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녀 대통령家와 연결’…‘올해 유동성 위기 직면’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최근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동아원그룹이 자산매각을 위해 계열사 지분정리가 한창인 가운데 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희상 회장의 엄청난 혼맥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동아원그룹은 그동안 제분사업을 기반으로 와인과 외식, 고급수입차 등의 계열사를 갖추며 사업을 확장했지만 그룹 본연과 관계없는 오너가(家)의 취미 및 관심 분야에 사업을 넓히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휘청이는 동아원그룹과 이희상 회장의 자녀들의 혼맥을 통해 지배구조를 살펴봤다.



지난 7월, 동아원의 주가 조작을 묵인한 혐의로 기소된 이희상 동아원 회장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김춘호 판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억원과 추징금 4억2000만원을 선고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1년 동아원이 자사주를 성공적으로 매각하도록 돕기 위해 주가를 조작한 것을 묵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위기의 이희상 흔들리는 ‘동아원’

동아원그룹은 최근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면서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마세라티와 페라리의 수입사로 유명한 FMK(포르자모터스코리아)를 효성그룹에 매각했다.


동아원 계열사였던 FMK는 지난 3월 효성에 200억원에 매각됐지만 김광철 대표이사가 선임됐지만 눈에 띄는 인사가 진행되지는 않았다. 지난 8월 조현상 부사장과 이상운 효성 부회장 등을 FMK사내이사로 선임됐을 뿐이다.


FMK 전 대표이사인 이건훈 대표는 물러나지 않고 김광철 대표와 각자 대표체제로 유지됐다. 이 대표는 이희상 회장의 외아들이다.


▲이희상 동아원 회장.<사진 뉴시스>


FMK가 동아원에서 효성으로 매각됐지만 절반의 영향력은 남아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조직운영의 특수성이 가능케 한 것은 동아원과 효성이 혼맥으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동아원 이희상 회장의 삼녀 미경씨의 남편이 조현준 효성 사장이다. 조 사장과 이 대표는 매형과 처남 사이인 것이다.


이러한 특수관계로 인해 동아원의 계열사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냈을 때 효성이 구원투수로 나서 FMK를 매각했다는 것이 재계의 정설이다.


이 회장의 외아들 이건훈 대표는 지난 2009년에도 FMK에 한차례 입사했다가 외국계 컨설팅사를 거친 뒤 지난해 동아원에 이사로 돌아와 같은 해 6월부터 계열사 FMK 대표를 맡았다.


유동성 위기 맞은 동아원그룹…FMK·포도플라자 등 매각 속도전
전두환·노태우·이명박 전 대통령과 얽혀…후계구도 이건훈 사장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희상 회장의 뒤를 이어 이건훈 대표가 동아원그룹을 계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자연스럽게 효성계열사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동아원의 미래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희상의 자녀들


이희상 동아원 회장은 자녀는 1남 3녀를 두고 있다. 이중 3녀는 모두 효성가를 비롯해 전직 대통령 가문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은 혼맥은 장녀 윤혜씨. 장녀 윤혜씨는 지난 1995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3남 재만씨와 결혼하면서 사돈을 맺었다. 전재만씨는 1995년 4월23일 연희동 자택에서 윤혜씨와 결혼식을 올려 세간의 관심이 쏟아졌다. 더욱이 이 회장은 사위에게 결혼축하금 명목으로 160억원 규모의 채권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두환 전 대통령(위), 노태우 전 대통령(아래 왼쪽), 이명박 전 대통령.


둘재 딸 유경씨는 신명수 신동방그룹 회장의 동생인 신영수 서울대 의대 교수의 아들 신기철씨와 혼인했다. 신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형의 장남 재헌씨를 사위로 둔적이 있다.


이 회장의 막내딸 미경 씨는 조현준 효성 사장과 결혼함으로써 이명박 전 대통령과도 사돈 관계를 형성됐다. 조 사장의 사촌 동생인 조현범 한국타이어사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다.


재무구조 개선 작업 <왜>


동아원그룹은 올해 초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면서 그룹의 주력 계열사를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동아원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60억원으로 적자전환했으며 당기순손실도 744억원을 기록했다.


동아원의 이 같은 재무구조에는 그룹 본연의 제분사업 보다는 이회장의 취향에 따른 사업 확장이 그룹의 재무구조의 빨간불을 켜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동아원은 지난 3월 FMK를 150억원에 매각을 시작으로 4월에는 서울 강남의 포도플라자를 150억원에 매각했다. 포도플라자는 지하2층 지상7층 규모로 와인복합 문화공간이다. 지난 4월 초 계열사 대산물산의 사옥인 서울 논현동 소재 운산빌딩을 매각했다. 운산은 고 이용구 선대회장의 호(號)를 딴 건물이라 상징성은 크다.


또한 유류 및 화공약품 보관·운송 업체인 당진탱크터미널은 LG상사가 306억원에 매각했다. 또한 캄보디아 사료 계열사인 코도피드밀은 CJ제일재당에 68억원에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정상화에 힘쓰고 있다.



동아원 그룹은 지난 1953년 신동아그룹 창업자 최성모 회장이 세운 조선제분을 전신으로 하고 있다. 최대 지분은 한국제분으로 보유 지분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66.57%를 갖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동아원이 제분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나 잇따른 영역확장에 따라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졌다”며 “최근 잇따른 계열사 정리를 하고 있는 과정에서 이 회장과의 혼맥 등의 인맥을 통한 계열사 매각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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