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원 감사 결과 공영방송사 KBS가 방만하게 경영을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장기간 파업이 지속 중인 공영방송사 KBS에서 상위직급 인력이 전 직원의 60%를 넘어서는 등 비상사태에 따른 긴축재정 상황에도 되레 고액 연봉의 상위직을 늘려온 정황이 드러났다.


국민 수신료 부담으로 운영되는 KBS의 ‘방만경영’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가분수형’ 인력구조…상위직급 전체의 60%↑


1일 감사원은 이런 내용이 포함된 KBS에 대한 기관운영 감사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지난 6월 26일부터 7월 21일까지 KBS에 대한 감사를 시행한 바 있다.


감사원 감사 결과 KBS는 광고비 등 수익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되레 2직급 이상 상위직급을 2013년 57.6%에서 2017년 60.1%로 비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KBS는 자체적으로 관리직급과 1·2직급을 팀장 이상의 자격을 부여, 상위직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위직은 그 아래 3~7급이 포함된다.


경영수지가 악화된 기관에선 효율적 인력관리를 위해 통상적으로 상위직급 정원을 감축하고 있음에도 KBS는 되레 이를 늘려온 것이다.


감사원은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상위직급 감축을 앞서 요구했으나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처럼 늘어난 상위직 인력 가운데 무려 73.9%가 고액 연봉을 수령하면서도 특별한 보직 없이 평직원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해왔다는 점이다.


이들 상위직 무보직자 중 일부는 체육관 관리나 복리후생 상담, 체육대회 업무, 전세금 대출 등의 일반 업무를 수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 기준 2직급(갑)과 2직급(을)의 평균 연봉은 각각 1억2200만 원과 1억700만 원에 달했다.


지난해 KBS는 전체 지출 비율의 35.8%에 해당하는 총 5천317억 원을 인건비로 지급한 가운데, 이는 지상파 3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어려운 방송사 사정에도 성과급 잔치…외주사 ‘갑질’까지


KBS의 방만 경영은 여전해 4년 간 직원 가족 건강검진과 휴가보상수당으로 각각 178억 원, 81억 원을 지출했으며, 올해 초엔 광고시장 위축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과 인센티브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78억 원을 나눠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KBS는 외주 제작사를 상대로 한 이른바 ‘갑질’ 행태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감사원 측은 지난 2014년부터 올해 7월까지 부과 받은 과태료 중 책임을 분담해야 하는 프로그램 과태료 5320만원(7건) 전액을 외주 제작사에 청구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현행법에 따라 KBS는 외주사가 제작한 프로그램이라 해도 방송법 위반 등으로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을 경우 과실 비율을 따져 공동 분담해야 한다.


또 KBS에선 일부 예능과 드라마 프로그램의 출연료를 무려 2년이 지난 뒤 지급한 사실도 있었다.


이외에도 지난 3년 간 KBS 아나운서 43명은 승인 없는 외부 행사로 사례금 8억 7천여만 원을 거둬들였으며, 경쟁을 통한 사업자 선정 의무가 있는 주차장과 카페 등 총 11개 시설을 노사 합의로 노조에 임대하는 등 부적절한 행태에도 감사원 지적이 잇따랐다.


감사원은 이 같은 감사 결과에 대해 고대영 KBS 사장에게 주의를 요구했다.

[사진=KBS 홍보영상 갈무리]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