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25~26일 계열사별 임원인사 실시
181명 신규 선임…지난해보다 13명 늘어
45세 이하 24명…젊은 인재 대거 발탁
여성 임원 ‘역대 최다’…발탁 폭 넓어져
CEO 대부분 유임…철저한 성과주의 반영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구광모 LG 회장의 세 번째 인사 화두는 ‘조화와 혁신’이었다. 

 

LG는 25일과 26일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통해 2021년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주)LG를 비롯해 전자·화학·생활건강·이노텍 등 주요 계열사 임원 181명이 승진 또는 신규 선임됐다. 승진자는 177명, CEO 및 사업본부장급 최고경영진은 4명으로, 지난해(168명)보다 임원 규모 면으로 소폭 증가했다. 

 

구광모 회장은 2018년 취임 이후 과감한 인적 쇄신을 통해 조직의 변화를 꾀했다. 3M 수석부회장 출신인 신학철 부회장을 LG화학 수장으로 영입하며 순혈주의의 벽을 깼다. 조직 내 디지털 전환(DX)을 가속화하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로봇, 5세대 이동통신(5G)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먹거리 역량을 강화할 젊은 피와 이공계 인재를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지난해 상무 승진자 106명 중 21명이 45세 이하였을 정도다. 

 

올해에도 LG를 더욱 유연한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구 회장의 의지가 이어졌다. 실제 연중 23명의 외부 인재를 임원으로 영입하며 나이, 성별, 경력과 관계없이 성장 잠재력과 분야별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를 중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디지털 경제가 급부상하고 IT·전자업계에서의 기술 경쟁 심화로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구 회장은 이 같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룹의 미래를 이끌 젊은 인재 발탁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한 인사를 단행했다. 단순히 젊기만 한 게 아니라 신구 조화를 통해 변화와 안정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기용이 이뤄졌다. 

 

가장 두드러진 점은 젊은 인재 발탁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106명보다 증가한 124명의 상무를 신규 선임하고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젊은 인재들을 곳곳에 전진 배치했다. 45세 이하 신규 임원은 24명에 달하고, 1983년생 최연소 임원 지혜경 LG생활건강 중국디지털사업부문장 상무를 포함해 1980년대생 신임 임원을 총 3명 발탁했다. 

 

미래 준비를 위한 인재 기용도 과감했다.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DX 영역에서 성과를 낸 인사와 융복합 기술개발 등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해 R&D·엔지니어 분야에서 성과를 낸 젊은 인재에 대한 승진인사도 확대했다. 

 

특히 변화와 혁신을 이뤄낸 미래 성장사업 분야 인재를 과감하게 발탁했다. 다음달 출범 예정인 LG에너지솔루션에서 신임 임원 12명을 임명했고, 장기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디스플레이 사업 안정화 기반 마련에 기여한 플라스틱 OLED 분야에서도 상무 5명을 신규 선임했다.

 

여성 임원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전략·마케팅·기술·R&D·생산·고객서비스 등 다양한 직무에서 가장 많은 15명이 승진했다. 계열사별로는 LG유플러스가 5명, LG전자와 LG화학을 합쳐 7명, LG생활건강 2명, LG디스플레이·LG헬로비전 각 1명이다. 여성 임원 승진자는 2018년 6명 지난해 11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면서 여성 임원도 39명에서 51명으로, 전체 임원 중 비중 역시 5.5%로 늘었다. 특히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는 최초의 여성 전무를 배출했고, 고객센터 상담사로 출신의 고은정 LG유플러스 상무와 같은 분야별 여성인재 등용이 눈에 띈다.

 

외국인 임원 3명도 새롭게 발탁됐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자동차전지 생산법인 개발담당 데니 티미크 상무 등 성과를 올린 현지 핵심 인력의 기용하며 다양성을 강화했다.

 

젊은 인재들을 통해 관성을 벗어나 미래준비에 강한 추진력을 확보했다면, 동시에 구 회장은 경륜 있는 계열사 CEO 대부분을 유임시켜 경영 안정성을 도모했다. 또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한 생산·품질·영업 등에사 전문성을 갖춘 인재는 나이와 상관없이 중용했다. 

 

신구 조화를 통해 위기 돌파와 지속성장의 토대를 탄탄히 구축하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이러한 안정 속 혁신 기조는 구 회장의 실용주의가 반영된 것이다. 그는 최근 계열사 CEO들과 진행한 사업보고회 등을 통해 “고객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질적인 변화와 성장이 중요하다”면서 “미래 성장과 변화를 이끌 실행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발탁·육성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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