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국내 저축은행이 한 해에 4조원이 넘는 예대마진을 거둬들이면서 확대된 영업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도 중·저신용 서민들을 상대로 고금리 영업 행태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6일 금융감독원이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통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작년 4조306억원의 예대마진을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11.4% 늘어난 수치로, 금감원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최대치인 것으로 전해진다.

저축은행의 예대마진은 지난 2010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었으며 이후 2015년 2조380억원, 2016년 3조95억원, 2017년 3조6182억원으로 꾸준히 오르다 작년에는 4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에만 유일하게 저축은행 부실 사태로 인해 줄어든 예대마진을 보였다.

대출금 이자에서 예수금 이자를 뺀 수치인 예대마진은, 예금기관의 대출 영업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알려진 바 있다. 저축은행은 수익자산 가운데 대출금 이자 비중이 90% 이상이기 때문에 예대마진 증감이 당기 순익 규모로 곧바로 이어진다.

지난해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대출총량 규제 등의 조건 속에서도 저축은행이 흑자 규모를 늘릴 수 있던 것도 이 예대마진 증가 덕이라고 볼 수 있다. 작년 전국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6.2%나 증가한 1조1086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아울러 주요 저축은행들인 올해 들어 대출 영업력을 더 확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 1분기(1~3월) 회사별 예대마진 규모는 OD저축은행이 1616억원이었고 SBI저축은행이 1261억원, 웰컴저축은행이 752억원 순이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했을 때 올해 OK저축은행 예대마진은 6000억원, SBI저축은행은 5000억원을 돌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 등은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예대마진 규모를 보면 OK저축은행이 5929억원, SBI저축은행이 4756억원, 웰컴저축은행이 3041억원이었다.

하지만 저축은행은 여전히 최대 10%포인트가 넘는 예대금리차를 보이고 있어 고금리 행태에 대한 비판 여론이 지속되고 있다.

저축은행 상위 10개사는 지난해 8.22%포인트의 평균 예대금리차를 보였으며 이는 시중은행 대비 4배 가량 높은 수치다. 이 같은 방식으로 막대한 순이자마진(NIM)을 남겨 예대마진 규모를 키운 것으로 전문가 등은 분석하고 있다. 이들의 지난해 평균 순이자마진은 8.15%로 이 또한 시중 은행보다 4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순이자마진이랑 운용자산당 얼마의 이자이익을 남겼을 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예대마진은 단순 영업력 확대로 규모가 늘어날 수 있는 데 반해 순이자마진은 영업력이 줄어도 예대금리차를 늘린다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순이자마진이 높을수록 이자장사를 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부실에 대비해 적립하는 대손충당금을 반영한 순이자마진도 평균 5.70%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7년에 비해 0.06%포인트 오른 것으로, 시중은행과 비교해 3배정도 높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저축은행은 아직 고금리 장사를 통해 기업의 이익에만 집중하는 영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해 연 20% 내외의 이율을 적용받더라도 저축은행을 찾는 차주들의 조급한 마음을 이용한 영업 행태”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