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지는 한국의 외교위상…최악에는 오면초가(五面楚歌)에 직면할 수도

김수영 기자 / 기사승인 : 2019-04-21 11: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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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부산 사하구의 한 수리조선소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받는 한국 국적의 선박이 정박해 있다. 이 선박은 지난해 10월부터 부산항에 억류된 채 '선박 대 선박' 환적에 관여하는 등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한 혐의로 관계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과의 ‘선박 대 선박’ 환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결의한 대북제재 방침 위반행위로 간주된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미국은 2017년 10월부터 동중국해에서 북한의 불법 해상환적감시를 시작해 지난해 말까지 30여 차례 불법환적을 중단시켰다.

그럼에도 북한 선박의 불법환적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미군 관계자에 따르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국은 더욱 적극적인 해상제재를 펼치고 있다. <신동아>에 따르면 미군의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작전을 총괄 통제하고 일본이 작전기지를 제공한다. 여기에는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프랑스도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해양경찰이 미국과 합동훈련 수준의 소극적 참가만을 하고 있다. 군의 한 소식통은 “한국을 포함해 8개국이 해상제재에 나서고 있다 보기는 어렵다. 한국의 역할이 너무 소극적이라 해상제재에서 발을 빼거나 배제되는 양상에 가깝다”고 전했다.

미군의 고위 관계자 또한 “북한 선박 단속을 위한 7개국 군사작전에 한국은 사실상 빠져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파리 잡는 데는 도끼보다 파리채가 효율적

현재 동중국해에서 벌어지는 7개국 해상작전에는 각국의 함정과 항공기 등이 투입돼 불법환적 단속을 벌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미 해군 전투함보다는 무장력이 떨어지지만 미 해안경비대는 해적 및 마약상과 다수의 교전경험을 가지고 있어 이들의 전투력은 중소국가의 해군보다 낫다. 수색·체포·범죄자 추적·마약밀수단속 등이 주 임무다.

김진형 예비역 해군 소장은 “해상 단속은 미 해안경비대의 주 전공”이라며 “해군 전투함보다는 해안경비대 경비함이 불법환적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검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 미군이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이 군함 보다 본국의 해양경비함을 작전에 투입한 것은 ‘파리를 잡는데 도끼보다는 파리채가 효율적’이라는 취지인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불법환적을 강하게 단속하겠다는 의지의 표상인 것으로 보인다.

미군 관계자는 “북한이 교묘한 수법으로 해상환적을 하고 있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더 촘촘히, 더 강압적으로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지난달 12일(현지시간)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제재위반 행위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8년 10월 28일 북한의 불법환적에 동원된 북한 육퉁호의 모습. <출처=유엔 안보리 대북제제위 보고서 캡처>

 

미국은 지난해 2월 북한을 겨냥한 ‘국제운송 주의보’를 발표하고 지난해 11월에는 영국 정부와 함께 해상 보험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북한의 불법행위에 대한 업계의 적극적 조치까지 주문했다. 아울러 지난 한 해 동안 북한과의 불법활동에 연루된 선박 42척을 독자제재명단에 올리기에 이르렀다.

미국의 독자제재를 받는 북한 관련 선박이 모두 101척인 점을 감안했을 때 약 40%에 해당하는 선박이 지난 한 해에만 추가된 셈이다. 그럼에도 북한의 불법활동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해상 유류환적으로 유엔 제재를 계속 회피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저지활동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례가 줄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한 보고서는 이러한 북한 선박들이 감시를 피하기 위해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해역이나 다른 나라의 영해에서 환적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 정부가 최근까지 북한이 선박 간 환적을 통해 정제유 50만 배럴 이상을 반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해 10월까지 23~25만 배럴에 해당하는 약 3만t을 북한에 제공했다. 여기에는 선박 간 환적을 통한 유류 반입량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미국은 파악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는 등록국가를 위장하거나 위치추적장치를 끄고 항해하는 북한 선박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로 결의했다. 2021년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대상목록에 포함된 선박을 탐색하는 정보망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만만한 한국?…주변국 모두에 외면 받을 수도

7개국이 해상에서 불법환적행위가 의심되는 북한 선박에 강제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 한국이 사실상 해상작전에서 배제되고 있는 만큼 이런 경우 미국 주도의 의사결정에서도 소외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은 이미 미국과 ‘인도·태평양시대’ 전략을 논의하면서 미국의 동맹국가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한국은 미국·일본은 물론 북한·중국·러시아 등 주변국 모두에 외면 받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은 한국방공식별구역을 수시로 침범한다. 우리 정부의 항의에 중국은 “작은 일”이라 일축한다. 한 군사전문가는 “한미군사동맹에 금이 가면서 중국이 한국을 만만하게 보는 것”이라 평가하기도 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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