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순휘 정치학 박사


청운대 교수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스페셜경제 오피니언=장순휘 정치학 박사·청운대 교수]작금의 한반도를 둘러싼 분위기는 과거 6.25전쟁과는 양상이 다르지만 가장 치명적인 국가존망의 위기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우선 주적(主敵) 북한이 비대칭전력의 핵무장을 선언했고 3월 15일 김정은이 탄도로켓의 대기권 재돌입 모의시험 현장에서 핵탄두를 장착하여 실제 핵미사일 공격능력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했다.


그리고 한국과 미국, 일본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4월 20일 서울에서 만나 북한의 핵실험 등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한 대책을 협의한데 이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방안을 의논했다.


앞서 한미일 3국은 19일 서울에서 열린 외교차관 협의회에서 대북제재 공조를 재확인하는 한편 중국과의 공조 확대 방안도 모색했다고 한다.


또 북한에 대한 더욱 강력한 제재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지만 실행에는 의문이 있다. 특히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군사공격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한미일 3국이 '군사적 대응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기의 ‘안보국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북한을 겨냥해 추가적인 정세 악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등 일촉즉발의 무력충돌 분위기가 한반도에 밀려오는 정세다.


최근 4월 23일에는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을 추가 발사하는 등 재도발을 저지르고, 미국 뉴욕을 방문한 리수용 북한외무상은 23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한국이 연례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면 북한도 핵실험을 중단할 준비가 돼있다”는 화전양면(和戰兩面)전술로 국제사회를 교란하였다.


▲ 지난 24일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SLBM 시험 발사 장면을 공개하며 이번 시험 발사가 대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어제 오후 함경남도 신포 동북방 동해에서 실시한 SLBM 발사 사진을 여러 장 공개, 노동신문이 보도하고 있다(사진제공 뉴시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일축해버렸고, 유엔 안보리에서는 24일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신속히 발표했다.


올해 3월 핵실험이후 일련의 지속되는 북의 도발은 지난 3월 채택한 대북 제재결의안을 비웃는 행위로서 바라만 보기에는 심각한 안보사안이 아닐 수 없다. 직접적으로 북한을 적으로 상대하는 우리로서는 위기의 안보국면이라는 것을 직시해야한다.


북한이 5월 제7차 노동당대회 전에 5차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보도는 한반도의 비정상적인 안보상황을 알리는 시금석이라고 할 것이다.


미국 국무부도 북한의 5차 핵실험 징후에 대해 “북한의 위협을 심각하게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북한이 언제라도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 상태를 갖추고 있으며, 김정은의 결심만 이뤄지면 즉각 실시할 수 있다고 논평했다.


미군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안일한 자세 버려야'


요즈음 한미연합 공중공격훈련 “맥스 썬더”가 F-15K, F-16 등 전투기 100대 와 한국 공군 600여 명과 1200여 명의 미 공군, 해군, 해병대가 참여하는 대규모 훈련이 29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 키리졸브훈련에 이은 한미연합 전략자산의 운영이 한반도에 집결되는 양상은 단순한 한미연합훈련수준이 아닌 것으로 안보정세의 위기감을 보여주는 것이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 지명자도 인준 청문회에서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한국은 자신의 안보를 위해 자체적인 핵무장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한국독자 핵개발론’을 공식적으로 우려했다.


물론 미국의 핵우산 공약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지만, 중국을 앞세워 평화협정 체결시도하면서, 미국의 핵우산도 무력화하겠다는 북한의 ‘핵보유국가 인증전략’은 반드시 국제사회와의 공조로 포기시켜야한다.


북핵 문제의 핵심은 이제 북한의 핵개발능력 유무가 아니라 핵무장국을 기정사실화 할 수밖에 없는 ‘남북군사력 불균형’이라는 것이다.


북핵이 대한민국의 존망을 위협하는 실체적인 무기로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한미동맹의 신뢰로 전쟁억지력을 유지해가지만 안일하게 미국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北과의 대화 필요


우리정부와 국민은 절체절명의 안보위기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박근혜 정부 남은 임기의 성공여부도 만사를 제치고 북핵 문제 해결에 달려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북핵 문제 해결을 못한다면 박근혜 정부는 실패한 정권이 된다는 사실과 대한민국의 미래안보는 없게 된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재고해야한다.


그렇다면 북한에 대한 비핵화전술은 6자 회담이나 유엔제재의 안보외교방식과 병행하여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시도하는 것도 필요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격적으로 평양에 특사 파견을 통해남북 당국자 대화를 이끌어 낼 용기는 없는 것일까?


영국의 아일랜드출신 극작가 죠오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에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I know if I stay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라는 후회는 국가안보에서 있어서는 절대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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