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인 시장 예상…누가 살아남을까

▲ (위)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라이벌(rival). 라이벌이란 같은 목적을 가졌거나 같은 분야에서 일하면서 이기거나 앞서려고 서로 겨루는 ‘맞수’를 뜻한다. 정치, 스포츠, 경제, 문화, 국가 등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활동하는 모든 분야에 라이벌 간의 피할 수 없는 숙명적인 대결들이 존재한다. 경제활동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기업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활발한 경제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마다 라이벌이 존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업종마다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총성 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의 라이벌 열전을 기획했으며 열네 번째로 바이오시밀러업계에 맞수로 떠오르고 있는 ‘셀트리온 VS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라이벌 열전을 살펴봤다.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본떠 만든 복제약
셀트리온, 국내 제일 바이오시밀러 개발사


제약산업 분석 전문회사인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2013년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1650억달러(178조)로 집계됐다. 이어 2020년 시장 규모는 2910억달러(315조)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바이오시밀러란?


바이오의약품 중 세계 바이오시밀러(bio-similar)시장은 2013년 12억달러(1조 3000억원)로 집계됐으며 2019년에는 240억달러(26조원)로 20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어 지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기간이 끝난 뒤 이를 본떠 만든 비슷한 효능의 복제약을 말한다.


화학물질로 만든 합성신약(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기간이 만료되면 출시되는 복제약을 제네릭(Generic)이라고 하는데 이 중에서도 단백질 또는 호르몬 복제약을 가리킨다.


단백질 복제약 같은 동물세포에서 추출한 DNA로 만들더라도 제조환경에 따라 단백질 구조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어 비슷하다는 의미의 바이오시밀러 또는 바이오제네릭이라 부른다.


오리지널 의약품과 다른 방식으로 비슷한 성문 및 함량 등을 유지하여 만들기 때문에 오리지널 의약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바이오시밀러를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안정성, 효능 등에서 임상적으로 차이가 없는 제품으로 정의한다.


▲ 사진제공 뉴시스
지난 2010년을 기점으로 의약품 시장에서 특허권을 가진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제약업체들의 단백질 의약품의 특허가 끝나는 제품이 많아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되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줄곧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온 미국 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미국 식품의약국)는 지난달 6일 산도스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작시오’를 공식적인 첫 바이오시밀러로 승인했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산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개발사로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손꼽히고 있다.


명실상부한 기업


먼저 셀트리온에 대해 살펴보자면 셀트리온은 명실상부한 국내 제일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라 할 수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2002년에 설립되어 지난 2009년 바이오시밀러 사업체 진출했다.


NH투자증권 이승호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인천 송도에 CAPA(생산능력-Capacity의 약자) 5만리터 규모 1공장 및 CAPA 9만리터 규모의 2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론자(Lonza),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의 규모이다. 또한 지난달 11일 충북 청주시 오창산업단지에 연면적 3만8440m²(약 1만1628평) 규모의 오창공장을 준공하면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현재 호스피라(Hospira), 니폰가야쿠(Nippon Kayaku), 올리메드(OliMed), 페리고(Perrigo), 아스펜(Aspen), 히크마(Hikma) 등 세계 17개 제약회사와 120개국에 대한 바이오시밀러 마케팅 및 유통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2월 5일 글로벌 제약회사 화이자가 미국의 바이오시밀러 제조업체인 호스피라를 인수한다고 밝히면서 화이자의 영업력을 활용한 셀트리온의 램시마 매출 확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판매 돌입


셀트리온은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업체이자 소비재 제조업체인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사의 레미케이드(Remicade, 관절염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복제약) 램시마에 대한 개발을 완료하고 지난 2012년 7월 국내, 이듬해 8월 유럽, 지난해 1월 캐나다에 이어 7월에는 일본 등 총 54개국에서 램시마에 대한 허가를 취득했다.


아울러 지난해 8월, 미국에서 렘시마에 대한 허가 신청을 완료하였고 올해 하반기에 허가를 취득할 것으로 예상되어지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램시마에 대한 약가를 취득해 일본 시장에서 램시마를 본격적으로 출시했으며 지난 2월 레미케이드 유럽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유럽 12개국에서 램시마 판매에 돌입했다. 판매국 중에는 유럽 빅5로 불리는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이 포함돼 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 뿐만 아니라 허셉틴(유방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에 대한 개발을 완료하고 지난해 1월 국내 허가를 취득하였으며 올해 유럽에서 허쥬마에 대한 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카카오’ 누르고 코스닥 ‘대장주’ 등극
삼성그룹 역시 신수종사업 지목…역량집중


시가총액 1위 탈환


이와 같이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성공과 신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다음카카오를 누르고 코스닥 시가총액 1위(20일 기준 9조 2268억원)를 기록하며 대장주로 군림하고 있다.


유럽에서 램시마의 판매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1월 28일 셀트리온의 주가는 396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그러나 지난 14일 장중 한때 974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셀트리온은 그동안 회사의 회계에 대한 의구심부터 공매도 세력 개입설 등 각종 의혹에 시달리며 논란이 지속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연초부터 유럽에 램시마를 판매하며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개발업체로서 인정받자 주가 역시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모양새다.


셀트리온의 지난해 매출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4710억원을 달성했으며 영업이익 2014억원, 당기순이익 117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매출 108.2%(2262억원), 영업이익 101.8%(2014억원), 당기순이익 14.6%(998억원)가 늘어난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 더욱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안타증권 고윤기 대리는 올해 셀트리온의 매출을 5050억원, 영업이익 2440억원, 당기순이익 1960억원으로 전망했다.


연구개발‥‘삼성바이오에피스’


한편, 삼성그룹도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신수종사업으로 지목하면서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 바이오의약품 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달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바이오시밀러 생산 및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신청한 바이오시밀러는 ‘SB4’로 화이자 제약의 관절염 치료체 ‘엔브럴’의 복제약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식약처의 허가가 승인되는 즉시 바이오시밀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식약처 허가절차가 통상 1년~1년 2개월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 중 허가 여부가 결정돼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내뿐 아니라 셀트리온과 같이 유럽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12월 유럽의약국(EMA)에 판매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지난달 13일에는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SB2’를 유럽의약국에 판매 허가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에서 2개의 바이오시밀러 판매 허가를 신청하게 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SB2와 오리지널 약의 효능 및 안전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전 세계 11개 국가에서 동시에 임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효능 및 안전성 측면에서 동등한 수준임이 나타났다.


엔브럴 바이오시밀러 SB4와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SB2 이외에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후속제품으로 현재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SB3(허셉틴 바이오시밀러)’, ‘SB5(휴미라 바이오시밀러-관절염척추염 치료제)’, ‘SB9(란투스 바이오시밀러-인슐린 글라진)’가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영업수익 76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74.8%(437억원)가 늘어났다. 당기순손실 역시 2013년 782억원에서 235억원으로 차츰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생산담당‥‘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그룹이 바이오의약품을 신수종사업으로 내세우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상업화를 위해 지난 2012년 합작 형태로 설립됐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분 90.3%를 보유하고 있어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전문성 확보를 위해 삼성그룹은 바이오시밀러 생산과 개발 부문을 따로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연구 및 개발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맡고 있으며 생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담당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2년 인천 송도에 34억원을 투자해 3만리터 규모의 공장을 준공했다. 더불어 올해는 완공을 목표로 15만리터 규모의 생산시설을 추가로 건설 중에 있다. 두 번째 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3번째 규모의 공장을 보유하게 된다.


▲ 사진제공 뉴시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다국적제약사에 바이오의약품 시제품을 공급하면서 매출을 올렸는데 ‘브리스톨마이어스퀴브’와 ‘로슈’ 등과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 현재까지 체결한 위탁생산 계약만으로도 18만리터의 공장을 모두 가동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제 2공장이 준공되고 미국 FDA로부터 제조품질관리기준 승인을 받으면 본격적으로 다국적제약사의 바이오의약품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 290억원을 달성했다. 2013년 매출 4350만원에 비하면 700배 가량 상승한 것이다. 사실상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이 발생한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최대주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구성은 삼성전자와 제일모직이 각각 45.6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물산이 5.75%를 소유하고 있다.


이처럼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및 로직스는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바이오의약품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관련업계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2020년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바이오의약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도해 나가며 주도하는 현재 모습은 앞으로 시장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기대하기에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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