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외부활동을 재개했다. 삼성전자가 12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날, 그는 ‘준법 경영’ 의지를 다진 뒤 곧바로 출장길에 올랐다. .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감시위) 위원들과 만났다. 3분기 실적 발표 직후였다. 

 

준법감시위는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이재용 부회장의 횡령·뇌물 혐의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준법 경영 강화를 요구함에 따라 설립된 독립기구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7개 계열사와 협약을 맺고 관련 조치 이행 등을 들여다본다. 이 부회장이 준법감시위 위원들과 면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서울 삼성생명 서초타워에 있는 사무실에서 1시간 가량 위원들과 면담했다. 준법감시위의 요청으로 진행된 면담에서 이 부회장은 준법 경영 의지를 다시금 강조했다. 그는 “지난번 대국민 사과에서 국민들께 약속한 부분은 반드시 지켜나가겠다”고 재확인했다. 

 

준법감시위 관계자는 “면담은 격의 없이 진행됐고. 이 부회장은 위원들의 의견을 경청했다”면서 “위원들과 이 부회장은 향후에도 자주 이러한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이 부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했던 글로벌 경영을 재개했다. 

 

그는 지난 5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방문 이후 5개월 만에 유럽 출장길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유럽을 시작으로 일본과 베트남 등 기업인 패스트트랙(입국절차 간소화)이 적용되는 곳을 차례로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전세기를 이용해 출국한 이 부회장은 약 1주일 일정으로 네덜란드를 거쳐 스위스 등 유럽 기업인을 만나 비즈니스 미팅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네덜란드에는 삼성전자에 반도체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공급하는 ASML이, 스위스에는 반도체 회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있다. 이 부회장은 유럽 전역을 돌며 반도체를 비롯해 인공지능(AI), 자율주행, 5G 등 다양한 신사옥 관련 논의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이 부회장은 유럽 출장 이후 곧바로 아시아 지역 출장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인 특별입국절차가 적용되는 일본 출장을 먼저 갈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은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은 만큼, 일본어에 능통하고 현지 경제계 네트워크도 탄탄하다.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 5G(5세대 이동통신) 사업 등을 위해 일본 출장에 오른 바 있다. 

 

아울러 이달 중순 이후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에 위치한 삼성전자 공장 방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THT 신도시 지구에 건설하는 삼성전자 연구개발(R&D) 센터 기공식에 참석하려다 코로나19로 취소했다. 

 

다만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과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재판이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라, 이 부회장의 출장 일정도 이에 따라 짜일 것으로 보인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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