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승계 마무리 수순 밟나?

황병준 기자 / 기사승인 : 2015-05-19 09:5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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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공익재단 이사장 승진…‘합법적 비밀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국내 대기업 재벌 오너가를 중심으로 ‘공익재단’에 큰 공을 기울이고 있다. 비영리공익재단은 말 그대로 영리를 추구하지 않고 기업의 투자로 사회공헌활동 등 공공의 이득을 추구하는 집단을 뜻한다. 기업의 공익재단은 사회공헌활동 이외에도 기업의 브랜드 마케팅 등 이미지제고에도 큰 힘을 보탤 수 있어 대기업들의 관심이 높다.


하지만 이러한 공익재단이 사회공헌활동의 역할만은 하는 것은 아니다. 바로 기업의 비밀곳간 노릇에서부터 재벌 자녀의 경영승계에도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오너들이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는 창구 역할과 함께 세금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러한 공익재단이 재벌가의 경영승계를 점칠 수 있는 바로 미터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재벌 오너가의 공익재단을 살펴봤다.


지난 1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의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1년째 입원중인 가운데 뒤를 이어 이사장직을 이어 받은 것이다.


삼성그룹은 이날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오는 30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건희 이사장의 후임으로 이재용 부회장을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문화재단 역시 신임 이사장으로 이재용 부회장을 선임했다. 이 회장의 임기가 내년 8월27로 1년 이상 남아있지만 이 회장의 건강상태를 고려해볼 때 업무활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후임 이사장을 선임했다.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측은 “이사장 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이 부회장을 신임 선임했다” 며 “(이 부회장이) 재단의 설립 취지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어 삼성그룹의 경영철학과 사회공헌 의지를 계승,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공익재단의 숨은 뜻


재계에서는 이번 이재용 이사장 선임이 삼성그룹의 경영승계의 시작으로 바라보고 있다. 공익재단 이사장은 그룹의 경영승계의 초점이 맞춰지는 상징적인 포석이란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비영리재단 이사장 선임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면서 “주요 계열사가 아닌 비영리재단의 이사장직으로 먼저 선임한 후 여론의 추이를 살펴가면서 공식적인 승계절차를 밟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지난 1982년 사회복지법인 동방사회복지재단으로 설립된 뒤 1991년 현재의 재단명으로 바뀌었다. 저소득층 가정을 위한 보육사업과 삼성서울병원, 삼성노블카운티를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지난해 말 기준 유동자산만 9753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3278억원의 투자자산까지 합치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만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지배구조 핵심 역할 ‘톡톡’…재단 보면 경영승계 보인다
상속 증여세 각종 혜택 ‘난무’…지배력 강화 수단 활용


특이한 점은 지난해 4145억원이었던 유동자산이 두 배 넘게 증가한데 있다. 이는 지난해 7월 삼성생명 지분 500만주를 2650억원에 매각한데 따른 것이다. 이건희 회장과 제일모직 등 특수관계인 지분만 40%가 넘는 삼성생명의 주식을 더 이상 공익재단이 갖고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삼성측은 삼성서울병원의 결손금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삼성서울병원의 순자산총액은 9314억원에 달하고 매출액도 1조879억원으로 전년비대비 7.7%늘어나고 있어 설득력은 떨어진다.


일각에서는 공익재단으로 들어간 자금은 재벌가의 후계승계에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사용되어 진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공익재단이 그룹의 후계승계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실탄(자금)으로 사용된다”며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되는 시기에 맞춰 불용자산을 매각했다는 점을 보면 지배구조 개편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익 재단에 출연한 주식에 대해서는 증여세나 상속세를 매기지 않고 있다. 실제로 재단의 고유 목적 사업에 사용되지 않고 있는 경우에 한해 과세를 메기고 있어 지분 승계의 하나의 방편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1조 넘는 공익재단


삼성문화재단은 지난 1965년 삼성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이 설립했다. 삼성미술관 리움, 플라토, 호암미술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상당한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작가 지원과 한국문화를 해외에 알리는 등 다양한 문화예술 공헌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문화재단은 지난해 말 기준 유동자산은 640억원에 불과하지만 삼성생명 지분 936만주(4.68%), 제일모직 지분 110만주(0.81%), 삼성화재지분 145만주(3.06%), 삼성SDI 지분 40만 주(0.58%)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지분의 시가는 1조6000억원이 넘는다. 여기에 지난해 132억5000만원의 배당금도 지급됐다.


또한 최근 이건희 회장이 교육부에 헌납한 국내 최대 규모의 비영리 장학재간인 삼성꿈장학재단에 대해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2002년 삼성그룹의 ‘삼성이건희장학재단’으로 출발한 이후 13년 만에 첫 조사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삼성그룹이 지난 2006년 재단에 출연한 삼성에버랜드 지분 4.12%를 포함 삼성SDS 등 상당한 규모에 달하는 삼성그룹 계열사 주식과 변동 상황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맡은 두 자리는 삼성그룹 대외활동과 사회공헌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 재단으로 볼 수 있다”며 “사실상 그룹 승계가 이뤄졌다는 상징적인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의 공익재단은 합법적인 그룹의 비밀금고 역할을 하면서 경영승계에 한 방편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삼성의 공익재단을 통해 직 간접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승계에 우군으로 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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