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TOP3’ 목표…‘선의 경쟁’

▲ 금호타이어와 한국타이어(각각 홈페이지)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라이벌(rival). 라이벌이란 같은 목적을 가졌거나 같은 분야에서 일하면서 이기거나 앞서려고 서로 겨루는 ‘맞수’를 뜻한다. 정치, 스포츠, 경제, 문화, 국가 등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활동하는 모든 분야에 라이벌 간의 피할 수 없는 숙명적인 대결들이 존재한다. 경제활동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기업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활발한 경제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마다 라이벌이 존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업종마다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총성 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의 라이벌 열전을 기획했으며 열두 번째로 타이어업계의 맞수, ‘한국타이어 VS 금호타이어’의 라이벌 열전을 살펴봤다.


전 세계 타이어 기업 순위‥각각 7위, 13위
경기침체와 치열한 경쟁…업계, ‘실적’ 선방


타이어(tire). 타이어란 무엇인가? 쉽게 말해 타이어는 차량 등의 바퀴 바깥 둘레에 끼워져 있는 고무를 말한다.


타이어의 정의와 유래


타이어는 차량의 가장 중요한 부품 중 하나로 차량의 승차감과 연비에 큰 영향을 끼치며 점검 및 정비를 소홀히 하게 되면 자칫 목숨까지 잃을 수 있어 일상생활에서 필수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부품이다.


고무로 된 타이어가 처음으로 사용된 것은 1848년 영국의 R.W. 톰슨이 증기 자동차용으로 통고무를 쇠바퀴에 붙인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이후 1888년 영국의 수의사 윌리엄 던롭은 자기가 타고 다니던 쇠바퀴 자전거에 고무를 입히고 그 속에 공기를 집어넣으며 지금의 타이어 형태를 만들어 냈다.


이어 1903년 미국의 ‘찰스 굿이어 주니어(Charles Goodyear Jr)’는 당시 고무바퀴에 이름을 붙이려고 고민하던 중 자신의 딸이 “자동차에서 가장 피로(tire)를 느끼는 부품은 아마도 바퀴인 것 같아요”라고 말한 것에 힌트를 얻어 지금의 타이어라는 이름을 붙였다.


1931년에는 미국 듀퐁사가 합성 고무의 공업화에 성공하면서 천연고무에 의존하던 타이어업계는 질과 양에서 일대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타이어업계는 이를 계기로 지속적인 투자와 개발을 거듭해 지난 2013년 기준 전 세계 타이어 시장은 1870억 달러(206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국내 타이어업계의 맞수


미국의 타이어 전문지 <타이어 비즈니스>는 지난해 9월 2013년 글로벌 타이어 기업 순위를 발표했는데 여기에 국내 타이어업계 라이벌인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각각 7위와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국내 타이어업계의 맞수기업으로 오랜 기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왔다.


먼저 한국타이어에 대해 살펴보자면 한국타이어는 1941년 ‘조선다이야공업’으로 시작한 국내 최초 타이어 전문기업으로 현재 대한민국 타이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잠정실적 매출액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6조 6808억원, 영업이익 1조 0316억원, 당기순이익 69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 5.5%(7조 692억원), 당기순이익 4.9%(7350억원)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타이어의 대항마로 꼽히는 금호타이어는 지난 2009년 모기업의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에 돌입했지만 한국타이어를 위협할만한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발판으로 지난해 12월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잠정실적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3조 4365억원, 영업이익 3585억원, 당기순이익 1316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은 7.1%(3조 6985억원)가 하락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6%(3459억원), 30.4%(1009억원)가 상승한 수치다.


특히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 돌입 직후인 지난 2010년 부채비율이 858%에서 지난해 3분기 149%까지 낮아졌으며 신용평가등급도 ‘BBB-’에서 ‘BBB’로 상향 조정됐다.


이처럼 이들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세계적인 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다소 하락했지만 수익성은 크게 감소하지 않은 실정이다. 업계에서도 양사 모두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마케팅 총력


이와 관련해 이들은 글로벌 경쟁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수익성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유럽시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오는 2016년까지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DTM)’에 사용되는 모든 타이어를 독점으로 공급한다.


DTM은 자동차 강국 독일에서 수십만 명의 관람객과 전 세계 175개국에 중계되는 대회로 경제효과로 따지면 4000억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한국타이어는 ‘스웨덴 TTA 레이싱 엘리트 리그’, ‘포뮬러 3 유로 시리즈’, ‘뉘르브르크링 24시’ 등에도 타이어를 공급을 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중국시장을 공략하는 모양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중국투어링카챔피언십(CTCC)’의 공식타이어로 지정됐다. CTCC는 중국 CCTV에서 매회 단독으로 방송하는 대회이며 경기당 1만여명 이상의 관람객이 참여하는 중국내 최대 규모의 모터스포츠 행사다.


이 대회에는 북경현대, 동풍열달기아, 상해GM, 혼다, 동풍푸조, 광기도요타, 상해폭스바겐 등 중국 자동차 시장의 대표 브랜드들이 참가함에 따라 금호타이어에 대한 중국내 인지도는 상당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이 대회로 인해 경기당 100억원 이상의 홍보효과를 얻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수익성과 브랜드 높이기 위해 마케팅 중점
‘악재’ 골머리 앓아…업계 안타까움 자아내


지금은 스포츠 마케팅 시대


더불어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국내외 스포츠 마케팅에도 부쩍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2년부터 올 시즌까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리그 공식 파트너로 활동하며 유럽에서의 대중적 인지도를 쌓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 3대 모터스포츠 대회로 꼽히는 ‘월드랠리챔피언십(WRC)’ 공식 타이어 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WRC는 포뮬러 원(F1)과 나스카(NASCA)와 함께 세계 3대 모터스포츠로 불리 우며 비포장도로는 물론 눈길과 빙판길까지 극한의 노면 조건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가장 어렵고 도전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에 올해부터 2017년까지 전 세계 6개국에서 개최되는 최대 규모의 내구레이스인 ‘24시 시리즈(24H Series)’의 타이틀 스폰서와 타이어를 독점으로 공급한다. 24시 시리즈는 전 세계 6개국(네덜란드, 이태리, 체코, 프랑스, 두바이, 스페인)에서 개최되며 포르쉐, 페라리,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 기업이 참가하는 내구레이스 시리즈다.


▲ '24시 시리즈(24H Series)' 타이틀 스폰서와 타이어를 독점 공급하는 한국타이어(한국타이어 홈페이지)
금호타이어는 일찍부터 해외에서 활발하게 스포츠 마케팅을 펼쳐왔다. 지난 2007년부터 4년간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식 플래티넘 스폰서를 맡은 바 있다.


최근엔 분데스리가 ‘FC살케’와 2017년까지 스폰서로 활동하는 공식 후원 계약을 맺었으며 또한 프리메라리가의 17개의 팀 구장에 ‘A-보드’ 광고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2010년부터는 미국 프로농구(NBA)팀 ‘LA레이커스’와 ‘마이애미 히트’를 후원 중에 있고 최근 NBA 올스타전 공식 광고 스폰서로 나서기도 했다.


▲ 독일 분데스리가 FC살케 04 홈구장 광고(금호타이어 홈페이지)
금호타이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부터 ‘기아 타이거스’의 서브 스폰서를 맡고 있으며 한국프로골프(KLPGA)의 장하나 선수와 후원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내 스포츠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한 단계 높은 도약을 하기 위해 해외공장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량 공급 확대 방안


한국타이어는 현재 3개국에서 타이어 생산 공장 증설을 진행 중에 있으며 올해 안으로 증설을 마무리 할 것으로 알려졌다. 증설 중인 중국 중경 공장과 인도네시아 공장은 증설이 완료되면 각각 180만개와 1200만개의 타이어 생산 물량이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2263억원을 투자한 헝가리 공장은 증설 완료시 연간 1800만개의 생산이 가능해지며, 이들 공장 모두 증설이 완공될 경우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연산 능력은 1억 2000만개로 확대된다.


금호타이어는 중국 남경 공장 이전을 확정지었다. 내년까지 단계별 이전을 실시하며 이전 위치는 기존 공장 부지에서 대략 30km 떨어진 남경시 포구 경제개발 구역으로 이전이 완료되면 연산 생산 능력은 기존의 1250만개로 유지되지만 공장 일원화로 인한 생산 효율성 증대 효과로 수익성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더불어 금호타이어는 미국 조지아에 4650억원을 투입해 연간 생산량 400만개 규모의 공장을 세우고 있다. 완공 시점은 내년 초로 예정돼 있으며 공사가 마무리되면 이 공장에서 승용차용 타이어와 소형 트럭용 타이어를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치열한 글로벌 타이어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마케팅과 물량 공급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의 시름?


이러한 가운데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각각의 악재에 시달리고 있어 관련업계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취업준비생들과 신입사원들의 기피 대상 1순위 기업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금호타이어는 노사 갈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하반기 공개채용으로 선발한 115명의 신입사원 중 50여 명이 신입사원 교육에 불참하면서 관련업계의 큰 타격을 안겼다. 이는 최종 선발한 신입사원 중 40%가 넘는 인원이 입사를 포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조현범 사장은 “낮은 기업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라”며 대책마련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부터 노사 갈등이 지속됐다. 사측과 노조는 임금협상과 도급화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어왔고 양측은 각각 공장폐쇄와 전면파업이라는 카드를 꺼내들며 정면 대치해 왔다.


현재 금호타이어 노사갈등은 임금인상과 도급화 철회로 일단락 됐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또한 노사갈등으로 인해 회사의 이미지는 크게 훼손됐으며 사측과 노조는 서로 깊은 상처로 남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처럼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신입사원들의 기피와 노사갈등이라는 악재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어 업계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세계시장에서 글로벌 'TOP3'안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끊임없이 마케팅과 기술개발, 물량공급 확대 등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어 이들의 앞날은 한층 밝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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