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쿠팡은 지난해 매출 4조원을 넘어서며 이커머스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와 동시에 적자폭도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기면서 결과적으로는 사실상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쿠팡의 적자규모는 7000억원에서 8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실제 영업손실은 이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1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4조4227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이커머스 업계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2017년 매출액이 2조6846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매출 성장률이 무려 65%에 달한다. 이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해 온라인 유통업체 평균 성장률인 15.9%보다 4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문제는 쿠팡이 기록적인 매출액을 세울 동시에 적자 규모 역시 역대 최대인 1조970억원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영업손실 6570억원보다 적자폭이 167%가량 확대된 것이다. 이로써 최근 4년간 누적적자는 2조864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쿠팡이 ‘극과 극’의 성적표를 받게 된 이유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기 때문으로 보인다.

쿠팡은 지난해 전국 12개 지역의 물류센터는 24개로 늘렸다. 37만평, 축구장 167개 넓이에 달하는 물류 인프라는 쿠팡이 주력으로 내세우는 ‘로켓배송’의 핵심시설이다.

이로 인해 2만4000명을 직간접 고용했고, 인건비로 9866억 원을 지출했다.

로켓배송의 상품 품목 수도 2014년 5만8000종에서 지난해 500만 종까지 늘어났다. 대형마트의 상품 품목 수가 약 5만 종인 것과 비교하면 약 100배 더 많은 수준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10월, 자정까지 주문한 신선식품을 오전 7시까지 배송해주는 ‘로켓프레시’ 서비스를 런칭 12주 만에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하고, 와우배송을 통해 200만 종 이상의 상품을 새벽배송과 당일배송으로 전달한다.

쿠팡은 막대한 적자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쿠팡 김범석 대표는 “우리는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막대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며 “이제 쿠팡 고객들은 전국 어디서든 아침 7시까지 신선식품을 배송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와우배송을 이용하면 인기있는 장난감부터 최신 노트북 컴퓨터까지 200만 종의 상품을 문 앞으로 당일 혹은 다음날 새벽까지 단 몇 시간 만에 배송 받는다”며 “쿠팡은 앞으로도 고객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하게 될 때까지 고객 감동을 위한 기술과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처럼 쿠팡이 과감한 투자를 통한 적자행진을 이어가는 데에는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투자업계의 큰손’으로 불리는 손정의(孫正義·손 마사요시)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로부터 20억달러(약 2조2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자금 수혈 후 지속적으로 투자를 이어왔다.

[사진제공=쿠팡]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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