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지적에도 “잘못 없다”…‘마지막 버티기?’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그동안 논란이 됐던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의 취업 특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절차를 위반해 채용을 지시하고, 근로조건을 조속하게 처리하도록 부당하게 개입한 김정래 사장에게 징계처분을 권고했다.


하지만 한국석유공사의 김정래 사장은 반성보다는 부정 취업 특혜 사실이 없다며 감사원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면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여기에 주무부처인 산업부의 사퇴 압박과 노조의 퇴진 촉구에도 불구하고 모르쇠로 일관, 자신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감사원의 취업특혜 지적과 산업부와 노조 등 전방위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한국석유공사의 ‘김정래 사장’을 짚어봤다.


지난 5일 감사원은 한국석유공사 김정래 사장의 채용비리 논란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2월 취임한 김정래 사장이 취임 직후 자신의 전 직장과 학교 후배 2명의 채용을 지시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감사원, ‘부당 채용’ 인정


감사원은 “김정래 사장은 지난해 2~3월경 자신의 전 직장 후배인 A와 대학후배 B의 이력서를 담담처장에게 직접 전달하며 1급 계약직으로 채용하도록 지시했고, 담당 처장은 채용공고나 면접 등 정상적인 절차 없이 2명을 비공개 채용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감사원은 “김 사장에 대한 인사조치가 필요하다”며 주무부처에 비위사실을 통보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감사원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사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감사원의 지적은 절차상으로 위반이 있었다는 정당한 지적일 것”이라며 “그러나 나는 나의 전문계약직 채용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공사의 구조조정과 정상화를 위해 꼭 필요했고, 공사에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라며 “공사의 규정을 어기면서 채용을 하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두 사람의 채용과 관련해서는 정부, 노조 위원장, 감사에도 이력서를 보여주며 상의한 바 있다”며 “특히 노조위원장은 두 명 외에는 더는 채용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도 했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또 “다시 같은 상황에서 결정한다면 같은 결정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풍전등화’ 앞에선 김정래 사장


김 사장의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감사원이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김 사장의 해임설이 제기되고 있다.


주무부처인 산업부 역시 한국석유공사 김정래 사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면서 김 사장의 결단만이 남은 상황으로 변했다. 감사원의 요청에 따라 규정과 절차대로 관련 조처를 검토하겠다는 것이 산업부의 판단이다.


산업부 ‘해임’ 압박에도 ‘못 나가’…취업 특혜 의혹에 ‘당당’


노조 “막말에 탄압까지” 논란…“같은 상황 온다면 같은 결정”


산업부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소속 기관장이 직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 때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거쳐 대통령 등 임명권자에게 해임을 건의할 수 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자신에게 제기되는 사퇴설에 대해 또 다시 반박했다.


김 사장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장 교체 여부는 전적으로 인사권을 가진 정부의 고유권한”이라며 “그러한 당연한 권한을 행사하면 될 일을 왜 사장을 파렴치한 사람으로 만들어 내쫒으려 하느냐 하는 것이 나의 문제의식”이라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이제라도 교체가 필요하면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 후 정부의 필요로 사임을 요청했다고 정부가 발표하면 될 일”이라며 “(하지만) 마치 석유공사 사장이 큰 비리를 저지른 파렴치한 같이 만들어 놓고 사임을 요구하면, 나의 생각에 반하여 절차에 따라 해임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 퇴진 요구하는 노조


한국석유공사 노조가 채용비리와 노조탄압 등의 이유로 김정래 사장에 대한 퇴진을 촉구했다.


한국석유공사 노조는 지난 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근혜 정권의 대표적 낙하산 인사인 김 사장의 경영농단이 멈추지 않고 있고, 사실상 경영이 마비돼 버렸다"며 "김 사장의 측근 채용비리를 감사해 달라는 국민감사청구 내용이 대부분 사실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노조는 “석유공사 직원 750여명의 서명으로 김 사장의 측근채용 비리를 감사해 달라는 국민감사청구 내용이 대부분 사실로 밝혀졌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사장은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조차 부정하며 본인은 잘못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며 “이는 공공기관장으로서 왜 잘못이 없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김 사장의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직원들에 대한 막말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노조 등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직원들에게 “태화강에 가서 빠져 죽어라”, “멍멍이 소리한다”, “머리가 주인을 잘못 만나 고생이다”등 직원에 대한 인식모독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출 줄고 사장 연봉은 늘고


노조는 김 사장의 사퇴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김 사장의 태도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김정래 사장과 노조의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2월 취임 이후 줄곧 노조와의 갈등을 빚어 왔다. 지난해 성과연봉제 도입 문제 등으로 노조와 갈등을 빚었고 채용 비리로 노사 갈등이 극에 달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매출은 2조4303억원으로 전년 3조4331억원 대비 29.2%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408억원으로 적자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같은 기간 직원들의 평균연봉은 7500만원에서 7200만원으로 4.3% 감소했지만 석유공사 사장의 연봉은 1억1400만원에서 1억1700만원으로 2.6% 상승했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