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억 株테크 논란‥“오너 2세의 기막힌 승부수”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대상그룹 임세령 상무가 영화배우 이정재씨와의 열애설로 시끌벅적한 가운데 임상민 상무 또한 내부거래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노렸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월 2일 대상홀딩스는 임창욱 회장의 차녀인 임상민 상무가 자사주 60만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임 상무는 대상홀딩스 지분 35.8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당시 임상민 상무를 두고 ‘신의 손’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임 상무가 장내매도 한 대상홀딩스 주가는 종가 기준 2만2000원으로 132억원 규모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 최대주주인 임 상무가 대량 주식을 매도하면서 주가가 오를 대로 오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대상홀딩스 지주사 체제 전환 후 주가가 4000원 수준이었으나 당시 2만3000원까지 오르는 등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기 때문. 이에 따라 임 상무가 내부정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노렸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룹 내 유력 후계자 거론‥초록마을 지배구조 강화
임세령 상무 열애 속 대상그룹 경영권 변화 구도는


대주주를 비롯한 오너 일가의 지분 변동은 큰 관심사 중 하나다. 주가가 저평가돼 있을 때 임원을 비롯한 오너 일가들은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이유로 주식을 매입한다. 주가부양책 중 하나다. 또 상대적으로 주가가 저평가됐을 때 주식을 매입, 경영권 승계를 위해 주식을 모으기도 한다.

하지만 오너 일가가 주식을 매각할 경우는 다르다. 지배구조 상 변동이 있거나 혹은 매각금액을 통해 타 계열사에 출자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주식 시장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0월 2일 대상그룹 임상민 상무의 대상홀딩스 지분 매각도 비슷한 경우다. 임상민 상무는 대상홀딩스 지분 36.71%(13,292,630주)를 보유한 대주주다. 하지만 60만주 매도를 통해 지분이 35.80%로 낮아졌다.

대신 약 120억원~130억원의 시세차익금액을 손에 넣은 임상민 상무는 <본지>에서 지난해 12월 8일 친환경 프랜차이즈 ‘초록마을’ 두고 임세령‧임상민, ‘은밀한 경쟁’ <왜>로 보도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장녀 임세령 상무와 차녀 임상민 상무의 지분변동이 본격화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었다.


▲대상홀딩스 최대주주 등 주식소유현황(2014.10.02. 주식변동보고서 기준)

막대한 시세차익 <왜>


하지만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둔 것과 관련 임상민 상무가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내부 정보를 알고 있었느냐가 촉각이 되고 있다.

고점을 기록한 9월 29일과 최근 종가 기준으로 저점을 기록한 지난달 1일 사이에 주가는 무려 34.6%가 빠졌다. 최근 대상홀딩스의 주가는 다시 상승하고 있는데 급하락으로 인한 단기적인 반등으로 보인다.

현재 대상홀딩스 주가는 1월9일 기준 1만7400원이다. 지난해 9월 30일 기준 2만2000원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는 고점 대비(9월 29일) 25.4%가 하락한 수치이다.증권가에서 이 정도의 시세차익은 사실상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당시 임상민 상무를 두고 ‘신의 손’이라는 평가가 나온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다.

임 상무는 3분기 끝나고 4분기가 시작하는 시점에서 지분을 매각했다. 이에 임 상무가 대상홀딩스 주식을 대량 매도하기에 앞서 대상홀딩스의 3분기 실적을 미리 보고받고 매각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상홀딩스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지난 9월 30일이 3분기 실적이 집계가 되고 10월 1일은 휴일이었다. 단 며칠 만에 아무리 최대주주라고 해도 이 실적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임 상무는 2009년 11월 대상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대상홀딩스 지분 60만주를 장외에서 매수했는데 단기 시세차익을 노렸다고 보기에는 임 상무가 그간 성실히 업무를 수행해와 이를 입증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임 상무 지분확보 어떻게?


임상민 상무는 대상그룹 내 유력한 승계 후보다. 언니인 임세령 상무가 대상그룹에서 식품크리에이티브 디렉터(상무)로 자리 잡고 있지만 이 또한 2009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혼 후 그룹 내에서 자리를 잡은 것이어서 임상민 상무와는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상민 상무는 지난 2005년 계열사 지분 구조조정 과정을 겪으면서 대상홀딩스 지분 29.86%를 확보, 최대 주주로 대상그룹에 전면 등장했다. 언니인 임세령 상무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과 결혼해 회사 경영과는 다른 먼 길을 택해왔기 때문이다.

당시 임 명예회장 일가는 대상과 대상팜스코 보유지분 전량을 대상홀딩스에 넘기는 대신 대상홀딩스 신주를 받아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임 명예회장의 차녀인 상민씨는 대상홀딩스 지분율을 기존의 14.42%에서 29.86%로 높였다. 장녀인 세령씨의 지분율은 기존의 10.22%에서 21.39%로 높아지는 데 그쳤다.

이로써 상민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대상홀딩스는 대상(26.3%) 대상식품(99.7%) 대상팜스코(62.8%) 대상정보기술(100%) 상암커뮤니케이션즈(8%) 등 그룹 자회사의 지분을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여기에다 대상은 ‘청정원’식품 제조법인인 대상식품을 내년 3월1일 합병한다.

임 명예회장은 이미 2001년 7월 상민씨에게 주식 500만주를 증여, 대주주 자리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영화배우 이정재씨와 열애설이 난 임세령 상무가 임상민 상무를 대신해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다.

그룹 후계구도 관련 대상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대상그룹 내에서도 ‘사생활’로 보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재계에서 드물게 딸들을 경영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대상그룹이 향후 어떠한 행보를 보이면서 사위경영 체제를 구축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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