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600대 기업 경기실사지수 조사
8월 BSI 81.6…제조업 회복은 ‘요원’

▲지난 4월 경기 광명시 소하리 기아자동차 공장 야적장에 출고를 기다리는 차량들이 늘어서 있다.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하반기 우리 경제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부진의 늪에 빠졌다.

 

더욱이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와 달리 경기 회복이 매우 더디게 이뤄지고 있어, 우리 경제에 드리운 그늘이 언제 가실지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29일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8월 전망치는 81.6을 기록했다. 7(73.7) 대비 7.9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기준선을 한참 밑돌았다.

 

7월 실적치 또한 84.2를 기록하며 전월(74.2) 대비 다소 상승했으나 63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BSI가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지수로, 기준치(100)보다 높으면 경기 호전을, 기준치보다 낮으면 경기 악화를 의미한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들이 전망하는 하반기 경기도 썩 밝지 않은 셈이다.

 

8월 전망치를 살펴보면 내수(82.7), 수출(83.0), 투자(83.3), 자금(88.3), 고용(88.0), 채산성(85.1)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 미만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여름철 휴가로 조업일수와 공장 가동률 등이 줄었다. 전기료와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채산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게 기업들의 전망이다.

 

특히 서비스업이 속한 비제조업의 체감 경기는 90.5로 지난달보다 18.1포인트 오른 반면, 경기 부양 효과가 큰 제조업은 지난달(74.8)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한경연은 “8월 전망치의 상승은 제조업 전망치의 상승 없이 순전히 비제조업 전망치의 상승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경기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과거 경제위기와 다른 양상이라는 점이다.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최저점 찍은 뒤 3개월 간 제조업 전망치가 각각 월평균 7.3포인트, 11.9포인트 상승한 반면, 이번 위기 때는 같은 기간 월평균 5.4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V자형으로 가파르게 회복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경기 회복이 매우 더디게 이뤄지는 나이키형회복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2분기 경제성장률이 3.3%로 예상보다 더 낮은 수치를 기록한 데 더해 제조업을 중심으로 체감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하반기 경기 개선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단기적인 땜질 처방이 아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대내외 불확실성 해소와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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