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김은배 인턴기자]이달 23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로존 탈퇴) 결정에 대한 국민투표가 코앞에 다가옴에 따라 한국 주식시장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주요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증시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현실이 될 경우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른 수급 부담이 나타날 것으로 진단했다.


브렉시트, ‘찬성 여론 높아져’


14일 금융투자업계는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찬성 쪽으로 기울었다고 전했다.


앞서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의 찬반투표 사전결과는 찬성53% 반대47%을 기록했으며, 파이낸셜타임스(FT)의 여론조사와 가디언과 ICM의 공동설문에서도 거의 비슷한 수치가 나왔다


브렉시트가 실현 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세계 증시와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절하되고 금, 엔화, 스위스 프랑, 국채 등 안전자산 가치는 올라가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코스피도 전일 38.57포인트(1.91%)나 급락해 1,970선까지 내려갔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결정될 경우 영국의 유로존 잔류를 지지하는 스코틀랜드쪽과 북아일랜드의 대립이 야기 될 우려가 있다”며 이는 “유럽 전역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한 “EU를 떠받들던 거대한 기둥 하나가 없어지면서 단일 시장의 미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가해 유럽 국가들의 재정조달 여건에 문제를 초래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브렉시트의 영국 금융시장을 향한 여파는 지난 2011년부터 2년간 나타났던 유로존 위기 수준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KB투자증권 관계자는 "(브렉시트 현실화가)영국 경제를 흔들고 남유럽 금융위기 재발 및 다른 유로존 회원국의 탈퇴 움직임까지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미국 대선에도 큰 영향을 끼칠 문제"라고 예측했다.


다른 금융권 전문가들도 브렉시트는 파운드화와 유로화의 동반 약세는 물론 달러화 강세를 유도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에 대한 선호심리를 부추기는 방아쇠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시장에는 어떤 영향?


한국 주식시장에서도 영국계를 비롯한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일어날 조짐을 보인다.


현재 한국 증시에서 영국계 투자자가 보유한 매수 포지션은 36조5천억원 수준이다. 이는 한국에 투자한 외국인 전체 주식 중 8.4%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대신증권 관계자는 "올 초부터 외국인 매수가 많이 들어왔는데 그중 상당 부분은 유럽계, 특히 영국계 자금"이라며 "브렉시트가 결정되면 시장에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됨에 따라 미국계와 영국계 투자자가 한국 증시에서 주식을 순매도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영국계 자금의 유출은 상당한 규모로 장기간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브렉시트를 결정하는 국민투표 전까지 집계되는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금융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의견을 모은 바 있으며 이는 실제 전일 뉴욕증시와 금일 국내증시를 통해서도 조짐이 드러났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브렉시트가 확정 될 경우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심리적 공포는 상당할 것이라"며 "브렉시트에 대한 여론 조사결과가 당분간 증시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브렉시트가 만드는 시장의 공포가 국민투표 전후에 최고점을 찍은 뒤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한 "최악의 시나리오인 탈퇴가 발생해도 위험 완화를 통한 주식시장의 상승 전환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며 지나치게 과민한 반응은 자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U 최종 탈퇴, 2년 협상 기간 남아…‘신중하게 접근해야’


이는 브렉시트 결정 국민투표 결과 EU 탈퇴가 확정되더라도 EU 조약에 따라 2년의 협상 기간이 남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다만 2년 내에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1차적으로 EU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협상 기한을 연장, 부결될 경우 자동적으로 탈퇴가 결정되게 된다.


이에 관해 국제법 전문가들은 협상의 범위와 복잡성을 고려했을 때 영국의 실제 유로존 탈퇴는 최대 10년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 브렉시트 의결 확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일각에선 영국민이 탈퇴를 선택하는 것은 아직 미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 2014년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투표결과를 예로 들며 “여론 조사 결과가 실제 투표결과로 직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시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도 "부동층의 존재를 고려했을 때 브렉시트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최근 스위스 국민투표에서 월 300만원의 기본 소득을 보장하는 안이 부결됐듯 유로존 이탈시 경제적 비용 및 혼란 등을 감안하면 중립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선택지는 탈퇴 반대로 몰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탈퇴여부 결과가 나올 때까지 노이즈에서 자유롭지는 않겠지만 오히려 시장이 흔들릴 때 매수 측면에서 접근할 수도 있기때문에 브렉시트 이슈에 미리 기죽을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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