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총수 2·3세, 재임 기간 자산 1742조, 매출 412% 상승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이끈 국내 10대 그룹 2·3세 총수들이 회장에 취임한 이후 1700조원 이상 자산을 불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 25일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재임기간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의 자산을 790조원가량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이건희 회장 별세를 계기로 10대 그룹 2~3세대 총수 회장 재임 기간 동안의 그룹 자산과 매출 변화를 조사한 결과, 자산은 713.8%(1742조원), 매출은411.6%(865조원) 각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산을 가장 많이 늘린 총수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었다. 이 회장이 취임한 1987년 10조원 수준이었던 자산은 지난해 803조원으로 793조원(7620.3%) 증가했다. 계열사도 37곳에서 59곳이 됐다. 이 회장은 반도체와 휴대전화, 가전 등에서 세계 1위 제품을 20개 이상 만들어 내며 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세계5위로 올려놓은 주역이다. 

 

아들 정의선 회장에서 그룹 경영권을 넘겨준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도 현대차그룹을 큰 폭으로 성장시켰다. 2000년 현대그룹에서 현대차그룹을 분리한 뒤 20여년 만에 자산 규모를 38조원에서 290조원으로 늘렸다. 

 

3세 승계 작업에 들어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1981년 취임해 지난해까지 206조원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998년 이후 191조원의 자산을 각각 증가시켰다.  두 회장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그룹을 키워 눈길을 끌었다. 김 회장은 취임 초기 한국다우케미칼과 한양화학, 대한생명, 명성콘도 등을, 2015년에는 삼성테크윈, 삼성종합화학 등 삼성 계열사 4곳을 인수합병했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문 인수 등을 통해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취임 전년인 1994년부터 작고 직전 2017년 사이 LG그룹 자산을 28조원에서 123조원으로 339.7%(97조원) 키웠다. 

 

이 밖에 정몽준 현대아산재단 이사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2002년(11조원) 이후 지난해(63조원)까지 52조 원(498.1%)이 늘었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48조 원(256.6%),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41조 원(1천498.0%),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33조 원(34.8%), 이재현 CJ그룹 회장 30조 원(611.5%) 등의 순으로 자산 규모가 커졌다.

 

재임기간 매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총수도 단연 고 이건희 회장이었다. 고 이건희 회장은 취임 첫해 약 10조원이던 매출을 지난해 315조원으로 305조원(3076.9%) 늘렸다. 

 

정몽구 명예회장(149조원, 408.5%), 최태원 회장(124조원, 330.9%), 구본무 회장(98조원, 330.8%), 김승연 회장(57조원, 5천127.5%), 정몽준 이사장(39조원, 464.5%), 허창수 명예회장(39조원, 170.6%), 이명희 회장(26조원, 880.3%), 이재현 회장(18조원, 300.7%), 신동빈 회장(10조원, 18.3%) 순으로 매출이 많이 증가했다.

 

한편, 이번 조사대상이 된 각 그룹 2·3세 총수는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취임연도 1987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2000년) ▲최태원 SK그룹 회장(1998년)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1995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2011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1981년)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2004년) ▲정몽준 현대아산재단 이사장(2002년, 현대중공업그룹 최대주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1998년) ▲이재현 CJ그룹 회장(2002년) 등이다.

 

이건희 회장과 구몬부 회장은 별세했으며, 정몽구 명예회장과 허창수 명예회장은 회장에서 물러났다. 2~3세 총수 중 그룹 회장을 맡고 있는 것은 최태원 회장과 김승연 회장, 이명희 회장, 이재현 회장이다. 정몽준 이사장은 그룹 최대주주이지만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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