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미세먼지 이슈보고서에서 “중국 대기질 개선돼 책임 묻기 어려워”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중국발 미세먼지의 발생원인과 이동경로를 놓고 중국과 외교적인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환경부(장관 조명래)가 중국의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의 우리나라 영향을 속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최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학용 위원장(자유한국당, 경기 안성)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미세먼지 이슈 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는 ‘중국 석탄 화력발전소는 중국의 한국 인접지역 전체 배출량의 일부이므로 발전소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015년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중국의 한국 인접지역인 동북(지린·흑룡강), 중북(텐진·허베이), 중남(산동·허난), 동남(장쑤·상하이)의 국내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 기여율이 41%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또한 미 항공우주국(NASA)과의 공동 연구에서도 중국 등 국외 영향을 48%로 발표했고, 올 초 다른 연구에서도 중국 등 국외영향을 69∼82%라고 발표하는 등 그동안 정부는 중국발 미세먼지의 국내 영향에 대해 계절과 기상조건에 따라 다소 상이하지만, 통상 절반 수준(30∼50%)이라고 밝혀왔다.

환경부는 또 같은 자료에서는 중국은 지난 2013년 9월 국무원의 ‘대기오염방지행동계획’을 통해 기존 승인된 석탄발전소 건설 중지 명령 등 대기오염 개선을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며, 2017년까지 전국 지급 이상 도시의 PM10 농도가 2012년 대비 10% 이상 감축했다고도 했다.

특히 산동성 지역의 경우 물류도시로서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공장의 증가요인은 존재하지만, 대기오염방지행동계획이 시작된 2013년을 기점으로 대기질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중국 당국이 발표한 각종 통계자료를 인용해 중국발 미세먼지의 국내 영향이 크지 않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중국의 미세먼지가 감축된 건 사실이기 때문에 중국의 책임만을 강요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명확한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학용 위원장은 “그동안 정부는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을 연평균 30∼50%, 고농도시에는 60∼80%로 추정된다고 발표해 왔고, 대다수 국민들도 그렇게 알고 있다”며 “중국이 자국의 미세먼지 배출량을 감축한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로 인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해 중국의 책임과 재발방지를 묻기는커녕 중국의 입장을 과도하게 대변하고 있는 것은 자칫 중국에 면죄부를 준 것이나 진배없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의 이러한 소극적 자세가 향후 미세먼지의 주도권을 중국에 빼앗길 수 있다는 점에서 빠르면 이번 달 국회 환노위 차원의 중국발 미세먼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한 의회 방중단을 구성해 한·중간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