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가 꼭 알아야 하는 리스크와 리턴의 경제학

[스페셜경제=김미희 기자]2013년, 동양그룹 계열사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그룹 사태’가 전국이 어수선하게 했다.

당시 기사에 따르면 동양그룹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중 개인투자자의 투자 규모는 1조 4000억 원이 넘었고, 4만 명이 넘는 투자자가 동양그룹 부도로 피해를 입을 처지에 놓였다고 한다. 동양그룹의 법정관리가 특히 문제가 된 것은 이로 인해 수만 명의 개인투자자가 피해를 입게 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개인투자자들의 인터뷰를 보면 자녀의 결혼 자금, 남편의 퇴직금 등 소중한 돈으로 원금보장이 되는 줄 알고 회사채나 CP를 샀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물론 아무런 위험고지도 없이 판매한 증권사가 가장 큰 문제지만, 왜 개인투자자들은 회사채나 CP가 위험한 줄 몰랐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그런 의문을 품고 금융 시장을 보면, 금융사에서도, 소비자 보호를 책임지고 있는 금융 당국에서도, 혹은 재테크 서적에서도, 투자상품이 가지는 손실의 가능성, 즉 리스크에 대해서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왜 투자를 하려는 이들은 수익을 주는 모든 상품에 필연적으로 따라다니는 리스크에 대해 잘 모르거나 생각해보려 하지 않을까? 금융공학을 전공하고 금융계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두 저자는 건강하고 균형 잡힌 투자문화를 위해 리스크와 수익의 원리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책을 집필했다.

신간 《공짜 점심은 없다》(김진선·오은수 지음, 아템포 출간)는 부푼 기대를 안고 금융상품에 투자했다가 리스크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고 큰 손실을 입는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의 산물이다.

이 책은 수익이 있다면 리스크 또한 있다는 자명한 투자 원리를 현재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개인용 투자상품들을 예로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수익과 리스크는 어떤 관계?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수익과 리스크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수익이 없으면 리스크가 있을 수 없으며, 리스크가 생겨나는 근원이 바로 수익이다. 리스크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는 ‘수익의 변동성’이다.

채권을 보자. 채권 중에는 국가에서 발행하는 국고채가 있고, 일반 회사에서 발행하는 회사채가 있다. 국고채는 국가에서 발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만기에 상환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래서 수익의 변동성, 즉 리스크가 거의 없는 상품이다.

하지만 회사채는 발행한 회사가 부도가 나게 되면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생긴다.

손실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최초에 회사채에서 주기로 한 이자로 수익이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즉 회사채는 국고채에 비해 리스크가 큰 상품이다.


기본 원리를 알아야 투자가 쉬워져


리스크는 ‘수익의 변동성’이기 때문에 양방향성을 갖는다. 손실이 날 가능성뿐만 아니라 수익이 많이 날 가능성도 있다. 일반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상품은 리스크가 낮은 상품보다 수익이 높은데 이는, 손실의 가능성으로 인해 높은 수익을 제시하지 않으면 상품을 팔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스크가 높은 상품은 수익이 높으며, 수익이 높은 상품은 리스크가 높다. 이것이 바로 투자 시 반드시 알아야 하는 수익과 리스크의 기본 원칙이다.

이 원칙은 금융상품을 고를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상대적으로 수익이 높은 상품을 마주하게 되면, 반드시 이 상품은 손실 가능성도 그만큼 높을 수 있다고 예측해봐야 된다.

금융기관에서 리스크에 관한 설명을 자세히 해주지 않을지라도 이런 예측을 해봐야 한다. 일반 회사채가 4~5%대의 이자를 주는데 8%대를 주는 회사채라고 하면 이는 수상한 것이다. 즉 원금이 보장될 리 없다.

이 책은 ‘알고 투자하라’고 주장한다. 내가 투자한 상품에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투자하는 것과 모르고 투자하는 것은 천양지차다. 내가 투자한 돈에 무슨 일이 생길지 미리 알아야 어떤 상품을, 얼마나,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할지에 대해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다.

특히 저자들은 오늘날과 같은 저금리 시대의 투자 유혹을 염려한다. 저금리 시대일수록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