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6조9196억원 영업익 9590억원 달성
날개 단 생활가전·TV…영업익 사상 최대
스마트폰·전장도 적자 큰 폭으로 줄여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LG전자가 싱고하저징크스를 깼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3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LG전자는 최근 몇 년간 1분기에 가장 좋은 실적을 달성한 후 점점 떨어지는 상고하저양상을 보여왔다. 그러나 3분기에는 오히려 직전 분기 기록을 뛰어넘은 것은 물론 연간 영업이익 3조원에 성큼 다가섰다.

 

매출은 분기 실적으로 종전 최고치인 지난해 3분기(157007억원)을 흘쩍 넘겼다. 전체 분기로도 20174분기(169636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영업이익 역시 2009(8510억원)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당기순이익 649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89.6%나 늘었고, 전년 대비로도 87.8% 증가했다.

 

30LG전자에 따르면 연결 기준 3분기 매출 169196억원, 영업이익 95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2분기보다 각각 31.8%, 93.6%씩 증가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7.8%22.7%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5.7%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LG전자에겐 기회가 됐다. 원격수업과 재택 근무가 자리잡고 대면 접촉을 피해 집에서 영화·게임·홈트레이닝과 같은 여가를 즐기는 집콕족이 늘어났다. 여기에 세계 주요 국가가 경기부양책을 펼치면서 비대면 풍조 속 펜트업 수요는 TV와 생활가전 판매로 이어졌다.

 

LG전자의 실적을 끌어내렸던 전장과 스마트폰도 힘을 보탰다. 전장은 완성차 업체들의 조업 정상화로 적자가 개선됐고, 스마트폰도 중저가 제품이 판매 호조를 보이며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는 매출 61558억원, 영업이익 6715억원을 달성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영업이익률은 10.9%, 3분기 연속 10%대를 기록했다. 특히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2530억원으로 처음으로 2조원을 넘었다. 생활가전 연간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선 적은 없었다.

 

펜트업 수요과 집콕 트렌드, 위생에 대한 높은 관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국내외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어났다. 그 중 스타일러와 건조기, 식기세턱기 등 스팀 기술이 적용된 신가전이 실적 상승을 주도했다.

TV 사업을 맡고 있는 홈어플라이언스(HE) 사업본부는 매출 36694억원, 영업이익 326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가파르게 성장했다. 2분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62.6%, 영업이익은 189.5%나 뛰었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상승은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펜트업 효과로 북미, 유럽 등 주요 선진시장의 수요가 증가하고 올레드 TV, 나노셀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이로 인해 TV 출하량은 20~50%까지 성장했다.

 

LG전자의 실적을 끌어내렸던 스마트폰 사업과 전장 사업은 기지개를 펴는 모습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맡고 있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매출 15248억원, 영업손실 1484억원으로 집계됐다. 22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됐지만, 적자 폭은 크게 줄었다.

 

북미와 중남미 지역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가 늘며 매출이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글로벌 생산지 효율화, ODM(제조자개발생산) 확대, 원가 경쟁력 강화 등 지속적인 사업구조 개선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전분기 대비 줄었다.

 

전장(VS) 사업도 북미와 유럽 지역의 완성차 업체들의 조업이 정상화되고 전세계 자동차 판매가 회복되면서 적자를 개선했다. 매출 16554억원, 영업손실 662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와 전기 대비 늘었다. 영업손실은 매출 증가와 원가구조 개선을 통해 전분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는 코로나 장기화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매출 14828억원, 영업이익 770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다소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매출 감소에 가격 경쟁 심화가 겹치면서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줄었다.

 

LG전자는 4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수익성을 갉아먹었던 TV와 스마트폰 유통 재고를 조정해 TV4주분, 스마트폰도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온라인 매출 비중이 늘어나 수익성이 좋아진데다 생활가전 매출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대형 이벤트가 줄줄이 이어지는 시기기도 하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42% 증가한 5516억원으로 예측했다.

 

LG전자의 추산대로라면 연간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기며 최대 기록도 갈아치우게 된다. 지금까지 최대 실적은 201827033억원이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25000원인 만큼, 현재까지의 흐름이 계속된다면 LG전자는 새 기록을 세우게 된다. 시장에서도 3조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는 LG전자 4분기 영업이익을 5000억원 중후반에서 6000억원 초반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는 여전히 변수다. 미국과 유럽에서의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고, 성수기를 겨냥해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는 출혈 경쟁도 올해에는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기로 했다.

 

H&A 사업본부는 신가전을 필두로 4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자원투입 최적화를 통해 전년 동기 수준 이상의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위생·건강 관련 제품과 집콕족을 겨냥한 가전 등에 대해 주도권을 놓지 않으면서 B2B 인프라와 같은 신사업을 발굴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HE 사업본부는 코로나19 상황이 내년 2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프리미엄 TV 시장의 매출이 증가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점유율 확대에 집중할 예정이다.

 

MC 사업본부는 수익성 개선에 적극 나선다.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에 대응해 북미, 중남미 등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5G 보급형 라인업을 강화하고 유럽 등에서 새로운 폼팩터를 적용한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여 매출을 확대한다. 사업구조 개선도 계속 추진한다.

 

VS 사업본부는 철저한 공급망 관리로 매출을 극대화하고 원가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BS 사업본부는 노트북과 모니터 등 IT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에 주목, 이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프리미엄 디지털 사이니지 등 전략제품의 판매 확대, 태양광 모듈의 제품 경쟁력 강화 등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며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며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건강관리가전과 올레드 TV의 판매를 지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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