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한때 저비용항공사(LCC)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일본 노선이 이제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최근 2~3년간 LCC들이 경쟁적으로 노선을 늘리면서 과잉 공급 상태에 이른 데다가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인해 양국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수요가 더욱 줄어드는 추세다.

이에 항공업계에서는 양국의 악화된 관계가 장기전으로 치닫을 경우 빠르면 내년부터 LCC의 탈 일본 노선 움직임이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을 정리하고 나섰다.

이스타항공은 9월 초부터 부산-오사카, 부산-삿포로 등 2개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에어부산도 9월부터 대구~도쿄 노선을 운항하지 않기로 했고, 대구-오사카 노선도 매일2편에서 매일1편으로 감축 운항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당장 7월 하순, 8월 중순부터 각각 무안-오이타, 부산-오이타 등 2개 노선을 비운항한다.

이번 노선 감축에 대해 해당 항공사들은 이미 상반기부터 예정된 사항이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와 아예 무관하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일부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을 정리하고 나선 가장 큰 이유로는 공급 과잉을 꼽을 수 있다.

LCC들은 사드 여파 이후 중국 여행 수요가 줄어들자 일본 노선을 경쟁적으로 확대하면서 수익성을 늘려왔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국내 LCC 6개사의 전체 여객 매출에서 일본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31%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확대된 공급석을 수요가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다시 노선 축소에 돌입한 것이다.

여기에 일본 불매 운동이 장기화되면 LCC들의 ‘탈일본’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LCC들은 일본 노선을 줄이는 대신 지난 5월 신규 배분 받은 중국 노선을 중심으로 수익성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스타항공은 지난 12일 인천-상하이 노선을 신규로 취항·운항을 시작했다. 제주항공·에어부산 등 다른 항공사들도 올 하반기 신규 취항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겨울 성수기를 대비한 노선 조정이 이뤄지는 9~10월 정도에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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