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배터리 예쁘네"...전쟁 막판 적진 찾은 SK배터리 수장

최문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1 18: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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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미래인터배터리 2020 개막
지동섭 대표, LG화학·삼성SDI 부스서 신경전
전고체 배터리 목표 동일‥경쟁사 부스 찾아 질문 공세

 

[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국내 최대이자 세계 3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인 ‘인터배터리(InterBattery) 2020’이 21일 개막했다. 이번 행사에는 K-배터리 3총사(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을 포함해 198개 기업이 참여했다.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수많은 인파와 코로나19 방역으로 어렵게 행사장에 들어선 관람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가장 안쪽에 위치한 K-배터리 3총사의 부스로 발길을 옮겼다. 

 

가장 규모가 큰 3사의 전시장에는 전기차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의 샘플과 최신 배터리 개발 현황 등 다양한 콘텐츠와 샘플이 비치돼 눈길을 끌었다.

3사의 전시관을 둘러보는 것은 관람객뿐만이 아니었다. 치열한 기술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 경쟁사의 전시관을 살피러 온 3사의 직원들도 간간히 눈에 들어왔다. 이들은 경쟁사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포함된 상품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하기도 하고, 상용화 일정, 기술적 한계 등에 대한 의문이 생기면 날카롭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부 대표도 합법적인 경쟁사 염탐에 동참했다. 지 대표는 자사 부스에 잠시 들렸다 곧바로 인근에 마련된 삼성SDI와 LG화학의 부스로 향했다. “K배터리는 함께 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 대표는 먼저 바로 옆에 위치한 삼성SDI의 전시관을 찾았다. 그러면서 LG화학과 소송 중인 상황을 암시하듯 “(LG화학은 돌아보지 않고)삼성SDI만 돌아볼까 생각 중이다”라는 농담까지 던졌다. 그러나 삼성SDI의 부스를 돌아본 지 대표는 곧바로 LG화학 부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후 약 10여분 동안 부스에 머무르며 현장에 있던 LG화학 직원들에게 질문을 하기도 했다. “디자인이 예쁘다”는 칭찬까지 했다. 지 대표는 LG화학이 차세대 배터리로 점찍은 리튬황 배터리가 가장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이날 지 대표는 오는 26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심이 발표되는 LG화학과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에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SK이노베이션은 법적인 절차에 충실히 대응하고, (26일)결정 방향에 맞춰 어떻게 해야할지 또 진행하겠다”며 “LG화학과의 협상은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이번 소송은 양사의 문제도 하지만, 배터리를 둘러싸고 부정적인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것 자체가 안 좋다고 생각한다. 양사에서도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최선을 다해 협의 중”이라며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조기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말해 소송을 앞두고 극적인 협상 타결 가능성도 시사했다.

3사는 각각 배터리 개발 현황과 미래 비전 등을 공유했다. 특히 3사 모두 차세대 배터리 개발의 방향을 현재의 리튬이온배터리에서 실리콘 등의 고체를 넣어 안전성을 높인 ‘전고체’ 배터리로 잡았다. 또한 원료로는 반응성이 높은 니켈의 함량을 높여 집적도가 높은 배터리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 21일 '인터배터리2020'에서 방문객들이 LG화학의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 (사진=최문정 기자)

 

LG화학은 최근 배터리 부문의 흑자전환에 이어 분사까지 결정한 만큼 가장 큰 전시실을 꾸몄다. LG화학은 전시관 곳곳에 자사의 연구원들이 직접 배터리 기술을 설명해줄 수 있는 스크린을 마련했다. 이 스크린 아래에는 움직임 감지 센서를 뒀다. 이에 따라 관람객이 다가오면 연구원이 설명을 시작해 보다 직접적으로 설명을 듣는 느낌을 냈다.

LG화학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과학을 인류의 삶에 연결한다’를 주제로 전시관을 꾸몄으며,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에너지 밀도를 높여 고용량이면서 얇은 배터리를 구현하는 '라미 앤 스택'(Lamination&Stacking) ▲냉각 일체형 모듈 제조 기술 등을 핵심 기술들을 전시했다.

이 밖에도 ▲기존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16%, 주행거리는 20% 이상 향상한 전기차 배터리 '롱-셀(Long Cell)' 제품 ▲리튬황, 전고체, 장수명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에너지 저장장치(ESS) 배터리 제품 ▲친환경 배터리 생산 ▲폐배터리를 활용한 재활용 사업 등도 안내됐다.

 

▲ 21일 개막한 '인터배터리2020' 삼성SDI 부스에 전시된 랜드로버 차량. 이 차량에는 연비가 50km에 달할 정도로 효율이 좋은 삼성SDI의 차량용 배터리가 탑재돼 있다. (사진=최문정 기자)


삼성SDI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사이에 전시시를 마련했다. 삼성SDI는 통상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가 자동차 등의 운송수단에만 탑재될 수 있다는 편견을 깨는 전시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삼성SDI가 배터리를 납품한 랜드로버 자동차, 원통형 배터리 여럿을 넣어 용량을 높인 스쿠터용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는 물론이고, 삼성전자의 ‘갤럭시버즈라이브’, ‘갤럭시워치’ 등의 모바일 제품도 함께 전시됐다.

삼성SDI는 ‘우리가 창조하는 미래’를 주제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배터리가 탑재되는 다양한 제품을 보여주는 한편,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로드맵을 공개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안전성이 높고, 성능이 개선된 차세대 배터리로 거론되고 있다. 삼성SDI는 오는 2027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로드맵에 따른 개발을 통해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포부다.
 

▲ SK이노베이션 모델이 '인터배터리2020'에서 SK이노베이션의 기술로 생산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자사 배터리 사업의 역사성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전시관의 화면에는 ‘1982년부터 배터리 연구‧개발 시작’, ‘1996년 처음으로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 등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굵직한 성과가 제시됐다.

SK이노베이션의 주제는 ‘보다 안전하고, 빠르고, 오래가는 넥스트 배터리’다. SK이노베이션은 이러한 대주제에 ▲지난 2010년 본격적인 배터리 공급 이후 단 한 차례의 화재도 없었음 ▲10분씩 2번 충전하면 서울부터 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 ▲안전성을 높이며 니켈 비율을 높여 가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개발 로드맵 등을 채워 넣었다.

이날 막이 오른 인터배터리2020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전지산업협회가 주관한다. 전시는 이날부터 2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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