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이상 본사 건물로 사용…두산그룹 3조 자구안 순항

▲두산타워 전경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두산그룹이 동대문 두산타워를 8000억원에 매각했다. 

 

서울 동대문 패션 시장에 자리한 두산타워는 지하 7층, 지상 34층의 연면적 12만2630㎡ 규모로, 1998년 문을 열었다. 이후 두산그룹 본사건물로 20년간 사용되면서 두산그룹의 상징이 됐다. 

 

㈜두산은 21일 이사회를 열고 두산타워 빌딩을 부동산 전문 투자업체인 마스턴투자운용에 8000억원에 매각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처분 예정일은 이달 28일이다.

 

다만 두산인프라코어 등 일부 계열사가 계속 두산타워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매각 후 재임대’(세일 앤 리스백) 계약을 함께 맺는다. 


이번 매각은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으로, 두산타워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경영 정상화에 대한 두산그룹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짐잠케 한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이 경영난에 빠지면서 함께 위기를 맞았다. 결국 지난 4월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을 지원받은 대신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두산그룹은 계열사 및 핵심 사업 매각을 추진 중이다. 두산솔루스와 두산타워를 차례로 판 데 이어 두산인프라코어 등 다른 자회사의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초 두산중공업의 골프장 클럽모우CC(1850억원)를 하나금융 컨소시엄에 매각했고 이달 초 전지박과 OLED 등 첨단소재를 생산하는 두산솔루스의 지분 18.05%(2382억원)를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넘겼고 네오플럭스(730억원)와 모트롤(4530억원) 사업부도 모두 매각했다. 

 

이렇게 해서 확보한 자금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금으로 쓰인다. 클럽모우CC 매각대금은 채권단 차입금 상환에 들어갔다. 솔루스와 네오플럭스, 모트롤 사업부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1조3000억원 규모의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 투입된다. 유상증자에 쓰고 남은 금액은 차입금 상환에 들어간다. 

 

두산중공업은 현재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 매각도 추진중이다. 오는 28일 두산중공업이 보유 중인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에 대한 예비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타워에 담보설정된 기존 채무 상환자금, 제세공과금, 수수료 등을 제외한 금액은 거래종결 시점에 두산중공업의 자금대출과 관련한 예금근질권의 설정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산타워는 4000억원 규모의 담보가 설정된 상태다. 이번 매각으로 담보 및 세금 등 비용을 제외하면 2000억원 안팎의 현금을 손에 쥘 것으로 보인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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