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기상 담겨져 있는…평양검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스페셜경제=유민주 기자]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 전통문화예술이 점점 빛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이를 멀리 하지 않고 정성과 열정을 다해 전통예술을 지키는 이들이 있어 소중한 우리 문화는 계속해서 계승되고 있다.


특히 최근 평양검무 예능 보유자로 인정된 임영순 교수의 열정이 예술계에서 빛나고 있다.


임 교수는 지난 3월 이북5도 문화재위원들의 인정을 받으면서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1호 평양검무 예능보유자로 인정받았다.


이어 4월 15일 평안남도 도지사로부터 보유자 인정서를 수여받으면서 인간문화재가 됐는데, 당시 이례적으로 이북5도 위원들의 만장일치를 받아 화제를 불러모은 바 있다.


또한 임 교수는 배우이면서 경성대 교수로 재직 중인 이인혜 씨의 어머니로 알려져 이미 유명한데, 최근 예술계에서는 자녀를 훌륭하게 키우면서, 쉽게 오르지 못하는 인간문화재로 인정받은 점에 대해 그의 도전정신과 열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임 교수 모녀를 만나 인간문화재가 된 임 교수의 삶과 그의 목표를 들어봤다.


임 교수, 실력·인성 모두 갖춰
이인혜, ‘완벽한 아내이자 엄마’


현재 임 교수는 한세대학교 평생교육원 한국무용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수많은 이수자들을 가르치고 있다.


13일 오후 취재진과 만난 임 교수는 매일 같이 연습과 수업을 병행하고 있는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대단한 에너지를 발산했다.


특히 임 교수 모녀가 처음 언급한 말은 ‘완벽주의자’였다. 임 교수는 “학창시절 무용을 전공했지만, 결혼 후 자녀의 올바른 성장과 남편의 내조를 위해 나의 인생을 잠시 접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대학 진학 후 무용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임 교수는 “당시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지 않는 취미 생활을 찾고 있었는데, 어느 날 ‘숨어있는 춤을 찾아서’라는 책을 봤다. 글 속에서 널리 알려지지 않은 무용을 하고 어렵게 살고 있는 이봉애 선생님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봉애 선생님을 찾아갔고 그 분의 열악한 생활환경을 보고 춤을 배우는 것보다 앞서 선생님의 생활을 지원했다. 그러면서 춤을 배우게 됐다”고 했다.


‘절도 있는 동작’, 매력포인트


이어 임 교수는 ‘평양검무’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고구려의 기상을 물려받았으며, 원시시대부터 생겨난 춤이다. 검무는 각 지방마다 다른데 평양의 기생들이 궁중에서 각종 연회에서 추다가 각 지방으로 흩어져 그 지역에서 변형되고 토착화 됐다. 현재는 각 지방마다 있지만 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평양검무 ▲경기검무 ▲진주검무 ▲통영검무 등 4가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자들을 위해 대중적인 드라마를 언급하며 “지난 2006년 방영된 드라마 황진이에서 나온 칼춤을 떠올리면 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평양검무에 입문한지는 15년이 됐으며, 전수자, 이수자, 전수교육조교를 거쳐 올해 4월에 예능보유자(인간문화재)로 인정되었다. 평양검무는 두 명이서 마주보고 추는 쌍대 춤인데, 이봉애 선생님께서 명예보유자가 되시면서 보유자가 필요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1대 보유자인 이봉애씨는 연로하셔서 몸이 불편한 관계로 명예보유자로 지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의 계획


임 교수는 자신이 세운 계획과 앞으로의 희망을 언급했다. 그는 “춤을 전수 받는 기간과 보유자가 된 이후에 검무에 대해 사람들의 선호도가 없어서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따라서 이것을 전승하고 보존하는데 집중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용 전문가들을 영입해서 보급하고 전승시키는 것이 목표다. 또한 평양검무를 격상시켜서 많은 이들에게 알릴 것이다”라며 “더불어 평양검무만이 아니고 평양에서 췄던 춤들을 개발할 예정이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아울러 “이북5도와 문화재를 이어나가는 사람들, 더불어 기업과 나라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북5도 문화재의 경우에는 지방비가 지원되지 않아 문화재 보유비나 활동비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임 교수는 “대중들의 관심과 예술을 함께 지켜나가는 이들의 적극성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께 검무를 지켜나가는 이들과의 소통과 화합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자신의 어머니의 인터뷰 자리에 함께한 이인혜 교수는 “엄마의 ‘프로정신’과 ‘열정’을 본받아야 한다”며 “어렸을 때부터 양육을 위해 공부하시고 솔선수범 모습을 보여준 엄마 덕분에 연기생활과 학업을 잘 이어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