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원혜미 기자] 명절 때 치르는 제사를 놓고 남녀 간 생각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조합원 656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남성의 16.7%는 사후 자손들이 자신의 제사를 지내주기를 희망한다고 응답한 반면 여성은 2.4%만이 이같이 응답했다.

자신의 제사를 지낼 필요가 없다는 응답 비율도 여성(33.9%)이 남성(26.2%)보다 높았다.

이는 명절에 제사상을 차리는 등 가사노동 부담이 주로 여성에게 더 많이 주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명절 가사노동 분담을 조사한 결과 ‘여성이 주로하고 남성은 거드는 정도’라는 응답이 73.2%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온 가족이 공평하게 분담하는 편’이라는 응답은 21.5%에 그쳤다.

이는 앞서 지난 1월 설 명절을 앞두고 진행한 동일 조사와 비교해 ‘여성이 주로하고 남성은 거든다’는 수치가 9.1%나 높아진 것으로 여성들의 가사 분담 관행이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 모습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명절 후 손목터널증후군환자의 80%가 여성이고, 명절 전후 이혼신청 건수가 평소보다 늘어나는 현상도 남녀 역할 분담이 제대로 되지 않아 남성 중심적 명절구조를 둘러싼 가족 간 갈등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지현 한국노총 교육선전본부실장은 “여성노동자들의 경우 남은 가족이 ‘자신의 제사상을 차렸으면 좋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2%정도에 불과한 것은 여성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원혜미 기자 hwon06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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