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 눈길 끌어‥최대주주 지분 매각 이슈

▲ 슈넬생명과학 홈페이지 화면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지난달 27일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국제 채권단이 그리스에 제시한 구제금융 5개월 연장 협상안을 국민투표에 회부한 것과 관련해 지난 5일 치러진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박빙의 예상을 뒤엎고 채권단의 추가긴축 요구안을 거부하는 압도적인 반대표가 쏟아졌다. 때문에 그리스의 은행 영업 재개 불투명은 물론 ‘뱅크런(예금대량인출)’ 사태로 현금이 바닥날 것이란 전망 등과 함께 그리스 사태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러한 그리스발(發) 불확실성 확대로 지난 6일 코스피 및 코스닥 지수는 2% 넘게 급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이날 그리스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몇몇의 바이오 관련주들은 상한가를 기록해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중에서도 ‘슈넬생명과학’이 단기간 급등을 보이며 특히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증권시장에서 이른바 ‘핫(hot)한 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는 슈넬생명과학에 대해 살펴봤다.


그리스, 채권단 제안 거부‥불확실성 확대
증시, 적잖은 타격‥‘위험회피’ 전략 무엇?


지난달 26일 국제 채권단은 그리스에 구제금융 5개월 연장을 제안했다. 이에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다음날 공영방송 ERT를 통해 “7월 5일 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치프라스의 패기


이어 “국민투표의 목적은 협박을 받는 대신 명예로운 합의와 실현 가능한 해법을 찾을 것”이라며 “채권단의 긴축 압박은 그리스를 느린 죽음으로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사진제공 뉴시스)
치프라스 총리의 국민투표 발언은 채권단이 제시한 120억 유로(15조 600억원)를 지원하는 구제금융 프로그램 5개월 연장안을 받아들인다면 오히려 그리스 정부의 부채만 증가시키고 연말에 더 가혹한 각서를 요구받게 될 것을 염두에 두고 채권단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이후 지난 1일 그리스는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IMF) 채무 불이행으로 국가부도 사태가 발생했으며 5일 치러진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박빙의 예상을 뒤집고 채권단의 추가긴축 요구안 거부가 압도적 지지(61.3%)를 얻었다.


이로 인해 그리스 은행 영업 재개 불투명은 물론 ‘뱅크런(예금대량인출)’ 사태로 현금이 고갈될 것이란 전망과 더불어 ‘그렉시트(그리스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는 등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스발(發) 대외 불확실성 확대는 국내 증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0.48포인트(2.40%) 하락한 2053.9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의 하락폭은 2012년 6월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 우위를 기록한 코스닥도 17.25포인트(2.24%) 내린 752.01포인트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리스 사태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 국내 증시가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하면서 “당분간 그리스 사태 불확실성은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바이오 업종은 장밋빛?


이와 같은 그리스발 악재로 국내 증권시장 역시 당분간 적잖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위험회피 전략으로 그동안 그리스 이슈와 무관하게 성장해 온 제약 및 바이오 업종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하나대투 이재만 연구원은 “증권시장 위험회피 전략으로 제약·바이오와 같이 성장하는 업종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보다 더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교보증권 김형렬 연구원은 “그리스 여파는 메르스 보다 더 약하지 않을까 생각해 투자 기회로 삼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30일 국제 시장조사기관인 ‘GBI리서치’는 ‘바이오시밀러:규제의 틀 및 파이프라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올해 200억 달러 규모를 형성한 데 이어 오는 2020년에는 550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 예상하면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성장을 낙관했다.


아울러 합병을 앞둔 삼성그룹도 바이오사업의 성장성을 보고 이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제일모직의 바이오사업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1일 기관투자자 등 90여명을 인천 송도 바이오캠퍼스로 초청해 기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환 사장과 삼성바이오에피스 고한승 대표이사가 각 회사의 바이오사업 전망과 경쟁력에 대해 소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김 사장은 2025년 매출 2조원과 이익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으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포함하면 삼성그룹 바이오 계열사의 매출은 4조원, 이익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고한승 대표는 “주주의 미래가치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되는 일”이라며 내년 상반기 나스닥 상장을 예고했다.


▲ 지난 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플랜트에서 열린 삼성그룹 바이오 사업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 고한승 대표이사(사진제공 뉴시스)
미국 나스닥 시장은 바이오업체들이 가장 많이 상장되어 있는 주식시장으로 최근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는 바이오업체의 주가는 다른 종목보다 200% 이상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레미케이드’ 임상실험 완료‥300% 급등↑
바이오업종 주도‥그러나 적자 면치 못해


임상실험 완료


이처럼 바이오업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권시장에서는 바이오시밀러 관련 종목으로 슈넬생명과학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24일 슈넬생명과학의 관계사이자 국내 바이오벤처사인 에이프로젠은 자사가 개발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GS071(일본 코드명 NI-071)’에 대한 일본 임상3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밝혔다.


레미케이드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매출 10조원을 기록하였고 일본에서는 약 1조 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을 진행한 일본 니찌이꼬 제약은 홈페이지에 이에 대한 내용을 게시했는데 니찌이꼬 제약에 따르면 주요 평가 항목인 투여 개시 14주 후 류마티스 관절염질환 활동성을 평가하는 지표인 DAS28은 NI-071 투약군이 레미케이드 투약군과 동등한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작용 사례도 레미케이드 대비 NI-071 투약군의 큰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고 동일한 안전성을 가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기존 약물치료에서 사이트카인의 하나인 TNF-α 저해약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인플릭시맙은 류마티스 및 기타 난치성 자가면역 질환 억제에 효능이 우수한 반면 가격이 높은 점이 문제였지만 NI-071은 비용 부담을 크게 줄이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에이프로젠이 개발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NI-071는 지난 2012년 3월부터 니찌이꼬 제약과 공동으로 일본 임상을 진행했으며 이번에 임상3상이 마무리됨에 따라 올 하반기 일본 식약청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것이 예측된다.


니찌이꼬 제약은 일본 임상실험은 물론 지난해 2월 이 제품에 대한 세계시장 판권을 독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호재업고 급등


임상실험 완료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에이프로젠의 관계사인 슈넬생명과학의 주가는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다음날인 25일에도 23.74%가 상승한 86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지난 1일 다시 한 번 상한가를 기록하는 급등을 보였다.


이어 주가는 2일에도 15.91%까지 치솟자 유가증권시장본부는 급등에 따른 조회공시를 요구함과 동시에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하면서 지난 3일 하루 동안 슈넬생명과학의 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슈넬생명과학은 유가증권시장본부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감자(자본감소)가 진행중이고 최대주주 지분매각은 복수의 매수 희망자들과 협의중에 있다”며 “이 밖에 현재 진행중이거나 확정된 공시규정상 중요한 공시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바이오업종의 상승세와 더불어 최대주주의 지분매각을 놓고 ‘복수의 매수희망자와 협의 중’이란 답변이 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해 지난 6일 주가는 또다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으며 지난 7일에도 21.75%가 상승했다.


▲ 슈넬생명과학 주가(네이버 금융)
임상시험 완료 발표 전날인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7일까지, 이 기간 동안 슈넬생명과학의 주가 상승비율을 따져보자면 무려 376.6%(1480원)의 급등을 나타낸 것이다.


이처럼 그리스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슈넬생명과학은 관계사의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임상3상 시험 성공적 완료로 바이오 업종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실적부진과 지분구조


하지만 관련업종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슈넬생명과학의 실적을 살펴보면 손실 폭은 줄어들고 있는 형국이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 2013년 슈넬생명과학의 매출은 295억원이었으며 영업손실 135억원, 당기순손실 20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330억원, 영업손실 53억원, 당기손순실 43억원을 기록했으며 올 1분기에는 매출 95억 4800만원, 영업손실 2억 4200만원, 당기순손실 2억2000만원을 기록해 여전히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슈넬생명과학의 지분구조는 김재섭 이사회 의장이 4.76%를 보유하고 있으며 관계사인 에이프로젠이 9.33%를 소유하고 있다.


에이프로젠의 최대주주는 지난해 감사보고서 기준으로 44.9%를 소유하고 있는 김재섭 의장외 특수관계인이다. 아울러 에이프로젠과 함께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해외 판권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한 니찌이꼬 제약도 4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슈넬생명과학의 전신은 1960년 12월 설립된 건풍산업이다. 1965년 건풍산업에서 건풍제약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1984년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1994년에는 전제형 KGMP(한국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 적격업체 승인을 받았으며 2009년 10월 슈넬생명과학으로 사명을 변경해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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