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당선 날 0.13% 급등…6개월 내 최고치

▲ 7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서 중도 신당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개표결과 65.78%를 득표해 승리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김경진 기자]7일(현지시간) 프랑스 중도신당의 아마뉘엘 마크롱이 역대 최연소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유럽 시장과 세계 시장이 반가워하는 모양새다.


마크롱 최연소 프랑스 대통령 당선…치솟는 유로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뉴스 등 세계 외신과 복수통신사에 따르면 프랑스 대선 출구조사 결과 친유럽연합 노선을 내건 마크롱이 65.78%를 득표,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6개월 내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데이터에 따르면 달러/유로는 전장 1.0995달러에서 7일 저녁 1유로당 1.1010달러에 거래됐다. 하루만에 0.13%나 급등한 것. CNBC는 유로화가 지난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가장 높은 가치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파운드화 대비 유로화는 소폭 상승한 0.8485 파운드로 거래됐다.


친EU 성향의 마크롱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지난해 6월 영국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결정된 이후 네덜란드와 프랑스 등으로 전파된 EU 탈퇴 바람은 일단 꺼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라보은행(Rabobank)의 제인 폴리 선임 외환 전략가는 “포퓰리즘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현재로써는 뒤로 밀려난 상태다. 앞으로 6~9개월 동안은 정치 상황에 신경 쓰지 않고 경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된 셈”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말까지 달러/유로가 1유로당 1.1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말 유로/달러 가치는 1유로당 1.035달러까지 하락한 바 있다. 당시 많은 이들이 2017년 말까지 달러와 유로가 등가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었다. 하지만 최근 마크롱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경제 지표가 개선과 함께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 프랑스 1차 대선 투표에서 마크롱이 르펜 후보를 앞선 것으로 보도되자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하루 만에 1.2% 상승한 바 있다.


투자은행, 유로화 전망치 상향 조정…ECB는?


유로화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투자은행들도 유로화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지난 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도이체방크는 올해 말 유로화 전망치를 기존 1.05달러와 0.97달러에서 각각 1.08달러, 1.02달러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WSJ은 프랑스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유럽중앙은행(ECB)도 대규모 부양책을 점진적으로 축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보도했다.


▲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4월2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열린 ECB 통화정책회의 이후 기자들을 만나 “ECB의 목표인 2%에 육박하는 물가상승률을 달성하려면 유로존은 여전히 많은 양적완화가 필요하다”라고 전망한 바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4월2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열린 ECB 통화정책회의 이후 기자들을 만나 “지표들이 유로존의 경제회복세가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도 “경제의 하방 위험이 세계적 요인 때문에 여전하다. 앞으로 ECB의 목표인 2%에 육박하는 물가상승률을 달성하려면 유로존은 여전히 많은 양적완화가 필요하다”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마크롱의 당선으로 인한 EU 경제의 불확실성 해소로 ECB가 오는 6월 회의에서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정책 혹은 신호를 내비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CB가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할 경우 유로화 강세를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ECB는 국채 및 회사채를 매달 600억 유로씩 사들이고 있다.


러셀 인베스트먼트의 알랭 자이투니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만일 유로존이 강한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할 경우 ECB의 양적 완화(QE) 정책이 가파르게 변할 수 있다”며 “이는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다. 이 경우 채권과 외환시장은 큰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애널리스트들 대부분은 낙관적으로 EU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올 1월 EU의 ‘근원인플레이션 율’은 지난 4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업계 분석 및 외신 보도에 따르면 향후 EU 경제는 더욱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낙관적인 EU 경제 전망에 따라 눈을 돌렸던 투자자들도 유럽시장을 재조명하고 있다. 시장분석 기관인 EPFR 글로벌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유럽 주식펀드에는 76억 600만 달러의 투자금이 유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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