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에 공급하는 제품 용량은 1.4배
가맹점이 모은 고객DB 멋대로 남용했다?
조 대표 "가맹점에 공급하는 가격이 유의미하게 낮아"

▲ 8일 국회 정무위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조정열 에이블씨엔씨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김민주 기자]온·오프라인 차별 및 가맹점 대상 갑질 의혹을 받아온 에이블씨엔씨의 조정열 대표가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했다.

이날 정무위는 조정열 에이블씨엔씨 사장을 증인으로 불러 '가맹점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권태용 미샤가맹점주협의회장도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권 협의회장은 본사의 ▲대형유통업체와 가맹점 차별 ▲무분별한 온라인 채널 확대 및 불공정 거래 ▲가맹점이 모은 회원DB 남용 등을 주요 쟁점으로 삼으며, 이와 관련한 법안을 발의해달라고 촉구했다.

권 협의회장은 “본사는 올해 6월부터 올리브영에 미샤 주력 제품 7종을 입점시켰다며 해당 제품들은 미샤 가맹점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가맹점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고 말했다. 


이어 에이블씨엔씨는 본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기업인 올리브영으로 고객들을 대거 유입시키려 납품하는 제품조차 차별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재수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는 미샤 가맹점과 올리브영에 똑같은 이름의 제품을 같은 가격으로 납품하고 있으나 올리브영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용량이 가맹점용보다 약 1.4배 가량 컸다.

전 의원은 같은 가격에 용량이 더 많으면 당연히 소비자들에겐 미샤 매장보다 올리브영에서의 구입이 더 메리트있게 느껴지지 않겠느냐고 질의했다.

조 대표는 ‘벤더’를 통해서 미샤 제품들을 올리브영에 입점시키기 시작했다며, 이것은 중소화장품업체인 에이블씨엔씨가 올리브영이라는 거대 유통업체에 진입하기위한 수단이었다고 답했다. 본사의 가맹점 차별이 아닌, 벤더와의 거래를 통해 부득이하게 나타난 결과라는 해명으로 풀이된다.

전 의원은 본사가 가맹점이 모은 회원DB를 남용한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전 의원은 “에이블씨엔씨는 카톡을 통해 미샤 회원 고객들에게 올리브영 내 미샤제품 세일을 홍보하고 있다”며 “이 고객 DB는 어디서 나온거냐, 각 지점에서 점주들이 쌓아온 자료를 가지고 만든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참고인 권 협의회장은 “가맹점에서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회원가입시켜 얻은 정보를 본사는 카톡에서 올리브영을 홍보하는데 쓰고 있다”며 “올리브영을 홍보했던 날 미샤 행사(가맹점에서 진행되는)도 있었으나 이에 대한 홍보는 없었다”고 말했다.

정무위는 이를 가맹점에 갈 사람들을 대형 유통업체로 유인해서 가맹점 매출은 소홀히하고 본사의 이익만을 추구한 이기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도 “미샤 가맹점이 모아온 고객들의 데이터를 온라인 양판 업체가 판촉활동에 활용한 것은 ‘무임승차’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정무위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 차별에 관해서도 문제 삼았다. 실제로 온라인 유통업체인 ‘눙크몰’에선 미샤의 제품에 대해 타임딜로 60% 할인율이 적용되고 있으며, 2만원 할인쿠폰도 무한 발급되고 있다.

이에 조 대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공급가 차별점이 있다 했는데 사실 온라인 가격에서 공급가의 할인 등을 감안해 볼 때 가맹점주에 공급하는 가격이 유의미하게 낮다”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 가맹점과 같은 직영점이 2배가 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무분별한 온라인 채널 확대 논란에 대한 해명으로 풀이된다.

한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도 이날 조정열 에이블씨엔씨 대표와 마찬가지로 정무위로부터 로드숍 가맹본부 불공정 거래행위 관련 증인으로 소환됐었다. 아모레퍼시픽의 핵심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 이니스프리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겪고 있어서다.

그러나 서 회장은 고열과 근육통 등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정무위는 코로나19 상황 속 건강상의 문제를 호소한 증인을 호출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서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던 유의동 의원은 “오는 22일 종합 국감 때까진 시간이 있으니 코로나가 아니라면 증인으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김민주 기자 minjuu090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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