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민주 기자] LG화학, 한미약품 등 국내 굵직한 제약사들이 커져가는 비만치료제 시장에 발맞춰 새로운 비만약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올 초부터 전임상을 거쳐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중이던 경구용 비만 치료제 'LB54640'은 지난 달 말 미국 FDA로부터 유전성 비만 치료제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희귀의약품 지정은 FDA가 개발이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물질을 별도로 선별해 ▲임상시험 보조금 지급 및 세금감면 ▲판매허가 심사비용 면제 ▲시장독점권 등 각종 행정적 도움을 주는 제도다. 이를 통해 LG화학은 판매허가 후 미국시장 독점권으로 동일계열 후속약물의 진입을 7년간 방어할 수 있어, LB54640의 잠재적 사업가치가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LG화학의 비만치료제 신약 LB54640은 식욕 조절 유전자인 MC4R을 표적으로 한 새로운 기전의 약물이다. 특히 주사 치료 중심의 비만 시장에서 최초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이기에 출시 전부터 업계와 환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식욕억제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체중을 감량시키는 비만치료 분야 ‘First-in-class(세계 최초 혁신 신약)’신약 임상에 전사적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이거나 사용되는 비만 치료제들의 체중 감량 기전은 제한적 효능에 그치는 ‘식욕 억제’이지만, 한미약품의 LAPSGlucagon Analog(HM15136)는 식욕 억제 외에도 에너지를 태우면서 지질 흡수를 억제하는 복합적 기전을 통해 체중 감량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한미약품이 지난달 말 EASD(유럽당뇨병학회)를 통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비만 동물모델에 LAPSGlucagon Analog 장기투여 시, 간 및 혈중 지질의 지속적 감소 및 인슐린 감수성 개선 등의 효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미약품은 현재 미국에서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비만 치료 신약 반복투여 통한 안전성, 내약성 및 체중감량 효능에 대한 임상 1상을 진행중이다.

앞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가 줄곧 매출 1위 자리를 지키며 독주체제를 이뤄왔다. 삭센다는 ‘강남 다이어트 주사’라고 불리며 최근 1년간 국내 연간 누적 매출액(MAT) 약 4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비만 치료제 시장의 30.4%에 해당하는 수치다.

삭센다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GLP-1 유사체 비만 치료제로 음식 섭취에 반응해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인체 내 식욕 조절 물질인 GLP-1과 97%가량 유사해 포만감을 높임으로써 식욕을 조절하고 공복감과 음식 섭취를 줄여 체중을 감소시키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업계에선 LG화학과 한미약품이 비만약 신약 임상에 성공적으로 진입함으로써 향후 비만치료제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헬스케어 솔루션 전문기업 유비케어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전체 비만치료제 시장규모는 2020년 2분기 매출 기준 365억원으로, 연간으로는 1100~1200억원으로 추산된다.

 

스페셜경제 / 김민주 기자 minjuu090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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