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투자 늘리고 영업조직 재정비

[스페셜경제=이하림 기자]중국의 추격으로 적자 늪에 빠진 태광산업이 올해 그간 소홀했던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영업조직도 재정비하는 등 사업구조 개편과 체질 개선이 본격화하고 있다. 보수적인 조직문화를 혁신하고 신규사업 등으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임직원들이 신사업이나 혁신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사내 게시판도 만들었다.


200억원 영업적자 사업계획
합성수지 원료인 테레프탈산(TPA) 아크릴로니트릴(AN) 등 석유화학과 나일론, 스판덱스 등 섬유가 주력 분야인 태광산업은 지난 2012년부터 비상등이 켜졌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 경쟁사의 급성장 때문이다. 이로 인해 태광산업은 11년 만에 사업부진으로 인한 첫 영업적자를 내게 됐다.
이에 따라 태광산업은 이호진 전 회장의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심재혁 부회장을 구원투수로 투입했다. AN 등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2013년 반짝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 경영실적은 다시 적자전환하면서 오래가지 못했다.
태광산업이 창사 65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200억원의 영업적자를 사업계획으로 잡은 것은 기존 범용제품으로는 적자 탈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경쟁사들이 수출시장까지 잠식하고 있어 기존 범용제품만으로는 생존도 어려운 처지가 됐다”고 전했다.
사업구조·체질개선…프리미엄 비중 확대
먼저 태광산업은 체질 개선에 나섰다. 심 부회장과 최중재 사장 등 최고경영진은 3, 4년 전까지 적당히 영업해도 회사가 이익을 내다보니 무사안일과 느슨함에 익숙해진 직원들의 업무 태도와 관행부터 바꿔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자유롭게 사업 아이디어, 혁신 아이디어를 올릴 수 있는 사내 게시판을 만들었다. 보수적인 문화의 태광산업의 이 같은 조치는 파격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말에는 영업조직도 개편했다. 과거 영업1팀에서 나일론, 스판덱스 등 섬유제품을 모두 취급했던 것을 나일론팀, 스판덱스팀 등 품목 중심으로 영업조직을 전문화했다.
이와 함께 R&D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태광산업은 R&D에 전년보다 두 배 늘어난 2억3500만원을 지출했다. 올해도 R&D 투자를 두 배 이상 늘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산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어 R&D에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가구 기저귀 등으의 접착제로 쓰이는 친환경 섬유인 저융점섬유(LMF) 양산을 시작하는 등 신규사업도 확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범용이 아닌 프리미엄급 제품만을 양산하는 첫 시도였다”며 “올해부터는 기존 범용제품도 프리미엄 중심으로 바꿔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