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시선을 끌었던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르노에 대한 합병 제안이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당초 FCA의 돌발제안은 ‘세계 3위 규모의 자동차그룹 탄생’ 가능성에 대한 이슈를 만들어 낸 바 있다.

지난 6일 로이터통신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FCA는 성명을 통해 “프랑스의 정치적 상황이 합병의 성공적 추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명백해졌다”며 르노와 합병을 추진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덧붙여 FCA는 이번 합병 제안이 FCA와 르노 양측에 균형적이며 유익하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면서도 독자 전략을 추진 의사를 밝혔다.

합병 무산에 핵심 역할을 한 것은 프랑스 정부라는 분석이 많다. 이번 발표는 르노 주식의 15%를 가진 프랑스 정부가 합병 결정을 연기하라고 요구한 뒤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당초 프랑스 정부는 두 회사의 합병을 지지했지만 르노 노동조합이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며 합병에 반대 입장을 나타내자 유보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 프랑스 브뤼노 르메르 경제장관은 전날 BFM방송을 통해 “서둘러 합병에 뛰어들지 말자”며 시간을 두고 합병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르노가 최대 주주로 있는 일본 닛산의 반발도 주효했다. 르노는 닛산 주식의 43.4%를 보유중이며 지식재산권 등의 공동소유 협력 관계도 유지하고 있다. 닛산은 르노와 FCA가 합병할 경우 지금과는 전혀 다른 기업으로 변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당초 카를로스 곤 회장이 일본닛산 내부고발에 의해 일본검찰에 구속되는 등 일본닛산 쿠데타설이 번질 만큼 르노와 닛산의 감정 골이 깊어가는 상황에서 이를 쉽게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FCA는 전월 27일 르노에 전격적으로 합병을 제안했다. 두 회사의 합병 시 400억 달러(약 47조1200억원) 규모의 세계 3위 자동차그룹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로부터 주목 받았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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