙하산 논란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주택금융공사의 사장과 부사장 등은 관피아,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며 “최근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이 전 이사장 역시 이러한 낙하산 논란이 제기될 경우 주금공의 낙하산 이미지는 더욱 공고해 질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8월 BNK금융지주 회장 공모에도 지원한 이 전 이사장은 반대한 부산은행 노조와 설전을 벌이는 등 극심한 반대를 빚은 바 있어 가시밭길이 예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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