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완 회장 후계구도 ‘관심’‥장‧차남 지분 ‘비등비등’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지난 9월 15일 복사용지 업체인 한국제지, 전동공구업체인 계양전기 등 5개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해성그룹이 출범했다. 단재완 해성그룹 회장은 “제2의 창업을 한다는 각오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해성그룹은 그간 계열사별로 독립경영을 영위해왔지만 지난 15일 ‘해성그룹’으로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그룹 경영에 나섰다.


지난 4월 삼성그룹 반도체 부품 사업(MDS)사업을 인수한 이후 계열사 간 시너지를 위해 그룹을 출범키로 한 것. 그간의 보수적인 경영에서 삼성 MDS사업부문 인수 후 본격적인 덩치 키우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3세 경영 행보도 진행중이다. 삼성 MDS 부문 인수 후 단우영씨는 부사장, 단우준씨는 전무로 승진하면서 본격적인 3세 경영을 앞두고 있다.


지난 4월 삼성그룹이 삼성테크윈 반도체 부품 사업을 매각하고 자산과 부채 등 사업 일체를 신설법인 엠디에스에 매각키로 했다. 사업을 양도받은 엠디에스는 ‘해성디에스’로 설립됐다.

해성그룹은 삼성 MDS사업부문 인수를 통해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한국제지, 해성산업, 해성디에스, 한국팩키지 등 5개사의 연 매출이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그룹 경영을 통해 시너지를 확보한다는 것.

해성그룹은 삼성 MDS 사업부문 인수를 통해 ‘주목’받고 있다. 해성그룹이 삼성 반도체 부품 사업 인수에 투자한 금액은 1500억원. 그간 해성그룹은 보수적인 경영 탓에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제는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금왕’ 해성그룹

재계에서 해성그룹은 ‘현금왕’으로 평가받고 있다. 설립자인 고 단사천 회장이 60~70년대 재계를 주름잡던 현금왕으로 불렸기 때문이다. 2세인 단재완 회장 역시 서울 강남에 해성1, 해성2 등의 빌딩을 보유한 자산가라는 평.

이에 해성산업의 주가가 지난 9월 급등에 이어 급락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특히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가 고공행진을 벌이자 한국거래소가 ‘현저한 시황변동’에 따른 조회공시를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9월 부동산임대 및 건물관리 업체인 해성산업은 주가가 3만원대에서 9만원 직전까지 수직상승했다. 최근 1년 새 주가가 두 배 이상 급등하며 시가총액이 한때 8700억원을 돌파해 코스닥 시총 순위 10위권대로 진입하기도 했다. 12월 26일 기준 현재 해성산업의 주가는 2만2200원이다.

업계에서는 주가가 순식간에 급등락 했지만 배경에 대해서는 여전히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해성그룹이 최근 중국 장자강 공장 인수에 이어 삼성 MDS 사업 부문 인수 등에 뛰어든 것과 관련 숨은 ‘자산가’로 알려진 해성그룹이 단재완 회장이 M&A 업계에 큰 손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개성상인 출신 고 단사천 회장은 “은행에서 돈을 빌려 사업하지 말고 가진 돈의 범위 내에서 투자해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지 말라”는 유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해성그룹 역시 보수적인 행보를 보여왔으나 최근 ‘변화’가 일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단재완 회장 일가 지분 소유

해성그룹은 해성산업을 통해 각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구조다. 해성산업 최대주주는 단재완 회장으로 6월 30일 기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64.41%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중 단재완 회장의 지분은 30.13%다.

삼성에버랜드, LG 서브원 등 시설관리용역을 전담하고 있는 해성산업은 지난 1937년 일만상회로 시작했다.

보수적인 해성그룹에게 변화가 생긴 것은 지난 2012년 부터다. 지난 2012년 국내 복사용지 업체 1위인 한국제지는 한국제지(대표 단재완)는 국일제지 중국 생산공장을 342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03년 설립된 장자강공장은 스테인리스스틸 간지, 이형원지(박리지), 메모원지, 벽지원지, 특수포장지, 팁지 등 연 7만t에 이르는 특수지 및 산업용지를 생산해왔다.

이에 앞서 한국제지는 지난 2001년 중국 시장 진출을 통한 세계경영을 염두에 두고 계양전기를 통해 계양전기소주유한공사를 설립한 바 있는데, 중국 장자강공장 인수를 본격적인 중국 진출을 꾀하고 있다.

해성그룹은 한국제지, 한국팩키지, 국일제지(장가항) 3개사를 통해 2014년 분기보고서 기준(9월) 513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장‧차남 각각 부사장, 전무 승진


해성그룹 단재완 회장의 장남 단우영 씨는 해성DS 부사장, 한국제지 전무를 맡고 있으며, 차장 단우준 씨는 해성DS 전무, 계양전기 상무를 맡고 있다. 단우영 부사장은 지난 2011년 출시를 직접 지휘한 복사지 ‘밀크(milk)’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주목받고 있다.

단 부사장은 보수적인 제지기업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10대부터 30대 초반까지 젊은 층이 선호하는 친근감 있는 브랜드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전문 네이밍업체와 협력하는 한편 해성문화재단이 지원하는 해성여고 학생 등 젊은 고객층을 두루 만난 것이 회자될 정도.

8개월간의 준비 끝에 밀크라는 복사지 브랜드 밀크는 대성공을 거뒀다. 출시 1년여 만에 국내 복사지 시장에서 점유율 45%를 달성하면서 단번에 1위에 올랐다. 밀크 복사지 패키지 디자인 역사 독창성을 인정받아 글로벌 비즈니스 분야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국제비즈니스대상’에서 금상을 받기도 했다.


새로운 브랜드 개발을 통해 능력을 평가받은 단 부사장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삼일회계법인 컨설턴트로 근무하다 2008년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한국제지에 입사했다.

단우영 부사장과 단우준 전무는 각 계열사 지분을 비슷하게 가지고 있다. 다만 단 부사장은 한국제지에, 단우준 전무는 계양전기에 몸담고 있어 3세 경영이 본격화될 경우 계열 분리를 조심스럽게 점치기도 한다.

삼성 MDS 사업부문 인수 후 제2창업을 선언한 해성그룹이 향후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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