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롯데그룹의 경영권 다툼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쪽으로 기운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작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최근 한·일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단들이 신동빈 롯데회장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지지선언’이 일자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을 중심으로한 신(辛)씨 일가들은 ‘반(反)신동빈’ 세력을 규합하며 적극적인 저지에 나섰다.


이러한 가운데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의 첫 번째 표대결이 임박하고 있다. 물론 일본롯데홀딩스를 이미 장악한 신 회장 측이 우세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신 전 회장의 보유한 롯데 계열사 지분과 신씨 일가가 지분까지 합하면 결과는 알 수 없어진다. 다소 유리한 곳은 신동빈 회장 측이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으로 꼽히는 일본 L 투자회사 12곳 가운데 최소 10곳의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어 사실상 한국과 일본 롯데를 모두 장악한 셈이다.


하지만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지를 내세우며 폭로전을 주력하던 형 신동주 부회장은 지난 7일 일본으로 건너가 법적 대응을 준비할 뜻을 밝히면서 사태는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여기에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분이 신동빈 회장의 지분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치 앞을 볼수 없는 상황이다. 롯데그룹 대표적인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경우 신동빈 회장이 13.46%를 보유했지만, 신동주 전 회장 역시 13.45%를 갖고 있다. 롯데제과도 신동빈 회장이 5.34%, 신동주 전 부회장이 3.92%를 보유 중이다. 롯데칠성은 신 회장이 5.71%, 신 전 부회장이 2.83%를 갖고 있다.


호텔 롯데의 최대주주(지분율 19%)인 일본롯데홀딩스의 경우 공개법인은 아니어서 지분구조가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형과 동생이 각각 20%의 지분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본롯데홀딩스의 여타 지분이 동생인 신 회장에게 우호적이어서 이번 대결의 승패가 이곳에서 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신동빈 회장인 지난 3월 호텔롯데의 등기이사에 오른데 이어 측근 3명을 더 이사로 선임하면서 전체 11명의 이사진 가운데 자신의 측근을 8명 포진시키면서 중요 안건 통과를 위한 2/3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의 정점에 올라와 있는 일본 비상장 법인 광윤사(光潤社)의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각각 29%를 보유하고 있고, 12%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사주’가 신 회장의 손을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의 지분은 3% 수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이 오랜 기간 광윤사를 통해 한일 롯데를 지배해왔다는 점에서 나머지 지분에 대한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신 총괄회장이 마음먹기에 따라선 후계구도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광윤사는 일본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27% 갖고 있고, 일본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호텔 지분의 19%를 보유중이다.


신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포함한 여타 형제자매의 행보도 주목된다. 이번 롯데그룹 사태를 촉발 시킨것이 신동주 전 회장이지만 신 이사장을 포함해 조카인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등도 반신동빈 측에 자리했다. 신 전 부회장과 신 이사장이 연합할 경우에는 한국 롯데 일부 계열사에서 신 회장의 지분율을 앞설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일본으로 건너간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주총회를 개최해 표 대결을 이번 사태를 분수령을 만들겠다는 포석이다. 재계에서는 빠르면 이번 달 안에 주총이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신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측 모두 우위를 자신하는 상황이라 어느 한쪽의 완승을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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