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순휘 정치학박사
청운대 교수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트럼프는 1946년 뉴욕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학력은 처음 포덤대학을 2년간 다니다가 펜실버니아대 와튼스쿨로 편입하여 경제학 학사학위를 받았다.
학력적 배경으로는 정치와 다소 거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올해 나이 70세로 11조 원 규모의 재산을 소유한 부동산 재벌이고, 2번의 이혼 후 24살 연하의 모델과 세 번째 결혼을 하고 프로레슬링 경기에 나가는 특이한 이력의 미 공화당 대선후보이다.
그의 경영능력은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 밑에서 부동산 사업을 시작하였다가 1971년 (25세)에 경영권을 잡아서 회사명을 트럼프기업(The Trump Organization)으로 변경 후 자신의 이름을 딴 호텔과 골프장을 설립인수하면서 재계에 이름을 얻기 시작했으며 기업경영 성공신화로 대국민 인지도를 높이게 된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2015년 6월 17일 공식적으로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현재 공화당 후보경선전을 치루고 있다. 그에 대한 대통령자질 부족여론이 언론에 무수하게 다루어지지만 그의 높은 인지도와 노이즈 마케팅전략의 파급성 및 보수층 백인의 속내를 직설어법으로 대변하는 막말유세는 인기로 연결되어 지지도가 되고 있다.
물론 그에 대한 선택은 미국민의 권리지만 동맹국으로서 그의 영향력을 경시할 수 없기에 트럼프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적어도 트럼프는 미국의 성공한 기업가이고, 백인우월주의 성향의 보수주의자로서 특히 반이슬람교 성향의 개신교장로교 신도라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객관적인 이력적 성향보다는 그의 주관적인 내면의 언행에 관심과 비평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론에서 수없이 문제가 된 그의 언행은 공화당대선후보경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면서 남의 나라 대선후보로만 바라볼 수 없는 여러 가지 우리 안보와 관련된 발언이 나오면서 중요성과 심각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그의 기행과 막말은 럭비공 같아서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모른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니 이런 사람이 미국의 대통령이 되거나 미 정계의 거물이 되어서 세계정치를 운영한다면 가히 상상하기 힘든 경우가 발생할 것이다.
이는 미국이 국가전략으로 주도해온 ‘세계 비핵화전략’이라는 기본외교정책을 부정하는 무모함을 노출하면서, 북핵문제로 안보불안을 겪는 이해 당사국들과 14년간 지속해온 6자회담시스템을 한 마디로 붕괴시키는 황당한 막말이 아닐 수 없다.
그 전에도 3월 3일 폭스TV 유세에서 파키스탄, 중국, 인도, 북한 등이 모두 핵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북한 핵보유가 일본방위에 큰 문제라면서 일본이 핵무장하는 게 상황을 더 좋게 할 것이라는 주장과 한국의 핵보유도 용인할 수 있다는 발언과 더불어 미국이 더 이상 한국과 일본을 보호해줄 경제적인 여력이 없다고 재강조하여 북한의 ‘핵 국가 불인정’이라는 미국의 대북 비핵화 외교 전략을 전면 부정하는 무책임한 발언을 쏟아냈다.
더욱이 3월 1일에는 위스콘신주 로스차일드유세에서 북한이 이웃국가들(한국, 일본)과 전쟁을 일으킨다 해도, 그들 간의 전쟁일 뿐이며, 미국이 관여할 일이 아니라는 막말로 “그들이 전쟁을 하면 하는 거지 뭐”, “한국과 일본에 행운을 빌어줄게, 잘 해봐!”라는 동맹국의 정치지도자로서는 상식을 벗어난 입장과 조롱까지 했다는 것은 기막힌 일이 아닌가?
이 발언은 지난 60여년간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을 전면부정하고, 유사시 미국의 군사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니 과연 이런 수준의 트럼프라는 후보가 한심하기도 하다.
그리고 그는 “미치광이(김정은)의 도발을 막으려고, 28,000명 주한미군을 배치해 왔는데 이것은 계속 미국의 돈만 낭비하는 일일 뿐이며, 미국이 얻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까지 말했다.
이는 대통령이 된다면 주한미국의 철수정책을 펴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또한 한국이 미국의 군사적 보호를 무임승차(밴드웨건)했다는 주장 또한 막대한 주한미군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다는 사실(facts) 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현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외교문제에 대하여 트럼프의 막말이 계속된다는 것은 우리의 무관심과 무자존심 그리고 무책임에 원인의 일부가 있다고 본다.
정부는 美 대사를 초치하여 동맹국으로서 우리의 불쾌한 심정을 전해야하고, 필요하다면 대통령특사를 트럼프에게 보내서라도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한 설명과 이해를 시키는 주도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트럼프에 대하여 엄중한 항의 집회라도 서슴없이 해야한다고 사료된다. 일본과의 문제에 대해서는 외교적 항의도 하는데, 왜 대국(大國)에 대해서는 모두들 잠잠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