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차 라인업 완성…코오롱과 ‘무한경쟁’ 돌입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수입차 시장의 ‘코오롱모터스’ 아성에 효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효성은 최근 마세라티와 페라리의 공식 수입 판매사인 포르자모터스코리아(FMK)의 지분 100%를 동아원으로부터 인수하면서 기존 수입차 딜러 시장의 고급차 라인업을 완성시켰다.


코오롱 역시 BPS(BMW Premium Selection, 수입 중고차 판매) 사업과 모터바이크 유통사업 등으로 발을 넓히면서 효성의 맹추격을 뿌리치려하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메가딜러로 부상하고 있는 효성과 사업 영역을 확대를 펼치고 있는 코오롱의 수입차 시장 경쟁관계를 살펴봤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전년대비 25% 이상 증가하며 고성장을 기록했다. 월 1만대 판매를 돌파한지 4년 만에 2만대 시대로 접어드는 등 수입차의 인기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기업은 영원한 맞수 코오롱과 효성이다. 두 회사는 국내 수입차 판매가 급성장하는 것에 맞춰 각자의 전략을 내세우며 왕좌 자리를 노리고 있다.


현재 수입차 딜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곳은 코오롱모터스다. 코오롱모터스는 2012년 7094억원, 2013년 7719억원에서 2014년 8657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6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점유율 34%로 수입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영원한 라이벌’, 효성 VS 코오롱


코오롱의 뒤를 바짝 쫒고 있는 기업은 효성이다. 효성은 수입차 사업을 담당하는 3개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6060억원, 영업이익은 197억원을 기록했다.


이중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수입을 담당하는 더클래스 효성의 매출이 5227억원으로 전체의 86%를 차지하고 있다. 수입차 시장 빅3인 벤츠가 효성의 효자노릇을 똑똑히 하고 있는 셈이다.


코오롱의 시장점유율 34%에 효성의 점유율 28%를 합하면 전체 수입차 시장의 1/3을 두 회사가 양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효성은 동아원의 FMK를 인수하며 코오롱을 강력하게 위협하고 있다. FMK는 마세라티와 페라리의 딜러사로 지난해 매출 1099억원, 영업이익 77억원을 기록했다.


코오롱모터스, BSP사업‧모터바이크 확대…수입차 시장 ‘수성’
효성, 벤츠‧도요타‧렉서스에 마세라티 추가…메가딜러 ‘급부상’



이에 따라 효성은 기존의 더클래스효성(벤츠), 효성토요타(도요타), 더프리미엄효성(렉서스)에 FMK의 가세로 메가딜러로의 확장을 이룩한 것이다.


최근 3사 모두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됐다. 더클래스효성은 벤츠의 판매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매출(5266억원)은 전년대비 43.4% 증가했고 영업익은 194억원으로 193.9% 증가했다. 더클래스효성은 ㈜효성(58.02%)과 효성가 3형제인 조현준·조현문·조현상 등이 각각 3.4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효성(40%)과 효성 3형제가 각각 20%씩 지분을 보유한 효성토요타의 매출은 작년보다 15.3% 감소한 477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을 절반 이상 줄였다. 렉서스를 판매하는 더프리미엄효성도 매출이 6.3% 증가한 354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FMK ‘신의 한수’


효성의 FMK인수는 자동차 시장에서 ‘신의 한수’로 평가받고 있다. 벤츠와 도요타, 렉서스 등 기존 고급차 시장을 갖고 있는 효성이 마세라티라는 걸출한 고급 스포츠카를 보유하면서 고급차 라인업을 다시 그렸기 때문이다.


마세라티는 지난해 전년 대비 469% 성장한 723대를 판매하면서 스포츠카 이미지 속에서 대중화를 이룩했다. 또한 올해 1200대의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FMK가 판매하는 페라리도 2배 이상 신장했다.


효성과 FMK가 만나면서 매출액도 7000억을 넘어섰다. 이 같은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8000억원을 넘으면서 코오롱에 전혀 뒤지지 않게 된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효성의 FMK인수로 수입차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효성이 코오롱의 수입차 업계의 왕좌를 대결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수입차 시장이 완전 개방된 지난 1988년부터 BMW를 수입하는 코오롱상사, 아우디와 폭스바겐을 들여오는 효성물산으로 시장에 뛰어 들어 지금까지 경쟁구도를 이어오고 있다.


외연 확대 집중

수입차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코오롱과 효성 모두 외연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수입차 딜러 사업과 함께 BPS 및 모터바이크 사업을 확장했다. 장기 렌탈 및 리스 사업과 연계해 중고 수입차 물량을 확보하고 애프터서비스부문의 역량과 결합해 품질이 보증되는 중고 수입차와 BMW의 모터라드사업사업 진출을 통해 시너지를 낼 것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BMW의 주력모델인 BMW 3·5·7 시리즈 신차 출시와 BPS 사업 확대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효성이 수입차 딜러 산업을 확장해 나가는 것은 두고 효성의 주력 업종인 ‘섬유·소재’ 사업이 자동차 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수입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효성은 타이어 소재인 타이어코드와 에어백·안전벨트 소재 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효성이 생산하는 탄소섬유와 폴리케톤은 완성차 업계에서 주목하는 자동차 신소재로 꼽힌다.


코오롱 역시 그룹의 주력 업종인 섬유·소재 사업과 자동차 산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안전벨트·에어백 등의 코오롱 제품이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수입차를 사랑한 재벌家


국내 수입차 딜러 시장은 코오롱과 효성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코오롱과 효성을 포함해 ‘GS(센트럴모터스-도요타)’, ‘LS(베스트도요타-도요타)’, ‘KCC(KCC오토그룹-벤츠·재규어랜드로버·포르쉐)’, ‘아주(아주모터스-볼보)’, ‘참존(참존오토모티브-벤틀리)’, ‘극동유화(선인자동차-포드·링컨, 고진모터스-아우디)’, ‘교학사(교학모터스-벤츠)’ 등 20여 곳에 이른다.


수입차 수입이 개방된 1988년부터 한진·두산·금호·동부·삼환·SK 등 굴지의 대기업이 직접 뛰어들었지만 1997년 외환위기를 전후로 대부분이 철수하고 이들 위주로 재편됐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딜러사는 안정적으로 매출과 이익을 내면서 꾸준히 현금을 창출할 수 있고 고급 브랜드를 운영한다는 이미지까지 얻을 수 있어, 대기업 그룹의 3세를 위주로 앞 다퉈 딜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효성의 폭발적 성장으로 인해 코오롱과의 경쟁이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며 “잠재력이 풍부한 수입차 시장에서 효성의 가치는 앞으로 더욱 크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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