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 향한 황영철의 요구
“세월호·5.18 우롱·훼손하는 국회의원들…단호히 조치해라”
- 의총서 비박vs친박 충돌도…계파갈등 전초증상 재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당 국회예결특별위원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에서 황영철 의원이 공개, 비공개를 두고 불만을 말하고 있다.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자유한국당은 5일 경선 없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친박계(친박근혜)’ 3선인 김재원 의원을 선출했다. 


이날 김 의원과 경선을 치를 것으로 예상됐던 ‘비박·바른정당 복당파’ 황영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동료애가 있는 의원으로서 같은 당 동료에게 할 수 없는 매우 저질스럽고 추악한 행위”라며 경선 거부 의사를 밝히고 중도 퇴장했다.

앞서 지난해 7월 하반기 원구성 협상에서 자당 몫으로 확보한 한국당은 예결위원장을 황 의원과 안상수 의원이 각각 7개월·18개월씩 나눠 맡기로 합의했고, 황 의원은 당초 합의대로 지난 3월 예결위원장에 추인됐다.

그러나 황 의원은 정치자금법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의원직 상실 기준인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인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반면, 김 의원은 국정원 특수활동비 여론조사를 한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기소됐지만 2심까지 무죄를 이어갔다.

이로 인해 3선임에도 상임위원장을 한 번도 맡지 못한 자신에게 예결위원장 기회가 돌아와야 한다며 경선을 요구한 김 의원은 이날 황 의원이 경선을 포기함에 따라 예결위원장으로 결정됐고, 당선 소감으로 “여러 가지로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의총 도중 회의장을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나경원 원내대표가 자신의 측근을 예결위원장으로 앉히기 위해 당이 그동안 줄기차게 지켜온 원칙과 민주주의적 가치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저를 밀어내려한 현 원내지도부를 생각하면 더 이상 이 사람들과 같이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이 상황을 가슴 아프게 공감해주고 사랑해준 의원들과는 헤어질 수 없다”며 탈당설은 일축했다.

끝으로 황 의원은 “당에 요구한다”며 “세월호 희생자 가족의 아픔을 우롱하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숭고한 가치를 훼손하는 국회의원들에 대한 단호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는 제대로 된 보수로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할 것”이라며 친박계와 일부 비박계 의원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황교안 체제’ 이후 한동안 사그라든 것처럼 보였던 ‘비박vs친박’ 계파 구도 갈등이 다시 불거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레 나온다.

실제로 이날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의총에선 황 의원이 비공개 전환 전 공개발언을 요구하자 비박계 의원들은 “발언을 하게 해 달라”고 한 반면,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당이 사당이냐 뭐냐”고 반발하면서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원칙이 있는 공당의 모습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며 “이러한 부분에서 잡음이 있었지만 공당으로서 국민들에게 당당한 모습을 갖춰가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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