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반도체‧전자 호조..신제품도 성과

[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한국 전자업계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3분기에 고공행진을 기록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양사의 주력 상품인 반도체와 가전제품 시장 상황이 나쁘지 않았던 데다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한 효과가 성과를 거뒀을 것이란 분석이다.

4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는 지난 25일 기준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사 컨센서스는 작년 3분기보다 28.55% 늘어난 9조9986억원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모바일 부문과 소비자 부문 등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영업이익 11조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갤럭시노트20’ 시리즈, ‘갤럭시Z폴드2’ 등의 고가의 전략 스마트폰을 연이어 공개한 바 있다. 이들 제품은 사전예약 단계부터 일부 채널에서 매진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해 전체 실적 개선에 일조했을 것이란 평가다. 실제로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8000만대, 태블릿PC 출하량이 1000만대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가전 부문의 경우도, 북미, 유럽 등의 주요 시장에서 상반기에 코로나19로 인해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살아나며 실적이 개선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8K화질의 프리미엄 TV 제품군과 ‘비스포크’ 등의 신가전이 전체 가전부문 실적을 끌어올렸을 것이란 분석이다.

3분기부터 다소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반도체 부문의 실적도 선방했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기업들이 제고용으로 서버용 D램 등의 반도체 제품을 사재기하는 효과가 끝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미중 갈등 상황에서 화웨이가 재고 확보를 위한 주문을 늘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 엔디비아, IBM, 퀄컴 등 ‘큰손’ 고객들의 수주가 이어진 점도 실적 개선의 요소로 꼽히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 영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통신장비 부문에는 매우 긍정적이며 반도체 부문에도 부정적이지 않다. 이미 올해 3분기부터 화웨이 발 수혜가 삼성전자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에 영업이익 11조원을 넘긴다면, 지난 2018년 3분기(17조5700억원) 이후 최대치를 달성하는 셈이다.

LG전자 또한 ‘상고하저’의 흐름을 깨고 깜짝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전통적으로 LG전자는 상반기에 실적이 좋고, 하반기에 다소 부진한 성적을 받아왔다. LG전자의 깜짝 실적엔 코로나19 상황 속에 자사의 ‘트루스팀’을 앞세운 위생가전과 ‘집콕’ 수요를 잡은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선전 등이 이유로 꼽히고 있다.

4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리포트는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 29일 기준 8325억원으로 집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7814억원) 영업이익 대비 약 6.5% 늘어난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LG전자의 영업이익이 1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업계에선 소비자들이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프리미엄, 신가전 제품의 수요가 오히려 늘어났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영화관, 공연장 등의 주요 문화 시설의 방문이 어려워지며 TV 수요가 크게 늘었다.

또한, 위생과 건강 등의 관심이 높아지며 LG전자의 스팀 가전이 선전을 이어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세탁‧건조기인 ‘워시타워’와 의류관리기 ‘스타일러’ 등의 제품이 실적 호조의 동력으로 꼽힌다. 유독 길었던 장마 탓에 제습기나 건조기 제품 판매도 늘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적자를 보이는 스마트폰 부문의 경우, 지난달 처음으로 이형 스마트폰인 'LG윙‘, 저가형 제품 등을 출시해 제품군을 다변화하며 성장 동력을 다졌다는 평가다. 김준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 MC(스마트폰 부문)는 원가 구조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익 개선 효과는 아직 미미하지만, 물량 확대가 받쳐준다면 개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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