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난항’ 예고‥이재용 부회장 경영승계 직격탄?

조경희 / 기사승인 : 2015-06-05 12: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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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체제에 맞춘 무리한 합병...엘리엇 향후 행보는?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시나리오가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어쏘시어츠 엘.피.(Elliott Associates, L.P, 이하 엘리엇)을 만나면서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여진다.


는 4일 ‘경영 참가 목적’으로 삼성물산 지분 7.12%(1112만5927주)를 주당 6만3500원에 장내 매수해 보유 중이라고 공시했다.


이미 삼성물산 지분 4.95%를 보유하고 있었고 3일 2.17%를 추가 확보해 지분을 늘렸다. 매입금액으로 환산하면 총 7064억9636만4500원이다.


이날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은 삼성물산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했을 뿐 아니라 합병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아 삼성물산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고 믿는다”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반대했다.


엘리엇은 약 29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 중 하나로, 미국 월가의 억만장자인 폴 싱어가 1977년 설립했다. 특히 엘리엇은 주주가치 제고를 앞세워 경영참여 요구는 물론 투자 기업과 국가를 상대로 소송까지 불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엘리엇은 2000년 초반 이후 아르헨티나 국고채에 투자했다가 회수가 어려워지자, 지난해 현지 정부를 상대로 다른 펀드와 함께 투자금 15억달러의 전액 상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또 2002년에는 삼성전자가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을 규정한 정관 규정을 삭제하는 것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가 대법원까지 가서 패소한 경험도 가지고 있어 이번에도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주주가치 저평가


삼성물산 주주가 공개적으로 두 회사의 합병 비율인 1(제일모직):0.35(삼성물산)가 불공정하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합병 회사가 신수종 사업을 하겠다는 것 이외에 주주 가치가 어떻게 올라가는지에 대해 설명이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한마디로 이번 합병에 대해 삼성물산이 저평가 받았다는 것이다.


삼성측에서는 여전히 합병을 긍적적으로 보고 있다. 일부 소수의견일 수 있지만 지극히 일부라는 것이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팀장은 지난 3일 수요 사장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시장에서 일부 부정적으로 보는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이 있을 수 있지만, 다수의 의견은 아니다"면서 "부정적인 소수의 의견을 전체 의견으로 보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여전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일부 주주의 반대만으로 무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날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움직임으로 인해 외국인 주주들이 세력을 규합한다면 사태는 심각해질 수 있다.


특히 삼성물산은 오너와 그룹 계열사가 가진 전체 지분을 합쳐도 13.57%에 불과하다.


삼성물산의 주주는 이건희 회장 1.37%(220만6110주), 삼성SDI 7.18%(1154만7819주), 삼성화재 4.65%(747만6102주), 삼성생명 0.15%(24만7464주), 삼성복지재단 0.14%(23만1217주), 삼성문화재단 0.08%(12만3072주) 등으로 구성됐다.


외국인 비중 높은 삼성물산, 합병 취소 가능성은?


삼성물산 주식 중 외국인의 비중이 32.11%(5016만4918주), 국민연금공단도 9.98%(1558만8592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보유분에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가진 주식까지 합치면 무려 50%에 육박한다.


삼성물산 보통주 지분의 17%만 움직여도 1조5000억원 이상의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되면서 합병이 취소될 수 있다.


특히 외인들 중에는 네덜란드 연기금을 포함해 다른 외국인 투자자들도 합병 비율에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물산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췄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삼성물산이 최근 건설 경기가 살아나고 있음에도 아파트 분양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이에 일각에서는 제일모직 합병을 위한 ‘주가 누르기’가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외인들은 삼성물산 우선주의 상당량을 보유한 한 미국계 헤지펀드도 삼성물산에 우선주주들만의 별도 주총 개최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겪기도 했다.


무리한 합병 vs 외인 먹튀?


이에 따라 이번 합병안에 대해 여러 가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주주총회 전에 최대한 주가를 끌어올린 뒤 주식을 팔고 나가는 ‘먹튀’가 가능하다는 것. 또 한편으로는 삼성이 합병을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만 맞추다가 화를 좌초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삼성가 승계 시나리오의 향후 행보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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