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일가 곳간에 ‘차곡차곡’…부의 편법승계 논란

대양그룹 홈페이지 캡쳐.

[스페셜경제=유민주 기자]지난 9일 제 19대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됨에 따라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다.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에 조국 교수가 발탁됐고,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에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내정됐다.


이에 재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이른바 ‘재벌 저격수’로 불리기 때문.


실제로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재계는 재벌개혁을 예고하고 강조해왔던 문재인 대통령 방침에 김 위원장이 내정됨에 따라 일감몰아주기, 부의 편법 승계 등이 낱낱이 파헤쳐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경제개혁연대에서 부의 편법 승계를 위해 내부거래를 자행되는 것에 대한 강한 비판 의식을 갖고 있었던 사람이 바로 김 위원장이다.


이런 가운데 공정위의 ‘중앙수사부’이자 ‘재벌 저승사자’로 불리는 조사국의 부활이 예고되고 있다. 공정위 조사국은 1996년말 김대중 정부 시절 신설 돼, 30~40명의 베테랑 조사관들이 배치되고 주로 대기업의 부당 내부거래 조사와 정보 수집을 전담했던 조직이다.


대기업들의 경제력 편중을 감시했으나, 기업들의 극심한 반발에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12월 해체된바 있다.


사실상 조사국 부활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부당내부거래,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그동안 논란이 돼 온 대기업 불공정 행위들과 중견기업들의 부의 편법승계 부분들도 들려다 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월부터 대기업 집단군을 자산 기준 5조에서 10조원대 상향조정하면서 일부 중견그룹과 중견기업의 내부거래 규제가 약화되면서 이들 기업들의 오너일가의 비상장사를 통한 일감몰아주기가 늘어나고 있고 이를 통한 부의 편법승계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스페셜경제에서는 중견기업 일감몰아주기 기획을 시리즈를 통해 중견그룹 및 중견기업들의 내부거래와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집중 조명코자 한다.


최근 4년간 내부거래 매출 1700억원대 유지


시민사회, 공정위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주장


대양그룹은 산업용지 골판지원지 생산전문업체다. 지난 1970년 故(고)권혁용 회장 설립자에 의해 ‘대양제지공업(그룹 모기업)’ 주식회사가 세워진 이래 산업용지 업계의 선도주자로 불린다. 현재 권혁홍 회장은 권혁용 회장의 동생이다.


아우는 형님의 골판지 사업을 도왔고 이들은 1982년 골판지 제조기업 신대양제지를 설립했다. 이후 1995년에 한국증권거래소 주식상장을 알렸고 계열사를 늘려왔다.


현재는 골판지 원지 제조·판매 2개사(대양제지공업, 신대양제지)와 판지 제조·판매 4개사(대영포장, 광신판지, 신대한판지, 대양판지), 부동산임대업 영위 이천개발 등을 거느리면서 국내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한 포장 전문 그룹으로 성장했다.


이중 대양제지공업은 코스닥 시장 상장사이며, 신대양제지와 대영포장은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됐다. 나머지는 비상장사이다.


특히 현재 권혁용 회장이 별세한 이후 권혁홍 회장이 그룹의 수장으로 사업을 이끌어 나가고 있으며, 권혁홍 회장의 큰아들인 권택환 대표이사, 권혁홍 회장 아들 권영 대표이사가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이어 친족인 권우정 씨와 권지혜 씨가 각각 사내이사로서 기획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친족으로 분류되는 이경자 이사도 회사에서 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가족회사


이런 가운데 최근 대양그룹의 지주사 신대양제지(권혁홍 회장)가 업계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그 배경은 이렇다. 대양그룹의 주력사인 신대양제지는 골판지 원지 제조·판매업을 영위하면서, 제지업계에서 시장점유율(2016년 기준) 10.9%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다.


하지만 이른바 계열사들끼리 거래를 주고받는 ‘일감몰아주기(내부거래)’ 비중이 70%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에 재계 일각에서는 “대양그룹 지주사격인 신대양제지가 내부거래로 몸집을 키우면서 얻은 이익을 오너일가로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그룹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대양그룹은 총 6개의 계열사로 이루어져있는데, 광신판지, 대양제지공업, 이천개발, 대영포장, 신대한판지, 대양판지 등 계열사를 지주자격인 신대양제지가 지배하고 있으며, 신대양제지는 최대주주 권혁홍 이사 외 특수관계인이 지분율이 50%이상 차지하고 있다.


2500억대 매출→ 내부거래 통해 1700억 올려


신대양제지는 지난해 2,525억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특수관계자 간의 주요거래, 즉 계열사를 통해 올린 매출이 1,700억원에 달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신대양제지는 지난해 광신판지, 신대한판지 등을 통해 410억여원의 매출을 올렸고 대양제지공업, 대영포장, 대양통운 등의 거래를 통해 1,290억여원의 매출액을 끌어냈다.


특히 신대양제지는 대영포장 내부거래를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 신대양제지는 대영포장과의 거래에서 870억 원대의 매출을 올렸지만, 2016년에는 910억원대로 늘어났다.


또한 지난 2015년에는 특수관계사인 ‘신대한인쇄’와의 거래가 없었지만, 지난해에는 2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신대양제지의 내부거래 비중은 7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매출이 대부분이 주요 계열사에서 나왔다는 것을 입증한다.


오너일가 곳간 채우기 <왜>


특히 신대양제지는 내부거래로 끌어올린 매출액이 최근 4년간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부터 평균 1700억원대로 집계됐다.


신대양제지는 계열사 내부거래로 전체 매출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재무구조도 탄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익잉여금은 최근 3년간 2000억 원대를 이어가고 있으며, 기타수익도 같은 기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신대양제지는 2015년부터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문재인 정부가 들어 선 가운데 중견기업들의 부의 편법 승계는 주요 화두로 떠오를 전망인 가운데 소위 3000억대 매출 정도 올리는 기업들의 내부거래와 비상장사를 통한 부의 편법승계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제지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권 이사외 특수관계인들이 지주사로 분류되는 신대양제지의 지분을 50%이상 차지하면서 그룹을 거느리고 있는데, 이와 같은 내부거래는 오너일가 배불리기 밖에 안 된다”며 “새로운 김상조 공정위 위원장 출범에 따른 국민 조세 감정을 비취어 볼 때, 경제정의 및 경제 민주화 측면에서 이런 문제들은 개선되어 야 할 문제”라고 비판했다.



▲ 금감원 전자공시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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