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0시를 기해 KBS와 MBC가 동시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노조 측은 고대영(사진: 우) KBS 사장과 김장겸(사진: 좌) MBC 사장 등 현 경영진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MBC와 KBS가 앞서 예고된 대로 4일 0시를 기해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처럼 두 공영방송이 동시에 파업에 나선 건 지난 2012년 이후 5년 만의 일이다.


이번 파업을 주도한 양 방송사 노조 측은 현 경영진의 사퇴 등 ‘공영방송의 정상화’란 명분을 내걸고 있다. 앞서 경영진 측은 이들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짓고 업무복귀를 요청했지만 예정대로 이날 파업은 강행됐다.


4일 오후, 양대 공영방송사 파업 출정식 예고 “3800명 규모”


4일 전국언론노동조합에 따르면 MBC·KBS본부는 이날 오후 2시와 3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광장, 여의도 KBS 사옥 앞에서 각각 파업 출정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파업 규모는 KBS는 1800명 수준, MBC의 경우 2000여 명으로 총 38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론노조 측은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이번 투쟁의 목표는 1차적으로 공영방송 KBS·MBC의 정상화이며,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 언론의 총체적 개혁”이라며 “언론노조는 1만 2600명 조합원들의 힘을 모아 1700만 촛불시민의 언론 개혁 명령을 완수할 때까지 물러서지 않는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대 공영방송사 프로그램들의 ‘줄줄이 결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KBS의 경우 전국 1200명의 기자·PD들의 제작거부로 방송제작에 차질을 빚으면서 전날 노조 측은 이날부터 KBS <뉴스9> 방송이 현행 1시간에서 40분으로 축소 진행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보도본부와 교양 PD들의 대거 보직사퇴로 시사물 방송의 정상 운영이 어려워 보인다.


MBC 역시 <뉴스데스크> 방송 시간이 쪼그라드는 한편, 특히 주요 예능 프로그램 촬영이 미뤄지며 결방이 예고된 상태다.


이날 오후 11시 방송 예정이던 ‘오빠 생각’이 가장 먼저 결방된다. 녹화분이 남은 ‘라디오스타’는 6일엔 정상적으로 방송되지만 파행이 장기화할 경우 결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7일엔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스페셜’편으로 대체되며, 8일에는 ‘발칙한 동거 빈방 있음’과 ‘나 혼자 산다’의 스페셜 방송 대체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외에도 ‘무한도전’, ‘복면가왕’ 등 주말 예능프로그램은 모두 재방송으로 편성될 방침이다.


김장겸 MBC 사장 ‘기습 출근’…파업 불참 직원 격려


한편, 앞서 KBS 경영진은 ‘파업 복귀 호소문’에서 “파업에 참여 중인 직원들은 즉각 업무에 복귀할 것”이라며 “(우리는) 재난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책무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날 KBS 측은 ‘북한 수소폭탄 실험 발표로 인한 한반도 위기 상황 고조’를 명분으로 파업 중인 직원들의 업무 복귀를 재차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 법원으로부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부당노동행위)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장겸 MBC 사장은 이날 오전 돌발 출근했다.


MBC홍보국에 따르면 김 사장은 이날 오전 6시 출근해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을 격려하는 한편, TV 주조정실과 라디오 주조정실, 보도국 뉴스센터 등 핵심 방송시설 운용을 점검했다.


경영진의 수차례 업무복귀 지시에도 결국 KBS·MBC 총파업 사태가 시작된 가운데,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날 “이번 총파업 돌입으로 국민 여러분의 방송에 불편을 끼쳐드리게 돼 송구하다”며 “반드시 언론 정상화를 위한 싸움에서 승리해 ‘국민의 언론’, ‘언론다운 언론’을 국민의 품에 안겨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처럼 경영진과 노조의 주장이 크게 엇갈리면서 맞이한 이번 총파업에 당분간 양대 공영방송사 파행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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