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순휘 정치학 박사


청운대 교수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스페셜경제=장순휘 정치학 박사·청운대 교수]지난 12일 2시(현지시각)에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발생한 1인의 무슬림에 의한 극악무도한 테러는 사망자 49명, 부상자 54명으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문제는 사고의 결과가 아니라 원인에 있다. 근본적인 원인으로 미 연방수사국(FBI)에서는 IS에 도착된 ‘자생적 테러’인 ‘외로운 늑대(lone wolf)형’테러로 규정하고, 세뇌된 늑대들은 아니라고 자위하고 있다.


다른 원인으로는 미국 사회의 총기규제라는 대책불가 한 원인을 지적하며 면피성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슬람 극단주의와 연계하여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후보를 연일 공격하며, 이슬람 혐오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사회의 잠재적인 제도적, 종교적, 인종적 모순이 터져 나온 것으로 심각하게 살펴봐야할 지도층이 시민을 위한 총기테러의 근본방지대책에는 관심이 없다.


이번에도 과거처럼 당리당략와 대선전략 및 미국총기협회(NRA)의 반대로 총기규제 등 관련 법안개정은 공염불(空念佛)이 될 확률이 크다.


무방비상태에서의 희생


우리 속담에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아닌 밤중’이란 전혀 생각지도 않은 시간과 장소를 말하며, ‘홍두깨’란 나타난 적의 공격수단, 즉 무기(武器)를 말한다.


한 마디로 무방비 상태에서 적의 기습(奇襲)을 당했다는 황당한 상황을 표현한 것이다. 보는 바와 같이 한 명의 테러리스트가 의도된 기습테러를 한다면 한 밤중에 무고한 시민들이 무방비상태에서 엄청난 희생을 당할 수 있다는 현상을 보았다.


이번 올랜도 총기테러사건은 단순히 미국사회의 총기사건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남북 준전시상태’의 우리로서는 국가안보차원의 재해석을 해 볼 묵시적 의미가 있다.


▲ 미국 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테러를 저지른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오마르 마틴(29). 그는 급진 이슬람주의에 심취한 혐의로 미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두 차례 조사를 받았지만 그때마다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다(사진제공 뉴시스)
우리 육군에는 전쟁의 원칙으로 12가지가 있다. 그 중에 ‘기습의 원칙’이 있는데 기습이란 ‘적이 예상하지 못한 시간, 장소, 수단, 방법으로 적을 타격하는 것으로 피·아 전투력의 균형을 결정적으로 아군에게 유리하게 전환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정의되어있다.


방심하는 순간 기습


고금의 세계전사를 통해서 개전(開戰)은 기습(Surprise)작전이 원칙이다.


한 예로 제2차 세계대전 초기에 독일이 수행한 전격전(Blitzkrieg)은 전차부대 중심의 기계화부대와 전술항공부대가 협동된 경이적인 공격방법으로 주변국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전격전은 신속한 기동력과 화력을 통합하여 ‘3S’로서 기습(Surprise), 속도(Speed), 화력우위(Superiority)로 적을 섬멸하는 것이 아니라 적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올랜도의 범행을 군사적 의미로 재해석하면 우선 AR-15와 권총으로 화력의 우위를 확보하고, 특수기동대(SWAT)가 방심한 한밤중 2시라는 불시에 기습을 하였고, 신속한 범행으로 무고한 시민을 살해한 것이다.


▲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50명이 숨지고 53명이 다쳤다(사진제공 뉴시스)
경찰특수기동대가 출동한 시간은 04시50분으로 늑장대응이 희생을 더 키웠는데 이처럼 기습당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알 수 있다.


국가안보차원에서 북한에게 다시는 6·25전쟁같은 기습을 허용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천안함 피격도 알고 보면 방심했다가 북한에게 기습을 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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