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을’ 지켜온…‘혼(魂)의 정치’

▲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4·13총선에서 새누리당은 그야말로 참패를 당했다. 지역적으로 보면 수도권, 그중에서도 총 49석 가운데 단 12석을 얻는데 그친 서울지역에서의 참패가 뼈아팠다고 할 수 있다. 서울지역 가운데 여당 강세지역인 강남 3구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으며 대권주자로 분류됐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중진급 인사들이 낙선의 쓴 맛을 봤다. 그나마 강서을 김성태·양천을 김용태·동작을 나경원·관악을 오신환 의원 등이 야권 강세지역에 새누리당의 깃발을 꽂은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이 가운데 이번 총선으로 강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한 김성태 의원은 지역구 관리에 정평이 나있다는 후문이다. ‘방화동 건축물폐기처리장 이전 및 제2서울숲 조성’과 ‘서남물재생센터 지화화 및 공원화’, 강서구민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지하철 9호선 전동차 증차 예산 확보’ 등 강서 발전을 책임지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처절한 진정성’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김성태 의원을 만나 정치 현안과 지역 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위기에 빠진 당…역할 고민 중
김무성‥새누리당 소중한 자산


“이번 전당대회에서 국민이 원하는 계파 해체를 이뤄내지 못한다면, 새누리당의 정권재창출은 요원할 것이라 단언한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정권재창출을 위해 새누리당이 취해야 할 특단의 조치’를 묻는 물음에 이와 같이 강조했다.


오전과는 달리 제법 비가 내려 올릭픽대로 상하행 양방향 모두 꽉 막혔던 지난 4일 오후 <본지>는 김성태 의원과의 인터뷰를 위해 국회 의원회관을 찾았다.


김 의원은 인터뷰 내내 차분하면서도 굵직한 목소리 톤을 유지해가며 묻는 질문에 망설임 없는 답변으로 인터뷰를 진행해 나갔다.


다음은 김성태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Q : 전당대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당 안팎에서는 친박계가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결정한 당 대표-최고위원 분리 선출 규칙을 뒤집으려 한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오는 6일 의원총회에서 이에 대한 논쟁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최악의 경우 김용태 혁신위원장 체제를 무산시킨 제2의 전국위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 그렇지 않아도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권한과 위상에 대해 걱정하시는 국민들이 많은데, 한 번 결정한 지도체제나 선출방식을 번복하고 변경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 지금까지 무소속 일괄 복당 문제나 사무총장 경질 논란 등 사안이 있을 때마다 혁신비대위의 결정에 대한 크고 작은 반발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당의 분란만 야기했다.


- 혁신비대위의 위상은 물론 더 이상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비대위의 결정을 따르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 또한 그것이 당의 화합과 혁신을 이뤄내는 최선의 길일 것으로 본다.


- 무엇보다도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한 이후 계파를 해체하고 화합하겠다고 선언하자마자 특정 계파가 조직적으로 룰을 바꾸려 한다면, 국민들께서 우리 당을 어떻게 바라보실 지는 자명한 일이다.


Q : 김용태 의원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묻겠다. 김 의원과 김용태 의원이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용태 의원은 당권 출마를 선언했는데, 김 의원도 당권이나 최고위원에 도전할 생각이 있나?


- 잘 아시겠지만 제가 초선 시절부터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당을 위한 고언(苦言),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 당 안팎에서 ‘당을 한 번 바꿔보라’며 전당대회 출마를 권유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드문 ‘노동계’ 출신이자, 서울 험지 3선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이 있다.


▲ 김성태 의원은 위기에 빠진 새누리당을 위해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새누리당을 이끌 리더십, 국민이 바라는 쇄신과 혁신을 이뤄낼 적임자가 누구일지 고민하고 있다. 또 위기에 빠진 새누리당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지, 어떤 부분에 기여할 수 있을 지 고민 중에 있다.


Q : 4·13총선 참패로 야권과 달리 김무성·오세훈·김문수 등 여권 대선주자들은 심각한 내상을 입었다. 특히 김무성 전 대표는 총선 전까지만 해도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였으나 총선 이후 4~5%의 지지율로 답보상태에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김 전 대표가 대선주자로서는 끝났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 전 대표가 여권 유력 대선주자로 다시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 대선이 1년 반이나 남은 상황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 생각한다. 아울러 역대 대선 사례에서도 대세 대망론은 실패한 사례가 많다.


- 김무성 전 대표는 현재 사실상 총선 패배 책임을 혼자 짊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희생이 당의 혁신과 변화의 밑거름 될 것이고 또한 시간이 지나면 국민들도 그 반성과 당을 위한 희생을 알아주시리라 기대한다.


- 김 전 대표의 가장 큰 희생은 당을 깨지 않았다는 것이다. 만일 자기 소신과 정치적 입장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당 대표를 했다면 새누리당은 벌써 깨졌을 것이다.


- 야당도 아닌 보수정당이, 집권당이 당 대표 본인의 정치적 입지나 인기를 높인들 무슨 의미가 있겠나. 김 전 대표는 집권당 대표로서 오로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도리에 맞게 했다.


- 아울러 김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의 선봉에 섰고 당이 어려울 때마다 앞장섰던 새누리당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기간 당을 이끌어왔던 깊은 내공도 큰 강점이다.


- 대선 국면에 들어서 대권주자 간 검증과 파이팅 넘치는 선의의 경쟁이 시작되면, 김 전 대표 본인의 장점과 차별화된 가치가 드러날 것이라 생각한다.


Q : 김 전 대표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드러내기 위해 국민들에게 어떤 어젠다를 제시해야 한다고 보는가?


-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집권당을 분열시키지 않고 당 대표로서 도리와 역할을 지켰기 때문에, 이제는 가감 없이 정치적 소신의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


- 일례로 사회적 차별과 불평등 등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 김 전 대표가 요즘 그런 공부를 많이 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


- 경제적 측면을 너무 고려한 나머지 대기업들의 독과점 등에 관대한 우리 사회의 관례가 오늘날의 양극화를 초래한 면이 있기 때문에 김 전 대표가 사회적 구조를 개선하는 특단의 조치를 들고 나와야 한다.


▲ 김성태 의원은 김무성 전 대표가 양극화 해소를 위해 진정성 있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언급했다
- 역대 정치인들이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진단과 처방을 내렸지만 ‘처절한 진정성’을 담아내지 못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김 전 대표가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목소리를 많이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예를 들면 지금껏 해왔던 대기업 정규직 노조 비판이 아닌 중소기업이나 하청업체 등 힘없는 근로자들을 대변하고 이들에게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중도 포용으로 외연 확장해야
상시 소통과 신속한 업무 조율


Q : 민심을 청취하다보면 새누리당은 총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고 보는 국민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강도 높은 반성과 쇄신, 혁신에 박차를 가해도 모자랄 판에 친박과 비박의 여전한 밥 그릇 싸움으로 일부 국민들은 새누리당에 정이 떨어졌다고 말한다.


때문에 차기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이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즉, 야권으로의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민심이 상당하다는 얘기다. 당이 정권재창출을 하기 위해선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인데, 정권재창출을 위해 당이 취해할 특단의 조치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 지난 총선은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였던 계파 정치가 몰락한 선거였다. 계파 싸움에 휩싸인 새누리당이 참패했음은 물론, 더민주가 호남에서 참패한 것도 같은 이유다.


- 결국 계파를 해체하고 화합해서 협치하라는 것이 지난 총선에서 국민들이 보여주신 민심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계파해체 속도는 더디고, 강도 높은 쇄신과 혁신에 대한 비전은 내놓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 이번 전당대회에서 국민이 원하는 계파 해체를 이뤄내지 못한다면, 새누리당의 정권재창출은 요원할 것이라 단언한다.


- 또한 여소야대 정국이지만, 집권여당으로서 새누리당이 대화를 통한 협치에도 앞장서야 한다. 새누리당이 지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경제민주화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외연을 확장해 중도를 포용했기 때문이다. 정권재창출을 위해 이러한 노력과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Q : 지난달 30일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의 일환으로 국회의장 산하 자문 기구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특권 내려놓기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인데, 정진석 원내대표는 세비까지 동결하겠다고 한다. 당내 일각에서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인데 세비 동결, 김 의원은 어떻게 보나?


- 세비 동결은 물론 그 이상이라도 마땅히 해야 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단편적인 보여주기식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근본적이고 포괄적인 특권 내려놓기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 김성태 의원과 스페셜경제 김영덕 편집국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국민들께서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3당 체제를 만들어주셨고 내년에는 대선이 있는데, 지금이 특권 내려놓기의 적기라고 생각한다.


- 친인척 채용 같은 그동안의 불합리한 관행은 버리고, 국민 상식에 어긋나고 시대적으로도 맞지 않는 특권은 과감히 내려놓는 등의 근본적인 조치를 이번 기회에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Q : 지난달 28일 김 의원은 서울시청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정섭 환경부 차관, 류경기 행정1부시장 등과 만나 서울 강서을 지역의 주요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서을 지역의 주요 현안은 무엇이며, 주로 어떠한 얘기들이 오고 갔나?


- 이날 회의는 국회-환경부-서울시의 상시 소통과 신속한 업무 조율 위해 만든 공동협의체의 첫 회의였다.


- 강서을 지역은 물론 서울 서남권 개발을 위해 진행되고 있는 각종 지역 사업에 대해 협의했다. 지난 20년간 서울 서남권 지역의 숙원사업, ‘강서구 방화동 육갑문 주변 건설폐기물처리장 이전’을 위한 ‘자원순환단지 조성’ 사업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협의했다.


▲ 지역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성태 의원
- 건폐장이 이전되고 나면 해당 부지는 ‘제2서울숲’을 조성해 수도 서울의 대표 랜드마크, 대한민국 도시생태문화 거점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 또한 정부와 서울시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한강개발협력 계획’의 ‘마곡 선착장’ 건설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 개화동 지역 ‘도시활력증진사업’과 서남권 지역 주민의 고속 터미널 이용의 불편을 해소 위해 추진 중인 ‘서남권 버스터미널 건설’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Q : 끝으로 서울 강서을 지역민(등촌제3동·가양제1동·가양제2동·공항동·방화제1동·방화제2동·방화제3동)들과 <스페셜경제> 독자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 지난해에 이어 스페셜경제 독자 여러분께 인사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아울러 부족한 저를 다시 한 번 선택해주신 지역주민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 20대 국회에서도 ‘지역주민과의 약속 지키기’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의정활동을 하겠습니다.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변함없이 늘 발로 뛰겠습니다.


- 서울의 대표적 서민주거지역인 강서구는 지난 몇 년간 눈부시게 발전했습니다. 마곡지구 개발사업과 R&D첨단산업단지 조성이 완료되고, 서부광역철도 건설, 자원순환단지 조성 등의 환경개선이 이뤄지면 서울에서도 첫 손가락에 꼽히는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 사랑하는 강서구민 여러분, 또한 스페셜경제 독자 여러분께서도 그 찬란한 변화를 지켜봐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 앞날에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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