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미희 기자]값싼 중국산 곰 인형은 오로지 가격 경쟁력만 있을 뿐 그것을 꼭 사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인형이라면 훨씬 더 매력적이다.

1980년대 초 미국에서 만들어진 양배추 인형은 구매자가 인형을 ‘입양’한다는 스토리를 입힘으로써 큰 인기를 끌었다. 스토리를 입힌 인형보다 한 발 더 나아간 차별화는 무엇이 있을까? 단순히 곰 인형을 파는 것이 아니라 직접 인형 안에 솜을 집어넣고 자신이 원하는 옷을 골라 입혀 만든다면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다.


이렇게 성공한 모델이 바로 빌드어베어(Build-a-Bear)이다. 그러나 여기가 끝일까? 아니다.

소비자가 열광하는 브랜드와 제품, 서비스가 되고 싶은가? 모두 레드오션의 치열한 경쟁과 장기불황, 저성장시대, 소비자의 외면을 걱정할 때 탄탄대로를 걷는 브랜드와 기업이 있다.

우리가 세계 최고 브랜드라고 인정하는 나이키, 코카콜라, 디즈니, 해리포터 시리즈 등은 도대체 어떤 전략으로 소비자를 사로잡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냈을까? 가격? 스토리텔링? 잊을 수 없는 고객 경험? 해답은 이 책, ‘스토리스케이핑’에 있다.


단순한 스토리텔링만으로 어렵나?


광고와 홍보 중심의 마케팅 시대는 끝이 났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SNS가 일상화되어버린 요즘에는 일방적 광고와 홍보만으로 브랜드와 제품의 매력을 알리기에는 불충분하며 비효율적이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브랜드가 만들어놓은 광고를 멍청하게 보고 있다가 ‘그래, 저 물건 사야겠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언어와 시각 이미지 중심의 스토리텔링은 광고와 홍보에 적합한 도구이다. 하지만 SNS와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자신의 ‘소비 경험’을 공유하는 요즘의 소비자들에게는 그 이상의 뭔가를 안겨줄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 스토리 전략이 필요하다.

브랜드는 스토리텔링과 시스템 사고를 접목하여 강력한 스토리 시스템을 구축하여 브랜드가 고객 세계의 일부가 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즉 고객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데 머물지 말고 브랜드가 만들어놓은 이야기 속에서 고객이 주인공이 되어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사람들은 소비라는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돋보이는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스토리텔링을 넘다


스토리스케이핑(storyscaping: 이 단어는 신조어이므로 사전에서 찾으려고 애쓰지 마라)은 스토리와 경험, 가치를 토대로 브랜드와 소비자를 하나로 묶어준다. 즉 브랜드가 사람들의 스토리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사람들이 브랜드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도록 돕는다.

우리가 세계 최고의 브랜드라고 일컫는 나이키, 코카콜라, 디즈니, 해리포터 시리즈, 아메리칸 걸 등은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고 유일무이한 ‘신세계’를 창조해냈다. 최고의 경험과 스토리를 선사하지 못하는 기업과 브랜드, 제품은 머지않아 도태되고 말 것이다.


스토리텔링 VS. 스토리스케이핑


기업과 브랜드는 자신의 상품과 서비스에 스토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 그래서 막대한 돈을 들여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포장하며 그것을 광고와 홍보 채널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달한다. 전형적인 스토리텔링의 전략이다.

이런 스토리텔링은 소비자에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다. 스토리텔링은 일방적 메시지 전달에 의존하며, 평면적이고, 고객과의 단순한 접점을 찾으며, TV나 신문 같은 매스미디어에 치중되어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스토리스케이핑 전략은 입체적이며, SNS를 통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며, 고객이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하며, 그들과 깊은 애착관계를 형성한다.

결국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주인공이 되는 능동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스토리텔링은 그런 몰입 경험을 창출하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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