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공영방송의 정상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MBC는 현재 총파업에 돌입하기 위한 사전 투표 작업이 진행 중이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MBC로부터 촉발된 ‘공영방송의 정상화’ 바람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KBS와 MBC 등 양대 공영방송의 ‘9월 파행’이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EBS와 YTN에서도 사내개혁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양대 공영방송, ‘9월 파행’ 현실화 “김장겸·고대영 물러나라”


28일 방송계에 따르면 현재 총파업을 위한 투표가 진행 중인 MBC에선 제작거부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PD 등 일부 MBC 구성원들은 제작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등의 이유로 현재 고영주 이사장과 김장겸 사장 등 경영진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소속 라디오국 PD 40명이 이날 오전 5시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하면서 MBC FM4U 등 일부 프로그램이 결방됐다. 이들은 세월호 관련 방송에서 부당한 검열을 사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이어 편성국 PD들 역시 제작거부 행렬에 동참하면서 MBC 내 제작중단 참여 인원은 4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KBS 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은 이날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 등의 사퇴를 촉구하며 무기한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특히 서울 지역 기자 277명은 이날 오전 0시를 기해 모든 업무를 중단했다.


서울 지역 이외 기자들 역시 29일부터 제작중단에 동참할 계획인 가운데, 일정 등의 사유로 오는 30일부터 합류하는 기자들을 포함할 경우 470여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제작거부로 일부 라디오 뉴스가 결방됐으며, TV 뉴스 중에선 KBS 2TV ‘경제타임’ 결방이 확정됐다. KBS 1TV ‘취재파일K’과 ‘시사기획 창’의 경우 사전에 제작한 방송분량이 완료된 이후 결방될 전망이다.


EBS·YTN 전임 사장 사퇴…YTN, 해직기자 문제 해결


이들 양대 공영방송의 구성원들은 현재 ‘공정보도’와 ‘제작자율성 보장’을 요구하고 있으며 특히 이를 가로막고 있는 인사로 MBC 김장겸 사장과 KBS 고대영 사장을 지목하고 있다.


지난 박근혜 정권 하에서 임명된 두 인물을 두고 구성원들은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있으며 정권에 휘둘린 보도에 이들 인사가 크게 기여, 결국 공영방송을 해쳤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결방을 동반한 공영방송 파행에도 여론은 우호적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공영방송의 몰락과정을 그린 다큐영화 <공범자들>이 15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최근 서울 청계광장에선 시민 3500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공영방송 파업을 응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공기업이 대주주로 버틴 EBS와 YTN 등의 방송사에서도 ‘언론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국정농단 의혹’에 휘말린 우종범 EBS 사장이 지난 4일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25일 마감된 EBS 사장 공모에서 총 21명에 달하는 지원자가 응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 전 사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면서 결국 잔여 임기를 채우는 자리란 성격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응모 결과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날 언론노조 EBS지부는 성명을 내고 “방송에 대한 전문성과 개혁성을 담보한 사장 임명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YTN에서도 지난 5월 조준희 사장이 사퇴했으며, 그간 논란이 끊이질 않던 노종면·조승호·현덕수 기자의 해직 문제가 해결되면서 지난 5일 복직이 결정, 28일 출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3명의 기자는 지난 이명박 정권 ‘낙하산 인사’ 의혹이 불거진 구본홍 사장 임명 반대 투쟁을 하다가 해직된 바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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