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시사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의 외주사를 상대로 한 이른바 '갑질' 의혹이 불거졌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MBC 시사 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의 본사 담당자가 외주 제작사 직원들을 상대로 성희롱·폭언 등 이른바 ‘갑질’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녹취록 속 본사 담당자, 막말·성희롱 등 ‘갑질’ 행태


한국독립PD협회와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는 지난 19일 서울 양천구 목동 소재 방송회관 3층 기자회견장에서 “방송 불공정 사례 종합선물세트 MBC ’리얼스토리 눈‘을 고발한다”며 이 같은 의혹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은 지난 2014년 3월부터 ‘리얼스토리 눈’의 시사실에서 녹취된 내용이라고 한국독립PD협회는 밝혔다.


이를 통해 MBC PD들의 폭언 등과 독립PD들이 이 기간 겪은 부당 사례가 공개된 것이다.


이 녹취록엔 “그냥 해도 제작비 쫙쫙 잘 꼽히지? 해오는 대로 적당히 내버려두고 월급받아 처먹고 사니까 좋냐”, “아 X새끼 저거 정말, 이런 촌놈들을 데려다놓고 말이야 이 XX놈들”, “네 대가리 나쁘다고 내가 고민해야 되는 이유가 어디 있냐”라는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가득 차 있다.


이어 “강남 아줌마들은 내 관점에 환장을 해, XX 지들도 모르는 걸 넣어가지고”, “사람을 홀리기는커녕 시사하는 데 뭐야 저게? 침이 질질 흐르면서 이 XX 같은 것들이”, “네가 값어치를 설명해 XX, 빼라는데 XX놈” 등의 막말도 담겼다.


게다가 “섹스하다가 여자가 막 헐레벌떡 침 흘리면서 흥분해, 근데 깨는 소리 하는 거야 저게, 그럼 그게 사정이 되냐? 왜 느낌을 못 살려 느낌을”, “무식한 새끼들의 자위행위라 하지 마스터베이션 들고 흔드는 거 너 혼자 해” 등 여성을 상대로 하는 성희롱성 발언도 포함됐다.


외주사 측은 ‘리얼스토리 눈’의 시사의 경우 본사PD와 독립PD, 작가들이 방송 3일 전부터 일일 3~5시간가량 이뤄진다고 밝혔다. 녹취록 속 상황은 대부분 이 과정에서 불거졌으며, ‘시사’란 본 방송에 앞서 방송사 담당자가 미리 방송내용을 확인하는 작업을 말한다.


“모든 권리는 방송사에, 모든 책임은 제작자에”(?)


앞서 한국독립PD협회는 지난달 말 배우 송선미 씨의 남편 장례식장에서 ‘리얼스토리 눈’ 정규직 PD가 외주사에 ‘과잉취재’를 지시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MBC 책임프로듀서가 독립PD에게 ‘몰래카메라’ 취재까지 종용하며 압박했음에도 이 과정 중 벌어질 위험을 방관하는 등 책임 회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이에 MBC는 지난 1일 외주사와 원만한 관계를 통해 정상적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며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경수 방불특위(방송사 불공정 행위 청산과 특별대책위원회) 미디어연대분과장은 “‘리얼스토리 눈’이 독립PD들에게 부당한 요구, 선정성 강요, 서바이벌 시스템 채택, 인격 모독을 했으며, 모든 권리는 방송사에 있고 책임은 제작자가 지게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결국 이들은 ‘리얼스토리 눈’ 사건의 근본적 원인이 방송사란 우월한 지위를 무기로 한 외주사에 대한 불공정 관행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 분과장은 “이런 불공정한 갑·을 관계를 바꾸지 않으면 제2의, 제3의 ‘리얼스토리 눈’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리얼스토리 눈’의 총 716회 방송 가운데 75건의 다시보기가 삭제된 상태다.


특히 방송 아이템으로 개인 간 치정이나 사건사고 등 선정적 내용이 주로 뽑히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되거나 방통심의위원회에서 다뤄진 사례도 그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MBC '리얼스토리 눈'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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