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순휘 정치학 박사


청운대 교수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스페셜경제 오피니언=장순휘 정치학 박사·청운대 교수]지난 2월 24일부터 4월 14일까지 방영되었던 <KBS 공사창립 제43주년 특별기획>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대한민국의 안방을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폭발적인 인기리에 방영을 마쳤다.


최종회 방영시 시청률이 38.8%를 기록한 것이 그 인기를 증명한다. 드라마의 줄거리는 ‘우르크’라는 낯선 땅 극한의 환경속에서 사랑과 성공을 꿈꾸는 청년장교와 재난구호팀 의사를 통해 삶의 숭고한 가치를 재조명한 휴먼멜로드라마다.


제작 의도는 탐욕이 선(善)으로 통용되는 세태에서 험난한 정의를 지향하고, 힘의 권위를 명예롭게 지키되 부당한 힘에는 결코 타협하지 않는 작은 영웅을 그린 작품이라고 한다.


불의가 정의로 둔갑하는 어지러운 시대에 경종을 울리는 좋은 작품이었다는 일반적인 평가에서 이 드라마는 흥행과 성공을 동시에 잡은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우리 군과 군인에 대한 이미지 개선과 대국민 신뢰증진에도 기여했다. 육군사관학교는 생도들이 전원 시청하였다고 한다.


특히 주인공 유시진(숭중기 배역)은 극중 육군사관학교 제67기로 졸업, 임관한 대위로서 특전사 알파팀의 팀장역을 수행하여 맹활약을 했다.


‘태양의 후예’를 시청하신 일반국민들께서 유시진 대위라는 주인공의 시각에서 우리 군과 군인을 보게 된 과장된 기대 성향이 만들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시진 대위가 보여준 드라마에서의 눈부신 활약상을 재조명 및 재분석할 필요성이 있는 것은 자칫 우리 군에 대한 과잉기대가 훗날 더 큰 실망으로 부메랑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군에서 대위급 장교는 독자적인 임무수행은 사실상 어렵다고나 할까!


헌법 제5조 2항에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목적으로 하며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해야 할 뿐 만 아니라 군 특수성으로 인하여 군인에게만 부여된 각종 복무사항을 준수하여야 할 의무가 주어진다.


이 복무준수의무를 법률화 한 것이 바로 「군인복무규율(대통령령 제26394호, 2015.7.13. 일부개정)」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군인은 이 법령에 따라 전평시에 행동하도록 강제되어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태양의 후예’의 극중 군인의 언행을 군인복무규율의 관점에서 재조명하여 불필요한 과장성을 정리해 볼 필요도 있다.


물론 문화예술의 영역이 창작과 가상(non-fiction)의 현실이라는 점을 도외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진실에 근거해야한다는 가치에는 공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재분석의 가치도 있다고 할 것이다.


군의 현실적 법률


그렇기에 몇 가지 군의 현실적 법률의 잣대로 작품을 평가해본다.


첫째, 유시진 대위는 ‘군인복무규율’의 관점에서 제2장 강령 제4조 제4항 군기규정과 제12조 직무유기 및 근무지 이탈금지규정을 위반했다.


유 대위는 명령위반과 독단행위를 함으로써 지휘체계질서를 무너뜨린 군기문란행위로서 징계회부되어 중징계감이었다.


군에서 중대장급은 초급지휘관으로서 가장 중요한 전투지휘자다. 그가 군기를 위반한다는 것은 작전과 부하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한 행위다.


극중 무단이탈은 물론이고 지휘통신망을 벗어난 통신축선이탈 및 대대장의 명령에 대한 항명 등 임의적 독단행동으로 상관에 대한 복종의무를 위반하기도 했다.


둘째로 유시진 대위는 재난구호현장에서 과도한 연애행위로 군인복무규율 제7조 성실의 의무와 제9조 품위유지와 명예존중의 의무를 위반했다.


군인은 직무에 태만해서 안 되는 성실의 의무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강모연 의사(송혜교 배역)와의 공공연한 연애행위는 장교로서의 품위유지를 준수해야할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부하들에게도 보여서는 안될 전장군기 위반행위를 한 것으로 소령진급의 결정적인 결함이기 때문이다.


셋째로 유시진 대위는 선제적 무기사용으로 인명을 살해하기도 하는 등 제34조 무기사용규정을 위반했다.


물론 1항에 ‘신체·생명 또는 재산을 보호함에 있어서 그 상황이 급박하여 무기를 사용하지 아니하면 보호할 방법이 없을 때’로 적용할 수 있으나 적의 기습이 아닌 상황 하에서 부대를 이탈하여 개인적 이해관계로 총기를 수차례 사용하여 불특정 다수의 민간인을 살상한 것은 군인으로서 금기시된 불법행위로 간주할 수 있다.


신중해야할 총기사용의 관점에서 총기를 휴대한 군인이 지켜야 할 중요한 전장군기이기 때문이다.


안보위기시대‥'군과 국민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강렬한 메시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시진 대위가 보여준 정의로운 용기와 명예심, 인도주의적인 인간애 그리고 자국민을 보호하고자 죽음을 무릅쓴 책임완수는 우리 군 장교에 대한 각별한 신뢰와 고도의 도덕적 가치기준을 부여한 계기로 되었다.


특히 두 주인공의 진솔한 사랑은 충분히 개연성있는 멜로적 감성으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적 장면을 보여준 아름다운 한 편의 서정시였다는 평가였다.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사진제공 뉴시스)
비록 ‘태양의 후예’는 인기리에 종영되었지만 작품이 남긴 교훈은 민군화합으로 각종 위기를 극복한 드라마처럼 오늘날 안보위기시대에 군과 국민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했다고 할 것이다.


아무튼 유시진 대위는 국민이 사랑하는 영웅으로 기억될 것이다.


일찍이 손자병법 시계편(始計篇)에는 “병자, 궤도야(兵者, 詭道也)”라하여 ‘군대의 전술작전은 적을 속이는 것’이라 했으니, 알고보면 군인과 군대는 승리하기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릴 것이 없다는 의미로 이 명언을 상기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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