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냐”…‘눈치게임’ 시작됐다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시점이 이달 말로 다가오면서 수입차 업계는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수입차 업체는 차량가격 놓고 고심(苦心)에 빠지기 시작하면서 장고(長考)를 이어가고 있다.


국산차 업계는 차량 계약과 관계없이 출고 기준으로 이달 말까지 출고분에 한해 개소세가 인하되지만 수입차들은 통관 시점에 따라 개소세 인하가 결정되면서 업체와 소비자 간의 개소세를 놓고 시비(是非)가 불거지고 있다.


올해 초(2월) 정부가 개소세 인하 연장 정책을 발표하자 1월에 차량을 구매한 수입차 고객들은 개소세 인하분 환급을 놓고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이달 개소세 인하 정책이 완료되면서 국산차와 수입차 업체들의 정책을 살펴봤다.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자동차에 한시적으로 실시한 개별소비세 인하를 종료한다. 당초 지난해 말 종료 예정이었지만 내수활성화와 경기 부양 정책의 일환으로 지난 2월, 6개월 연장을 발표표한데 따른 것이다.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의 추가적인 연장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혹시 모를 여파에 예의 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7월부터 ‘개소세’ 인하 폐지


지난해 8월말 정부가 개소세를 현행 5%에서 3.5%로 30% 인하하면서 자동차 업계는 때 아닌 호황을 누렸다. 지난해 내수 판매는 전년보다 10.4% 증가한 183만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연말 개소세 인하가 종료되면서 1월 판매는 큰 폭을 감소했다. 국산차와 수입차 모수 전월대비 급감하면서 정부는 2월 다시 한 번 개소세 인하 정책 카드를 꺼내 들면서 내수 살리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1월 출고 차량에 대한 개소세 소급적용도 이뤄졌다.


국산차 업계는 출고 시점을 기준으로 개소세가 책정되면서 1월 개소세 소급적용에 문제가 없었다.


국산차, 개소세 혜택 차량 어디(?)…수입차, 기준 놓고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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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수입차 업계는 달랐다. 개소세 소급적용은 쓰나미급 논란을 몰고 왔다. 수입차는 국산차와 달리 통관과정에서 개소세를 납부하는 방식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개소세 인하가 마무리되면서 판매 절벽을 우려 1월에도 개소세 인하 명목으로 자체 프로모션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1월 개소세에도 소급적용을 밝히면서 1월 수입차 가격에 개소세 인하분이 반영됐는지가 또 다른 논란을 몰고 온 것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개소세 인하분을 반영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소비자들은 프로모션의 일환이라는 주장이 대립각을 펼쳤다.


일부 업체들은 개소세를 환급할 수 없다며 버티면서 수입차 업체들의 배짱 영업에 비난의 화살이 돌아갔다.


수입차 가격 알려질라 ‘전전긍긍’


하지만 수입차 업체가 우려하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수입차 통관의 비밀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개소세 환급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통관 가격이 밝혀지면서 영업 비밀이 공개 될 수 있는 우려가 발생했다.


수입차 업체들은 여론에 못 이겨 뒤늦게 환급을 결정하는 등 개소세 인하 종료에 대한 후유증을 앓았다. 이번에도 개소세 인하가 완료가 다가오면서 또 다시 답습하지 않겠다는 수입차 업체들의 표정이 역력하다.


이 때문에 6월말로 종료되는 개소세 인상 이후에 추세에 수입차 업계는 예의 주시하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이 개소세를 인하 받는 기준인 6월까지 수입된 차량은 동일하지만 이를 차량 가격에 반영하는 기준은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BMW코리아와 한국토요타는 6월까지 등록된 차량에 한해 개소세 인하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힌 반면, 폭스바겐코리아와 아우디코리아는 7월에 등록 돼도 6월 중 통관이 진행됐다면 개소세 인하분을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아직 이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수입차 업체 사이에서는 정부가 7월 판매 절벽 현상이 나타나면 8월 또 다시 내수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개소세 인하 카드를 꺼내 들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수입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개소세 인하를 종료하고, 추가적인 인하 정책을 펼치지 않는다고 밝히고는 있지만 만약 7월 판매 절벽 현상이 불거지면 8월 연장 정책을 펴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올 초 수입차 업체들이 된서리를 맞은 만큼 정책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책 방향대로 더 이상의 연장은 없다”며 “또 한 번 연장할 경우 정책의 신뢰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연장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국산차 혜택 어떤 것?


국산차 업계에서는 일단 판매절벽을 우려해 지난 13일부터 서전계약에 들어간 제네시스 G80에 대해 6월 중 사전계약 고객에게는 7월 이후 차량이 출고돼도 개소세 인하 가격을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는 쏘렌토와 K7 모델에 한해 6월 계약자까지 개소세 인하 가격을 적용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K7과 쏘렌토는 계약에서 출고까지 한 달 이상 걸려 이달 내 계약하는 고객에 한해 개소세 인하 혜택을 보장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쉐보레 신형 말리부 사전계약 고객들에 한해 개소세 인하 혜택을 제공하는 등 판매절벽에 대한 우려를 상쇄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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