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세계 반도체 산업에 위기가 닥쳤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하락세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데다가 국내에서는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외여건이 악화되면서 업계의 비상이 걸렸다.

이에 세계 3위 D램 생산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이 메모리 감산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세계 2위인 SK하이닉스까지 감산 방침을 공식화했다.

앞서 지난 25일 D램가 낸드플래시 모두 감산을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이기로 한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을 15% 이상 줄인다.

지난 2분기 1조원 중반대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되는 D램 생산량도 낮춘다. 이천 M10 공장의 D램 생산량 일부를 CMOS 이미지센서 양산용으로 전환한다.

이제 업계의 관심은 메모리반도체 업계 1위 기업인 삼성전자까지 감산 선언을 하느냐에 쏠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D램 생산량 1이 기업인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감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체 선을 그었다.

생산능력(캐파) 조정, 원자재 투입량 조절 등 직접적인 감산 계획은 고려하지 않는 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미 이 시장 주요 업체들이 감산 계획을 밝힌 것과 관련 삼성 전자 역시 감산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3조원대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낸드플래시 부문은 2분기 4000억원 중후반대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돼 전체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재고 자산은 지난 2017년 말 6조9728억원 수준에서 올해 3월 14조5796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인한 재고 증가, 실적 악화를 해결할 방법이 감산 외에는 딱히 없기 때문에 삼성의 감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을 멈추게 되면 조 단위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감산에 대해 말을 아끼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2분기 실적발표에서 보다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을 전망이다.

메모리 2,3위 기업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나란히 감산에 들어간 상황에서 삼성이 추가 대응에 나설 경우 하반기 메모리 수요 회복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 약세와 미중 무역전쟁 등 불확실 요인 또한 만만치 않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는 상황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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