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 5월 16일 여론조사 응답자 53.3%, 文대통령 뽑았던 사람
한국리서치 5월 2일 여론조사 응답자 53.7%, 文대통령 찍었던 사람

▲문재인 대통령.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일부 여론조사업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절반 이상이 문재인 대통령 투표층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돼 ‘과대표집(특정 집단의 여론이 실제보다 부풀려 수집)’ 논란이 일고 있다.

5일자 <중앙일보> 탐사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방송사 간부 A씨는 대형 여론조사업체로부터 대통령 국정 지지 여부를 묻는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대형 여론조사업체 조사원이 설문 조사를 마친 뒤 A씨에게 “다음 조사 때 선생님께 또 전화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이에 A씨는 “여론조사는 무작위가 원칙인데, 응답자를 미리 정해서 전화하는 건 잘못된 것 아니냐”고 따졌고, 조사원은 “여론조작을 하겠다는 의도는 아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A씨는 해당매체를 통해 “조사업체들이 말로는 무작위 조사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영업비밀’이라는 방패막이 뒤에 숨어 자체적으로 확보한 응답자 표본을 활용하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의구심을 내비쳤다.

실제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5월 16일 발표한 정례 여론조사(ARS·전화면접 병행)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긍정평가는 48.9%, 부정평가는 45.8%로 나타났다.

그런데 해당매체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1502명) 중 53.3%가 2017년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뽑았다는 응답자였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다른 조사에서도 나타났다.

한국리서치가 5월 2일 문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아 발표한 여론조사(전화 면접)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51.6%(부정평가 44.6%)였는데, 응답자 중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찍었다는 비율은 53.7%였다고 해당매체는 전했다.

반면 당시 홍준표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전체 유권자 대비 18.5%의 득표율을 얻었지만, 이 조사에선 홍 후보를 뽑았다는 응답자는 10.8%에 불과해 문 대통령을 지지한 사람은 실제보다 더 많이,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실제보다 적게 여론조사에 참여한 셈이 됐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해당매체를 통해 “현재 공표되는 여론조사 결과에는 응답자의 정치적 성향 등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과대 표집 등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응답자의 대선 투표 정보, 지지 정당 및 이념 정보 등을 자세하게 공개해 여론조사를 접하는 시민들이 적절하게 조사결과를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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